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든, 누군가와 함께 살든 우리에겐 늘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가 있다. 혼자 살면 그저 자신의 열 손가락 중 하나가 아픈 경험을 하겠지만,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면 나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지만, 타인이 아픈 손가락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그 아픈 손가락을 잘라 낼 수 없기에 우리는 늘 아파하면서 그 아픈 손가락이 낫길 바라며 산다. 나 자신도 노력하지만, 내가 아닌 그들도 자신이 아픈 손가락이 되지 않기 위해 안 보이는 곳에서 고민하고 노력하려 한다.
그러나 그 노력도 자신이 아니라면 남이 다 알지를 못한다. 다 알지 못하기에 다툼이 생기고, 서로 등지는 일은 허다하다.
피를 나눈 가족이든 피를 나누지 않은 가족이든 연대의식만 충분하면, 별 무리 없이 살아가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모두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기에 갈등과 반목은 생기기 마련이다.
갈등 없이 지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잘못으로 상대가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면 갈등 이상으로 자연스레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니 역시 세상은 생각대로 되긴 어렵다.
YG엔터테인먼트는 기획사의 자랑인 대표 걸그룹 2NE1을 해체하기로 했다. 그와 동시에 심리적 안정을 찾아야 할 ‘위너’의 남태현과 공식 탈퇴 협의를 끝내고 탈퇴 발표를 했다.
두 경우 모두 당사자와 협의한 것으로 두 입장 모두 안타까운 마음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바라보는 팬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이들의 퇴장이기에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2NE1은 7년 간 한국을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활동해 해체는 더 안타까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비주얼로만 승부하며 반짝 가수로 사라지는 타 걸그룹과는 달리, 그녀들은 확실한 실력으로 걸그룹 계를 평정했다. CL과 박봄, 산다라박, 공민지 모두 독특한 매력을 가진 멤버들이었다.
KPOP을 사랑하는 해외 팬들에게 창피하지 않은 실력을 갖춘 걸그룹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중 2NE1은 단연 최고의 실력을 갖춘 걸그룹이었다.
하지만 멤버 한 명의 논란으로 팀은 박살 났다. 어쨌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활동하기를 바란 팬은 이번 해체 발표로 더없이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하게 됐다.
그렇다고 그 한 명에게 비난을 퍼붓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누구든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는 있는 법이고, 큰 문제든 작은 문제든 누구나 그 자신이 아픈 손가락이 될 수 있기에 이젠 비난을 멈춰야 할 때.
협의가 된 산다락박과 CL은 소속사에서 나름 포지셔닝을 하며 자리를 잡았고, 공민지는 새로운 소속사로 향했다. 박봄은 또 다른 꿈을 펼치기 위해 준비 중일 것이기에 잘 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다.
YG엔터테인먼트로써는 아무리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도 사실 그 아픈 손가락의 상처를 치료하며 같이 하기를 바랐을 것이나, 계속해서 상처가 덫 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들이 뻔뻔했다면 한국 활동을 아예 접고 해외 위주로 활동을 했어도 팀은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나, 그 길을 택하지 않은 건 나름 대중을 의식한 부분.
남태현 또한 아픈 손가락이다.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팀을 떠날 수밖에 없는 입장은, 그 자신과 어느 이상 키워온 입장인 YG엔터테인먼트, 두 입장 모두에게 안타까움일 것이다.
더 활약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여러 문제로 피해를 입히는 상황에서 남태현은 많은 갈등과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자신이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고, 사랑하는 팀원들이 잘 되길 바라기에 탈퇴를 결정했을 것으로 보여, 그의 결정은 다른 모든 것을 떠나 아쉬움과 위로를 해줄 수밖에 없게 한다.
억측과 조롱이 버릇이 된 이들은 이 결정을 두고도 여전히 추악한 모습으로 악담을 하고 있다. 그런 이들은 사실 이 이상 노력으로 해결해 줄 수 없는 이들이기에 이젠 그들 스스로 삶을 일궈가야 한다.
YG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고 좋게 봐온 이들은 지금의 안타까운 소식에 애정을 거두진 않을 것이기에 각자의 영역에서 좋은 모습으로 나아가면 된다. 언젠가는 또 다른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좋은 방향에서 용기를 얻길 바라는 마음이 다수의 입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