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깨달음이란 지옥에서도 가능하다
- [리뷰] IT 리뷰/영화, 콘서트
- 2010. 3. 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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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예언자 (2009) / Un Prophète A Prophet
장르 : 범죄, 드라마
감독 : 자크 오디아르
출연 : 타하 라힘(말리크 엘 제베나), 닐스 아르스트럽(세자르 루치아니), 아델 벤체리프(리야드), 히켐 야코비(요르디), 레다 카텝(레예브)
줄거리 : 6년 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들어가게 된 19살의 말리크.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던 그에게 감옥은 선생님이 되고, 집이 되고, 친구가 된다. 감옥을 지배하던 코르시카 계 갱 두목 루치아니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산인이라는 첫 임무를 맡게 된 이후, 보스의 신임을 얻은 그는 빠르게 냉혹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가면서 조금씩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보스는 특별한 임무를 맡기게 되고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엄청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감독 자크 오디아르를 먼저 알면, 도움이 돼..
프랑스의 유명 영화감독으로는 프랑소와 오종 감독과 함께 자크 오디아르가 지명도가 있다. 자크 오디아르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스태프을 거쳐 1994년 <그들이 어떻게 추락하는지 보라>로 데뷔하였고, <내 마음을 읽어봐>, <내 심장이 건너 뛴 박동>등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한다. 바로 이 영화 <예언자>를 통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더욱 유명해져 가고 있다.
<예언자> 이 영화는, 어떤 영화?
한국에 수입을 하기 전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이 영화는 쉽게 접근하기는 힘든 영화다. 한국의 정서에서는 쉽게 이해를 하지 못하는 부분들의 연속인 장면들과 그들의 문화들이 나온다. 그것은 하나의 문화뿐만 아니라 감옥 안에 있는 두 문화의 충돌과 그를 바라보는 또 다른 문화들이 섞여서 어느 순간 뒤죽박죽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영화의 끝으로 흘러가면서 문화를 아우르는 요소의 엔딩들이 나오면서 전부 뭔가를 알 수 있었다는 듯 반응이 나오게 된 것은 해피엔딩처럼 보이는 장면들이 나오기에 모두 이해하는 듯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해를 할 수 없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영화가 지향하는 불친절한 생략이 있기에 그렇게 느껴질 것만 같다. 상세한 설명이 이루어지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어떤 영화는 한 없이 질문만을 하고 끝나는 경우가 있다. <예언자>는 3:7정도의 비율 정도로 그 물음을 준다. 친절함은 3이지만 이해를 할 수록 더욱 매력적인 영화가 바로 <예언자>가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으로 시작해, 22회 유럽영화상, 67회 골든글로브시상식, 30회 런던비평가협회상 시상식, 63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82회 아카데미시상식 등에 노미네이트되는 영광도 얻는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유럽영화상과 런던 비평가협회상, 영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또 다른 수상을 하는 영광까지 얻게 된다.
판단에 기준도 없던 아이가 변해간다.
주인공 말리크는 평범한 불량 청소년으로 살아가다가 가볍지 않은 범죄를 통해서 감옥으로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어떤 범죄인지는 모르게 연출을 한 것은 그 동안 많은 영화에서 보여진 방법이니 별반 다를 게 없다. 이렇게 연출한 까닭은 그 전의 삶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또한 그 범죄는 주인공 말리크에게는 전환점이 되지 못한 과정이었기에 잘라 버린 것으로 보인다.
말리크가 변화하는 과정의 첫 단계가 바로 감옥으로 들어오는 것이 시작이 된다. 이것은 거꾸로 세상 밖으로 나오는 태아가 보는 세계를 보여주듯 말리크는 아무것도 모르던 존재에서 감옥이라는 세상을 보며 그곳에서 모든 것을 알아가는 과정. 바로 출생에서 성장 그 모든 것을 감옥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판단 자체의 기준이 백지처럼 하얀 말리크에게는 선과 악의 구분이 있을 수가 없었다. 자신이 죽이는 사람 또한 죽여서 가책을 받는 다는 것 보다는 시키니까 하는 곳이고, 그냥 해야 하는 일이기에 하는 정도의 일로 치부된다. 그렇게 해서 얻은 첫 번째 임무는 바로 코르시카 계의 갱 두목인 루치아니의 살인 청부를 받게 된다. 이 계기 조차도 스스로의 판단이기 보다는 남은 복역 기간을 편히 살게 해 주겠다는 아주 현실적인 조건을 내 걸고 했기에 그냥 했을 뿐인 말리크였다.
