지붕킥, 지훈과 세경의 로맨스는 희박?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3. 1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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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지붕킥)>도 각 커플들의 정리가 시작되면서 이제 서서히 한 두 팀의 커플이 헤어짐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방송이 되어가고 있다. 순재-자옥 커플은 서서히 안정된 가정을 만들어 가고, 보석-현경은 아이를 얻으며 부부 같지 않은 부분이 개선이 되었다.
예상하는 기획 의도로 봐서는 위에 열거된 인물만이 제대로 된 해피엔딩을 맞을 것 같고, 다른 커플들은 전부 인연이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 예외가 있다면 이벤트 격으로 마련이 된 해리와 세호의 커플링이 있었지만, 다른 주 인물들은 따로 연결할 것은 없어 보인다. 왜 그럴까? 이런 의문은 이곳저곳에서 조금씩 나오던 소리와 비슷한 곳에서 나의 의문 또한 생기고 해결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조금씩 정리되며 그것은 전부 새드엔딩이란 것을 알아가는 것 같다.
그동안 시청자들 중 일부에서 '지붕킥'의 인트로 화면이 컬러와 노컬러의 차이가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이 아니냐는 가설은 지금에 와서는 별 무리 없이 맞아 들어가고 있는 듯하다. 전면에 부각이 된 인물만이 일주일간의 방송을 남겨둔 채 연결이 되었고, 다른 인물들은 서로 엇갈리고 있는 현실이다.
흑백으로 처리된 인물들의 커플은 지훈-정음, 세경-준혁, 인나-광수였다. 나머지 멤버들은 이 사이에 다리 연결 정도만의 구실을 하고 있다. 줄리엔은 세경과 신애 자매를 처음 소개하며 순재 가족에 편입이 되는 곳까지 연결 다리를 맺어준다. 해리는 정이 없던 가정에서 떼를 쓰는 아이, 정상적인 아이의 성장을 못 보여주는 상황에서 신애를 만나며 서서히 제대로 된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을 얻는다. 점차 성장해 가는 아이의 모습을 해리로 표현하려 했을 것이다.
121회로 인나와 광수는 헤어지는 부분이 나온다. 이것 또한 새드엔딩으로 끝나는 결과물이다. 비록 사랑하는 애인의 꿈을 위해 기꺼이 슬픔을 참는 광수에게는 무엇보다 슬픈 일이 될 일이었지만, 보내주며 그들의 관계도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잘 되라며 응원을 해 주는 역할로 변해버렸다.
남은 것은 세경-준혁의 커플인데 이 커플은 서로 바라보는 곳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애초에 이루어지지 않는 설정인 것은 분명해 보였으나, 극이 진행이 되며 시청자들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연결을 해 달라는 마음까지 비추게 된다. 그러나 계획된 기획 의도에 충실 하려는지 김병욱 PD는 그 뚝심 그대로 이들을 연결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아직 방송은 안 되었다.
그러나 보편적인 가정에서 일어나고, 일반적인 경우에 아름다운 추억 하나 쯤으로 남아있는 그런 추억을 그리려는 김병욱 PD라면 준혁과 세경의 짝사랑이 가슴 절절히 아파서라도 이들은 붙이지 않을 것만 같다. 같이 붙여놓으면 그것이 첫 사랑의 추억처럼 달콤할까? 애초에 사랑하던 사람이 달랐는데 엮는다는 것이 우스울 것이다.
누가 첫사랑이 이루어진다고 달콤하다고 할까? 첫사랑이 아름답지만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을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보편적 진리에 기반해 볼 때 바로 준혁과 세경과의 로맨스 관계는 성립이 안 된다는 결론이 선다.
