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중의 모습은 지질하다 못해 폭력적이다. 8년전 도박 사건을 치매 걸린 닭처럼 되뇌며 아직도 누군가를 저주하는 모습은 미개하기까지 하다.
신정환은 <아는형님>에 출연하기 전부터 대중으로부터 시달렸다. 미쳐 게거품을 물고 덤벼드는 대중의 극악스러운 출연 반대 여론에도, 고민 끝에 출연해 자신의 끼를 발산했다. 그는 여전히 좋은 감각이었고, 활동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음도 보였다.
시청률 하락은 큰 폭이었지만, 그 이유는 신정환의 출연 때문이 아닌 범국민적 관심사였던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 때문이었다. 손흥민과 조현우의 군면제가 걸린 경기에 일본전이라는 특수 상황. 누구도 채널을 돌리긴 힘들었다. 오히려 종편에서 2% 시청률은 놀라운 일. 3%가 빠졌다고 해도 대단해 보일 수밖에 없다.
대중이 그를 비난하는 이유는 도박. 그러나 그의 도박은 8년 전 마무리가 됐다. 그가 한 행위에 따르는 법적 처벌을 받았고, 이후 착실한 삶을 살았다.
누군가는 ‘도박보다 뎅기열 거짓 연출 사건이 문제다’라고 하지만, 그의 뎅기열 거짓은 본 사건을 덮을 정도의 사건은 아니다. 괘씸한 사안이지 맹비난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은 괘씸하게 생각할 정도의 문제를 확대해 맹비난하고 있다. 그것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그를 괴롭히는 잣대로 쓰고 있다.
대중이 폭력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건 그가 한 행위에 대한 경중을 따지지 못해서다.
이 나라에서 도박을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을 하기에 범죄라 생각하지만, 이는 나라별로 다른 기준이고, 다툼의 여지가 있는 기준이기에 범죄의 기준으로 삼기 힘들다. 심지어 국내에서 하는 도박은 문제 삼지 않고, 해외 도박만 문제를 삼는 것도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범죄학적 개념에서 보더라도 도박은 범죄라고 보기 힘든 부분이 있다. 타인의 재산에 해를 입히지 않는 순수 개인의 도박은 정신적 치료 대상이지 처벌 대상이 아니어야 하기에 그의 죄를 죄로만 치부하기 힘들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타인에 해를 끼치지 않는 도박은 법적 처벌보다는 계도 프로그램인 정신과 치료를 연계하는 쪽이다. 물론 타인의 재산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면 법적 처벌을 해야 하는 것이 옳은 일.
뎅기열 거짓 연출이 남은 문제라고 해도 그것 또한 경중을 따지면 잡스러운 일 중 하나다. 그건 범죄 성립 요소가 안 된다. 앞서 말한 괘씸죄 정도이지 본 사건이 아니다. 즉, 그걸 가지고 출연 반대 의사를 표할 게 아니라는 소리다.
모든 것을 정리해도 그가 TV에 출연 못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대중이 지금 하는 행위는 무엇인가? 비난이다. 비판도 아닌. 질타도 아닌 비난.
<아는형님>이 그를 선택한 건 이상민과의 연결고리가 있어서다. 그의 과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광이자 치부로 남은 시절의 이야기를 당사자를 초대해 들어보는 것을 두고 비난할 거리가 안 된다.
개인적인 아쉬움들이야 있겠지만, 그게 맹비난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그는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연예인도 아니고, 성추행을 한 연예인도 아니며, 세금을 탈세한 연예인도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보다 더한 비난을 받는 건 확실히 비정상적일 수밖에 없다.
혐오의 사회. 증오의 사회. 마녀사냥의 사회. 누군가를 죽여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미친 사회.
사악한 이에게는 악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점잖은 이에게는 가차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사회가 현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올바른 정치를 하고 착하면 그건 정치인 소양이 아니라며 조롱받고 멸시받는 사회가 이 사회다.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끝까지 범죄를 저지른 적 없다고 발뺌하면 불구속되는 사회도 이 사회다. 자신의 부끄러움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자성의 시간을 가진 그가 조롱당하고 대중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건 이 사회가 그만큼 못 살 사회란 걸 증명한다.
신정환은 꿋꿋이 활동해야 한다. 또한 바르게 살아서 미안한 사람도 없어져야 한다. 대중이 미개한 상태에서 미개한 주장을 한다고 굴복하면 이 사회는 더 손쓸 수 없게 된다.
쓰레기를 뽑아 놓고도 반성 없는 대중. 연예인을 반공인이라며 반성했음에도 폭력을 가하는 것은 지질해 보일 수밖에 없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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