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패떴 컨셉 따라하기?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0. 2. 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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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하는 금요일 늦은 심야 예능 프로그램인 <청춘불패>는 시골 체험 리얼 예능을 표방한 장르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걸그룹을 대표하는 인원 한 명이나, 두 명이 선정되어 출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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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모두 짬뽕을 해 놓은 듯 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체험 삶의 현장을 하던 제작진이라 일을 할 때는 정말 힘들게 일만 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멤버들 중에 한 명은 이야기를 한다. 리얼 예능이 판치는 2008년부터 계속된 인기에 2009년 KBS에서는 일요일 리얼 예능 1박2일 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그와는 거꾸로 여자 멤버가 주축인 체험 예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1박2일>은 여행 포맷과 게임이라는 부분을 집어넣어 매회 반복되는 시스템이고, <청춘불패>는 정해놓은 시골마을 한 군데에서 폐가를 이용해서 지내는 체험 예능이다. 그런데 <청춘불패>가 SBS의 <패밀리가 떴다>의 컨셉으로 가려는 듯 작정을 했는지 요즈음 한 회가 멀다 않고 손님들을 불러서 시청률을 잡아보려 노력을 하고 있는 듯 보여서 안쓰럽다. 지난 방송에는 '홈 커밍 데이'로 김희철, 연정훈, 이계인, 효연, 비스트 등 대거 다른 스타들이 등장을 했다.
기존 패떴의 특징이었던 손님을 모셔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손님의 개념 버라이어티를 청춘불패가 이번에 시도하고 있다. 성격적으로는 똑같지는 않지만, 상당 부분 비슷한 것도 사실이다. 비록 '홈 커밍 데이'란 타이틀로 평소에 알고 지내는 사람 중에 친한 사람을 집으로 초대하는 지난 방송이었지만, 이는 패떴 또한 같은 컨셉이었다. 그런 컨셉으로 오래 방송을 하다 보니 시청자들에게는 자신이 볼 수 있는 스타가 나와서 좋긴 하지만, 거꾸로 식상해져 가는 똑같은 컨셉에 지쳐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외면도 당하기도 했다.
패떴 시즌 1의 인기가 수그러든 이유는 많지만 그 중에 하나가 게스트 시스템에 너무 목을 멘 이유가 바로 이유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청춘불패는 홈 커밍 데이로 이번에 초대를 했지만, 다음 주 방송 또한 마당쇠로 '신동 - 노유민' 신 뚱보 커플 - 신 바가지 머리 커플.. 이 출연을 한다고 예고가 나왔다.
이렇게 되면 서서히 다른 스타들도 계속해서 나올 가망성이 크다. 달콤한 마약이라고 당장 초대 손님이 오는 것은 시청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로 인해서 고정 출연자들의 더 깊은 모습은 못 볼 가망성이 커지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컨셉은 KBS판 '패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시골에 가서 일손 돕기와 게임, 손님을 모셔서 즐기기 등은 이미 패떴에서 질릴 대로 많이 써 먹었다. 아니 그 프로그램 고유 컨텐츠이기도 하다. 그 컨텐츠 자체가 욕을 먹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타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꾸준한 시청률은 끝날 때까지 계속이 되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청춘불패>가 서서히 따라하는 것 같아 미리 걱정이 된다.
일단 청춘불패는 시골에 가서 집을 단장하고, 시골에서 하는 일을 체험하고, 스타 자체가 도시 이미지란 것에서 벗어나 최대한 촌스럽고, 최대한 엽기적으로 망가지는 것이 이들의 목표처럼 보였다. 그래서 다소 무리한 이미지까지 보여주며 망가지기 시작했다.
거리감 없는 스타를 본다는 것은 좋지만, 그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서 청춘불패는 스타들의 신비로움을 깡그리 없애 버린 것도 있다. 이곳에 나오는 써니, 유리, 구하라 등은 걸그룹 중에서도 제법 신비로운 소녀의 컨셉이었다. 다른 걸그룹의 멤버들이야 막 시작한 멤버로 친다고 해도 그녀들은 미리 인기 고지를 점령한 스타들이었다. 그런데 그녀들의 신비감이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상당 부분 없어진 것은 부인을 하지 못 할 것이다.
신비로운 컨셉의 소녀시대 써니와 유리, 카라의 구하라는 신비로움은 싹 버리고 이 프로그램에서는 소똥을 만지고, 그것으로 장난을 하고, 닭을 잡으며 제법 강해 보이는 연기들을 한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진짜 그들의 모습일까? 하는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이들은 인기를 위해서 프로그램에 투입되고, 어쩌면 마지못해 대외적인 이미지로 못 잡는 것도 팍팍 잡아 강한 이미지를 만들려 노력하고, 어떤 때에는 너무 여린 캐릭으로 분한다.
구하라가 힘들게 데뷔를 했고, 데뷔를 해서도 힘든 악플들을 많이 받은 것도 알고, 이해하며.. 안쓰러움도 가득하지만 갑자기 2010년이 시작되며 불쌍 컨셉으로 돌아서 의아하게 만들고 있다. 어려운 시간을 지난 것이 한 번 회자 될 때 감동스러움이 있는가 하면 다시 그것이 반복이 될 때 식상함은 어떻게 버릴 수 없는 감정이 된다. 그런데 구하라는 설 특집이나 각종 예능에서 힘들게 이겨낸 것이 기특하다는 3자의 말에 부쩍 외로운 모습과 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이 잠시 구하라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더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이 든다.
시골 체험을 하는 것도 한계성은 있을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 시기가 있을 때에는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 시간을 이용해서 홈 커밍 데이를 여는 것은 단발 기획으로 좋다. 그런데 이것이 그동안 청춘불패에서 점차 빈도가 다른 스타의 이야기와 방문으로 채워져 가는 것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한계성이 드러나 보이기도 하고, 그럼으로써 안정적인 부분을 취하려 시도하는 것이 많지만 그로 인해 위험해 질 수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바로 그것이 패떴의 위험 요소였던 게스트 초대이기도 하다. 또한 빠질 수 없는 지적 요소였던 음식 해 먹기 등을 너무 반복하면 안 좋을 것 같다.
매번 반복이 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늘어가는 게스트 시스템이 청춘불패가 가지고 있던 체험 부분을 덮는 것이 안타까워 이런 글도 쓰는 것 같다. 시골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 주고, 뭔가 그들과 같이 살아가는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 바로 청춘불패에 가지는 작은 바람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너무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 지금의 모습은 패떴의 뒤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처럼 보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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