그렇다면 이번 회에서 그려진 급작스러운 지훈과 세경의 관계 개선처럼 보이는 부분이 이루어질까? 사실 은근히 바라는 것은 지훈-세경 커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 또한 이루어질 가망성은 없어 보인다. 이들의 사랑은 어쩌면 각기 정음과 준혁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성립 부분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나, 주축을 이루는 스토리에 이들의 관계를 맺어주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경과 신애 자매는 아버지와의 기약 없는 이별로 남의 집에 얹혀살며 식모살이를 하는 힘든 현실을 살아간다. 그러나 이 자매들은 끝까지 자신의 아버지를 기다리며, 그 단단한 정을 기억하고 있다. 떨어져 살 수밖에 없는 아버지를 대신한 아버지며, 애인이었으면 하는 인물이 있다면 바로 제격이 지훈일 것이다. 아버지처럼 자상한 그런 면을 보여주니 그 짝사랑은 아버지를 그리는 애틋함이 묻어난 사랑이어서 그렇게 끊기 힘들었을 것이다.
필자의 상상이 지나칠지 모르겠으나 이번 121회에서 지훈이 밥을 먹으며 한 말이 하나 생각이 다른 쪽으로 생각을 바꾸어 간 부분이 있어 말 해본다. 지훈이 '아 이불속에 있는 거 같아..' 이 말은 식구들이 모두 빈 공간에서 둘이 밥을 먹으니 고요하다는 가벼운 표현을 한 것으로 보이나, 그 속에 숨어 있는 말은 마치 자신 또한 어느새 세경에게 마음이 기울어져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자신도 그런 부분을 모른 체 이야기 한 것으로 생각이 든다.
세경은 아버지의 편지를 받은 내용을 신애에게 읽어주다가 갑자기 어느 한 부분이 걸려서 말을 못하고 돌려 이야기 한다. 그러나 궁금하던 지훈은 편지를 읽을 기회가 있어 보게 된다. 그 내용에는 이민을 오라는 말이 쓰여 있었던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은 끝부분에 나온 지훈의 말 '너~이민 갈거니?' 라고 묻고, 편지를 봤음을 밝히는 장면에서 '... 가지마라~!' 라고 하며 세경을 잡는 부분에서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편지를 보여준 것도 아닌 지훈의 말에만 기대서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편지 봉투에는 'FRENCH POLYN'이라고 하는 곳에서 국제 우편으로 아버지가 보낸 것이었는데 이곳에도 뭔가 숨겨있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았다. 또 편지의 내용이 의문점이 들 수밖에 없다.
'아빠 이제 곧 갈 테니까.. 쫌만 참고 기다려.. 실은 아빠는..... 그 동안... 우리가.........'
라는 말을 남기고, 세경이 그런 내용을 더 읽지 못했다. 그 다음 내용은 무엇일까? 그냥 이민만 오라고? 그렇게 간단하게 풀어낼 김병욱 PD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아버지는 새로운 살림을 차린 상태일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하다면 세경은 그 내용을 신애에게 가르쳐 주지 못했을 것이다. 어찌 쉽게 결정을 하고 그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새살림을 차린 곳에서 너희와 같이 살고 싶은데 왔으면 좋겠다~ 라고 했다면 세경은 충격이겠지만,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갈 것으로 보인다. 어디까지나 가설이다. 그러나 지훈이 이야기를 한 것을 보면 이 가설에도 어쩌면 맞는 소리일 지도 모르는 부분이 존재할 수 있다. 그렇게 까지 아파서 가야 되느냐? 식의 마음을 가지고.. 그래도 가야 한다면 가지마~! 라는 말처럼 했을 수도 있다.
힘든 삶보다 이곳에서 남아서 자신을 더 발전시켜 동생과 당당히 살아가라는 의미는 또 아닐까도 생각이 든다. 꼭 이루어진다기 보다는 힘을 주는 존재, 아버지 같은 존재의 지훈이 어쩌면 세경과 급박하게 가까워 질 수 있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한다. 지금까지 많이 빗나간 사랑들을 했지만, 원래 인연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까도 생각해 본다.
아직 원래 생각대로 흑백 인물들 모두가 새드엔딩이 될 장담은 못하지만 이제 남은 커플들이 다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나마 가능성 있는 것은 아픔을 겪은 두 인물간의 결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든다. 희박하지만 어쩌면 가능한 조합이라면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가져본다. 아니라면 모두 새드엔딩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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