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무더위 여름을 시청자와 함께한 ‘삼시세끼 고창편’이 하나의 계절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이번 시즌도 한 회만 남겨두고 있다. 어쩌면 시리즈를 끝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다고 했지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정도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고창편이라 할 만하다.
나영석 PD는 이 시리즈가 시작되며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고민을 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에서의 혹평 때 그런 고민을 더욱 많이 했다는 말은, <삼시세끼 정선편>의 작은 혹평과 연결돼 더욱 그랬을 것이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는 꾸준히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을 접한 시청자들이 적극적이기보다는 무던히 바라보는 시청 패턴 때문에 상대적으로 반응이 덜하다 느낀 대목일 터.
실제 <삼시세끼 정선편>과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은 반응이 그리 좋았던 것은 아니다. 초반에 큰 인기를 끌었지만, 논란이 있은 후 이어진 과도한 비난은 나영석 PD를 포함해 제작진을 쪼그라들게 하기 충분해 여러 고민을 하게 했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삼시세끼 어촌편>의 주인공이었던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과 막내 남주혁이 농촌인 고창에 들어가 많은 활약을 해 <삼시세끼>는 다시 본 궤도에 올랐다.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아도 믿고 보는 시청자들이 있기에 <삼시세끼 고창편>의 시청률은 10%를 넘어서고 있다.
화려한 게스트의 힘을 받지 않아도 편안한 그들의 일상은 시청자의 일상을 평화롭게 해 다시 새로운 시즌을 기대케 하고 있다.
<삼시세끼 고창편>은 기존 시리즈에서 보였던 연출보다도 더욱 힘을 뺐다. 워낙 자유로움을 주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이번 고창편에선 더욱 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연출을 가져가는 모습이다.
그저 자기들이 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삼시세끼 해 먹으면 되는 정도이며, 농촌에서 할 가장 중요한 일만 조금 하면 될 정도로 크게 통제를 하지 않았다.
기존 시리즈에서 억지로 염소에게 이름을 지어줘 하나의 가족처럼 만들고, 닭에게 이름을 하나하나 지어줘 가족을 만든 것과는 달리, 이번 시즌에선 그 설정 또한 줄였다.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출연도 최소화했다. 유해진의 반려견인 겨울이를 투입하게 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지만, 투입이 되기 전엔 과도하게 뺀 느낌이 있어 적적한 모습이었지만, 겨울이 투입으로 고창편은 생동감을 얻을 수 있었다.
오리가 알에서 부화해 농사에 도움을 주는 시기가 지나고 하나의 계절이 갈 때쯤, <삼시세끼 고창편>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지나가는 그 하나의 계절만큼 지나 새로운 수확의 시기가 됐다.
고창 편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된 오리는 성장해 농사에서 은퇴를 했고, 이번 시즌도 마무리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 것은 시청자에게 흐뭇한 광경을 주기도 했지만, 한 편으론 아쉬움도 주고 있다.
그 아쉬움이란 것은 너무 짧게 지나간다는 것. 길게 가지 않고 10회로 마무리한다는 소식은 시청자에겐 꽤 큰 아쉬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쉬워하면서도 끝을 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야 새로운 시작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계절이 가고 새로운 시즌이 돌아올지는 몰라도 시청자는 그들을 아쉬워하며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됐다. 만약 이번 시즌이 실패했다면 그런 아쉬움도 없었을 테지만, 분명 시청자들은 너무 짧다고 아쉬워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더욱 다음 시즌은 성공할 가능성이 커졌다. 나영석 PD와 제작진 또한 한시름을 놓게 됐다는 점에서 여유로움은 있다. 보다 자유롭게 또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제 한 회 남은 <삼시세끼 고창편>에 대한 시청자의 아쉬움은 벌써 크다. 떠나보내는 마음이 찡하다는 반응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삼시세끼 고창편>은 성공했다. 새로운 불씨를 살린 편이라 생각해도 무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