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경연 프로그램의 범람 속이지만, 독특함은 있어 사랑받는 프로그램은 많다. 저마다 자신만의 컨셉이 있기에 경연 프로그램이 많아도 소비는 되지만, 그 독특함이 자칫 눈엣가시라면 주의해야 장기적 사랑을 받을 수 있기에 SBS ‘판타스틱 듀오’의 문제점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SBS <판타스틱 듀오>는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라 불리는 가수와 일반인 중 비범한 노래 실력을 갖춘 이가 듀오가 돼 펼치는 환상의 컬래버레이션 경연 프로그램이다.
파일럿을 지나 정규 편성이 된 첫 시작을 알린 가수는 초대 우승자인 김범수와 일반인 참가자 어묵소녀 김다미 양. 이후 임창정과 웨딩거미 조. 태양과 대전 리듬깡패, 이선희와 예진아씨가 조를 이뤄 노래 대결을 펼쳤다.
팀마다 어떤 무대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 이상의 무대를 보였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기에 결과가 내심 좋을 수 없던 것이 사실이다.
하나. 기계적 중립 칭찬과 과잉 칭찬
분명 누군가는 더 잘하고 덜 잘한 팀이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에게 그 무대가 안 보였다면 말이 안 되는 것. 그러나 그들은 구분없이 다 잘한다고 말했다.
출연 가수가 가요계 막강 파워를 가진 가수라고 해도 무대에서 아쉬울 만한 부분은 분명 있으나 그들은 그것을 평가해 말하지 않았다. 대가수라 불리는 이들이 좋은 무대를 펼쳤다고 해도 듀오 파트너로 선 일반인은 어느 정도 부족한 부분을 보였기에 약간은 아쉬움을 표해도 될 만했지만 누구도 지적하지 않으려 했다.
그저 리스펙트가 최고의 덕목이라 생각한 것인지 기계적인 칭찬을 한 것이 패널이다.
윤상은 누구보다 전문가로 안 좋은 부분을 정확히 지적할 수 있었으나, 칭찬만을 했다. 같이 패널로 선 박명수와 서장훈, 장윤정도 그저 칭찬만을 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과잉 칭찬을 하는 모습은 매 무대에서 반복됐다. 문제는 이 과잉 칭찬이 점수를 평가하는 이들에게 잘못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굳이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태양-대전 리듬깡패’가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지만, 점수는 ‘김범수-어묵소녀’ 팀과 같은 점수였다. 상대적으로 못했다고 생각했던 ‘이선희-예진아씨’ 팀이 1위를 한 것은 잘 불렀어도 아쉬운 평가라 생각할 만하다.
평가자들이 점수를 잘못 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건, 정확히 자신의 주관적 생각을 전달하지 않은 패널의 잘못이기도 하다. 모두를 칭찬하다가 대선배, 대가수라 불리는 이선희의 무대에 더 대단하다며 평가한 부분에서 평가자의 마음은 흔들려 보였다.
이선희와 예진아씨의 무대는 잘한 것은 맞지만, 예진아씨의 발음 처리가 좋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고, 리듬을 타는 부분에서도 매끄럽지 못했기에 조금은 점수가 낮아질 수 있었으나, 그렇지 않았다. 평가자들은 과잉칭찬으로 잘못 판단했다고 생각해 이선희의 무대에 점수를 많이 준 듯 보였다.
둘. 최고의 실력 가수 섭외에서 힘 잃은 가수 섭외로?
문제는 가수 섭외 문제도 있다. 정규 시작을 최고의 실력을 갖춘 가수로 섭외했다가 바로 다음 무대에서 힘 잃은 가수를 섭외한 부분은 염려되는 부분이다.
너무 강한 가수를 섭외한 것은 아닌가? 라는 언론의 우려에 그런 섭외를 한 것인지 몰라도 다음 무대는 변진섭과 조성모, EXO가 등장해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범수-이선희-태양-임창정의 엄청난 라인업은 변진섭-조성모-EXO로 대체됐다. 섭섭하게 들릴 수 있어도 시청자를 잡아둘 수 없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셋. 패널끼리 다투는 모습. 무시 좋지 않다
박명수는 출신의 한희준에게 반복적으로 ‘누구냐?’며 농담을 건넸지만, 그게 무시로 느껴질 정도로 심해 한희준은 내내 얼굴을 찌푸리며 녹화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판타스틱 듀오>는 시작부터 문제점을 드러냈다. 최고의 무대를 봤다는 만족감도 있지만, 그 만족감이 인위적인 만족감으로 느껴졌다는 부분은 연출을 잘못한 부분이라 평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일반인과의 무대이기에 칭찬을 과하게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해도, 승부를 구분할 정도로는 평을 달리해야 평가자들도 헛갈리지 않을 것이기에 수위 조절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