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상 정도가 적당했다. 하지만 대상을 줘서 문제다… 라는 대중의 반응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것도 충분히 자격을 갖춘 예능인 대상 후보가 있는 데 일반인에게 줬으니 나오는 말이다.
<2017 SBS 연예대상>의 대상 주인공은 예능인이 아닌 일반인이 수상했다. 스타의 부모이긴 하지만, 실질적 주인공이 아니기에 대상은 근본이 없는 수상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미운 우리 새끼>의 주인공은 엄연히 그들의 아들이다. 프로그램 타이틀이 가리키는 관계성을 본다면 어머니가 포함돼 있긴 해도 어디까지나 조연일 수밖에 없다. 스타를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면 애초 이 프로그램은 관심 자체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프로그램 인기에서 어머니의 비중은 빼놓을 수 없는 게 맞다. 하지만 역할 부분을 따진다면 어머니는 관찰자 수준을 넘지 못한다.
관찰 예능을 바라보는 관찰 시청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어머니가 맡은 정도가 이 프로그램에서 어머니 역할이다.
장가를 가야 하는데, 통 갈 생각은 안 하는 사고뭉치 아들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을 볼 수 있지만, 그건 우리네 가정 시청자와 크게 다를 게 없는 모습이다.
<2017 S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예능인이다. 방송 예능인으로 겸업을 하는 다양한 연예계 종사자들이 한 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공로를 인정받는 자리인데, 수상자가 그들이 아니라는 점은 많은 논란을 불러올 일이다.
대상 후보로 꼽히는 유재석과 신동엽. 그리고 김구라와 김병만 등이 있었지만, 그들 중에 대상 수상자는 없었다.
프로그램 진행 도중 느낀 것이기도 하지만, 겉으로 수상을 원하는 척해도 속으로는 이미 포기했다는 것을 수시로 보인 것이 후보의 모습이기도 했다.
유재석도 대상을 거부한 듯 보였고, 신동엽도 그러한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유력 후보는 없기에 대상을 주는 것이 뻘쭘해질 수밖에 없던 것도 사실이지만, ‘모벤져스’로 불리는 스타의 어머니에게 시상을 한 건 오버로 보일 수밖에 없던 장면이다.
차라리 1년 유의미한 기록을 남긴 <미운 우리 새끼>와 <런닝맨>을 공동 수상했으면, 대중이 이렇게까지 불편함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운 우리 새끼>는 누구 하나가 아닌 전체적인 균형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별히 누구 하나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따라서 그중 대상을 줄 만한 인물은 없다고 해도 프로그램에 대상을 줬다면 말이 없었을 것이다.
또 <런닝맨> 또한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유재석이 전한 소감 중 ‘프로그램을 다시 정상권으로 올려놓고 싶다’는 말은 어느 정도 실현됐다. 3~5% 프로그램을 다시 8~10% 시청률을 만들어 놨으니 그의 공은 충분히 치하할 만하다.
<동상이몽>과 <불타는 청춘>이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고 해도 성과 면에서 본다면 그리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은 아니기에 그들이 수상한 정도가 적당했다. 아니 상상 이상의 결과를 받은 이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대상 후보로서 유재석이나 신동엽이 있었고, 프로그램은 ‘미우새’와 <런닝맨>이 있는 상황에서 대상이 일반인에게 갔다는 것은 그리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여러 방송사 예능인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예능인에 대한 처우는 이번 수상에서도 형편없었다. 주인공이 아닌 이방인이 장악한 연예대상의 모습은 그래서 더 씁쓸하다.
능력과는 별개로 서장훈 같이 과대 포장된 이방인의 수상 또한 씁쓸하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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