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하다. 그러나 조잘조잘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상황을 피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 또한 없는 것이 그를 대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민효린이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보여준 모습은 한결같은 모습이다. 특별히 모난 대도 없고, 특별히 큰 활약을 보여주지 않지만, 그녀가 움직이고 조잘대는 모습은 매력적이다.
배우 영역 외에 특별히 TV에 보일 일이 없던 그녀는 셀럽 초대 자리 외엔 볼 수 없었던 인물이다. 예쁜 척 도도한 척, 숫기 없는 내숭 이미지인 그녀. 평소 말하는 스타일과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영락없이 숙맥 이미지지만, 막상 그녀는 무척이나 적극적이다.
또 그렇다고 그 적극적인 이미지가 수시로 폭발하는 이미지도 아니다. 예상외로 적극적이지만, 그 적극적임이 눈에 확 띌 정도가 아니기에 그녀의 이미지는 신기하게 유지되는 편이다.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민효린은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 중의 하나인 메이크 오버를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보였다. 평소 남에게 받기만 하던 메이크업을 타인을 위해 해주고 싶다는 바람에 꿈을 이야기했고, 그녀의 짝은 홍진경이 됐다.
홍진경에게 해주고 싶은 클레오파트라 메이크업에 도전한 민효린은 엽기적인 메이크업을 해 일동 경악게 했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평온했다. 자신의 모습을 못 본 홍진경이 거울만 보더라도 엽기적인 메이크업을 눈치챌 수 있었지만, 민효린의 평온함에 홍진경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클레오파트라 메이크업으로 클레오파트라 기분이라도 내고 싶은 홍진경을 제외한 이들은 메이크업이 얼마나 기괴하게 됐는지 알았지만, 홍진경은 몰랐고, 민효린은 한결같이 시치미 떼고 연신 예쁘다며 만족하는 모습은 더욱 큰 웃음을 준 부분.
주변 반응이 예사롭지 않고, 기어코 제시가 손거울로 보여준 홍진경 자신의 면상은 엽기적. 흥분해 사자후했지만, 끝까지 자신감을 보인 민효린 덕분에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아 더 큰 웃음을 줄 수 있었다.
민효린이 돋보인 건 과한 감정을 내보이지 않았다는 점. 웃음도 포복절도할 정도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흥분하는 것도 없는 평온함을 유지했다. 다른 사람은 웃겨 죽겠다는데 항상 일정하게 평온함을 유지하는 모습은 그녀의 단독 매력이라 할 만하다.
김숙의 꿈인 ‘혼자 밥먹기’에 동참한 그녀. 그녀가 뽑은 미션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혼자 밥먹기’. 힘든 미션이었지만 태연하게 미션을 해결했다. 자신을 알아보고 반가워하는 이에게 더한 반가움을 보이는 그녀의 매력은 시청자를 놀라게 한 대목.
옆 테이블에 있던 청년의 부탁인 사인도 해주고 출연하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홍보도 잊지 않는 모습. 게다가 적극적인 팬서비스를 하는 모습은 너무도 자연스러워 빠져들 수밖에 없던 부분이다.
민효린의 매력은 평온함이다. 감정이 어느 이상 되면 나오는 현상들을 볼 수 없어 재미를 주는 평온함. 포커페이스로 그녀는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맹활약을 시작했다.
박진영이 민효린이 제일 웃기다고 한 건 바로 이런 감정 컨트롤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포커페이스가 되는 민효린. 굳은 자신감과 일정한 평온함에서 오는 감정 유지. 그녀의 매력은 독특해 더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