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온 더 블럭. 물 흐르는 듯 흘러도 예능이 되는 신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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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나 액션 등의 야외 예능 리얼리티 쇼가 아닌, 토크가 주가 되는 야외 예능이 쉽게 만들어 질 거란 생각을 하는 대중은 없을 것이다.

약속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은 많지 않기 때문. 온갖 촬영 방해 요소가 쌓인 현장은 통제가 힘들다. 길이라도 막으면 ‘촬영 갑질’ 소리를 들을 것이 뻔하고, 작은 소음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시민은 늘 있다.


하루 종일 움직여도 방송 분량을 맞출 만한 스토리가 없다면 그 촬영은 날아가고 재촬영을 해야 하는 수고도 해야 한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특히 힘든 촬영 구조다. 로드쇼 특징 중 최악의 상황 모두를 겪을 염려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상부터 예상치 못한 시민들의 반응까지. 촬영 예상 지역을 벗어나는 일도 부지기수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시민에게 문제를 내고 푸는 모습이 보이지만, 그것이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재석과 조세호는 그것들을 해내고 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해 결국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수완을 매주 보여주고 있다.


인사하는 중에도 즉석에서 시민을 섭외해 이야기하고, 잘못 길을 들었어도 그곳에 있는 예상 외의 사람을 만나 세상 사는 이야기를 건네는 것이 그들이다.

배가 고프면 음식점을 찾아 자연스럽게 끼니를 때우고, 말이 될 것 같은 시민이 있으면 역시 즉석에서 섭외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최상이다.

퀴즈를 제대로 못 내는 상황이 생기면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굳이 퀴즈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해결하려 하지 않아 보는 시청자 또한 압박감은 없다.

모자를 잃어버려 상심해 학교를 안 가는 대학생의 엉뚱함이나, ‘토크는 예스 퀴즈는 NO’를 외치는 독특한 매력의 미용실주인장과 손님. 촬영을 구경하다 토크의 주인공이 된 동네 꼬마들 또한 생각지 못한 웃음거리를 제공했다.


유재석에게 쫓겨 계단에 오른 조세호가 생각지 못한 유퀴저를 만나는 장면도 계획한 것이 아닌 우연이라 더 풋풋한 방송 분량이었다. 십 수년 다이어리를 만들어 내는 곳의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으니 시청자는 그저 즐거울 수밖에.

조세호는 유재석의 구박을 받아 가며 예상 외의 재미를 만들어 주고 있다. 우연으로 만들어진 ‘조발장’ 캐릭터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밋거리가 됐다.

몸뚱어리 하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 사업장을 내고 또 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낸 유퀴저가 보였고, 갓 임용된 유퀴저(시민 출연자). 저마다의 자리에서 충실히 일하는 모습들도 비쳤다.

전철에서 바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도 인연은 이어진다고, 하차한 역에서 만난 학생의 짠한 스토리는 가슴을 적신 장면이기도 하다. 상금 100만원을 타면 부모님에게 일정 부분 드리고 늘 돌봐주는 오빠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고운 마음씨의 학생 모습에 시청자의 눈시울은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발길 닿는 대로. 만나면 만나지는 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면 되는 대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각 상황대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물 흐르는 듯한 재미로 시청자에게 다가 가고 있다.

퀴즈만 있는 것이 아닌.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이기에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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