그렇지만 이 살인 청부의 주요 배경은 코르시카 계의 영역을 침범하는 아랍계의 영역 확장에 대한 저지에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더욱 넓히려 하는 루치아니에게는 움직여 줄 행동대장이 필요했고, 죽임 자체가 무엇인지를 몰랐던 말리크에게 아주 원초적이고 간단한 조건을 걸며 청부를 한 것이다. 이로 인해 말리크는 루치아니의 보호를 받으며, 감옥 생활을 편하게 하기 시작한다.
감옥은 그에게 성장터가 된다.
루치아니의 보호를 받으며 그는 감옥 생활을 편하게 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루치아니의 모든 것을 하나씩 익혀가는 말리크.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에서 차츰 동료를 만들고, 친구가 생기고, 가족 보다 아끼는 사람이 생기는 과정이 이곳에서 시작이 된다. 글도 못 읽던 아이가 감옥이란 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시작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들로 하여금 차츰 교육이라는 것을 받게 되고, 사람이 살아가는 체계를 익혀간다. 이때부터 조금씩 말리크는 선과 악이라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인격이 쌓이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받고 있는 대우와 자신이 아껴야 할 사람, 어떻게 자신이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는 자신이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구분을 짓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며.. 코르시카 계와 아랍계를 넘나드는 대찬 행보를 보이게 된다. 시간이 지나며 이런 말리크의 모습에 위협을 느끼게 되는 루치아니는 말리크에게 과한 경고를 하기도 한다. 개처럼 시키면 하는 동물적인 습성을 가지고 있던 말리크도 이제는 아픈 것도 구분을 하고, 그 아픔이 과연 자신이 받아야 할 아픔인가를 구분할 줄 아는 인간의 모습을 알게 된다.
그와 둘도 없는 친구, 둘도 없는 형이 되는 동료가 생기고 같이 했던 그가 죽을 수밖에 없는 병이 걸리면서, 부양해야 할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생기게 된다. 그런 걱정을 나눌 사람을 바로 말리크로 정하고 부탁하기도 한다. 이로써 말리크는 자신의 새로운 개념의 가족이라는 것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자신을 이용하는 루치아니에게 이제는 자신도 세력을 넓힐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성장의 인간 모습을 보여준다.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기라면 기는 그런 말리크가 어느새 성장해 옳고 그름의 판단을 하는 존재가 된 것은 루치아니에게는 아픈 일이 된다. 인생살이가 다 그렇듯 언젠가는 혼자가 되는 이치, 힘을 일어갈 수밖에 없는 존재로 루치아니는 되어간다.
지옥에서도 깨달음은 가능하다.
판단 기준이 없던 말리크에게 감옥은 매움의 터가 되고, 성장의 터가 된다. 누구에게는 감옥이란 곳은 지옥 같은 곳이고,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말리크는 감옥에서 세상을 배워가는 존재가 된다. 배움이란 지옥이고 천당이고 구분이 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듯 그에게 있어서는 감옥이란 최고의 인생 배움터가 된다. 하지 못하는 것은 없는 그런 감옥이란 그에겐 또 다른 천국이지 않았을까!
계기란 것이 중요할 뿐. 장소의 구애는 없다! 감독이 의도했던 안 했던 생각의 자유로움은 필자를 그쪽으로 이끈다. 지옥이면 어떻고, 천당이면 어떠랴! 깨우침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그에게 진정 천당이 아니겠는가! 말리크에게는 바로 감옥이 천당이었을 것이다. 그 지옥을 천당으로 바꾸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이었음을 말리크는 알지 않았을까?!
천당은 스스로 넓혀 나갈 수 있음을 말리크는 출소와 함께 넓혀감을 보여주는 것 같다. 출소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받아들이고, 또한 자신에게 힘을 줄 동료의 확장은 하얀빛을 보고 세상에 태어나서 사회생활로 이어지는 우리내 인생과 같음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에필로그
이 영화는 수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너무 어렵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으나 이 영화 <예언자>는 살아가는 인생 자체에 물음을 주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선택을 던져준다. 일상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는 깨우침을 통해 진정 자신이 넓혀 갈 인생을 찾아보라는 감독의 권유이지는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소 진한 장면들이 있어서 관객을 놀라키기도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운을 싹둑 싹둑 잘라내어 비어 보이게 만들어 놓는 감독의 연출이 특이하고 재밌다. 조금 더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쉬운 영화를 원한다면 약간 힘들겠지만, 그 쉬운 것은 이런 글을 통해서 조금 익히고 간다면 아무리 어려운 영화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영화를 보는 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부분적인 스포일러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한 번쯤 해 보는 필자였습니다! ^^)
[평점] 재미도 : 7.5 점, 작품성 : 9점 (기준 최고점수 :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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