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도다, 너무도 아쉬운 종영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09. 9. 28.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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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 오후 8시를 즐겁게 해줬던 '탐나는 도다'가 어느덧 최종회까지 방송이 되었다. 시청률이 안 나온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방송사는 조기종영을 결정하고, 수많은 시청자들이 조기종영에 반대하는 글들을 올리고 청원을 했음에도 끝내 16부작으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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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기획되었던 방송분은 70분 20부작으로 기획이 되었고 만들어졌다. 60분 16부작으로 끝마친 '탐나는 도다'는 예상했던 완성작으로 볼 때에는 분량이 턱 없이 부족했다. 60분으로 줄이는 방송이었다면 22부작 정도가 극을 끌어나가고 방송하는데 가장 적합했던 방송이었을 것이다.
방송을 줄이고 줄여서 조기종영을 하며 결국 완성된 작품에 가위질을 하며 더 볼 수 있었던 부분을 잘라 낸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내용이 부족하다거나 문제가 있어서 빨리 끝나는 경우가 아닌 말 그대로 방송사 차원에서 시청률의 잣대로 종영하는 데는 분명 아쉬움이 크다. 방송이 끝나고 이 방송을 아끼던 많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많이 나타났고, 그래도 이렇게 잘 만든 드라마를 볼 수 있었던 것에 행복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멜표류기를 재해석한 작품여서 아예 허구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드라마였다. 하멜표류기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선원인 하멜 일행이 1653년(효종 4년) 8월 제주에 표착하여 1666년 현종 7년에 9월 일본으로 탈출하기까지 13년 동안 조선에서의 생활과 견문을 기록한 책'이다. 이 얘기 속의 하멜은 좋게 조선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탈출을 했다. 하멜은 포수 출신 선원으로 서기를 담당했었다. 원래 하멜표류기는 평의원에게 올리는 보고서였으며, 일간에서는 조선에 억류되었을 때 못 받은 임금을 청구하기 위한 보고서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내용이 모험담처럼 여겨져 하멜표류기로 출판이 됐다는 설이 있다. 한국을 서방에 소개한 최초의 책으로 유명하고 각국어로 번역이 되었다.
주말극 특성상 늦은 8시 때 주시청 층은 아무래도 주부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동시간에 방영이 되는 다른 드라마의 엄청난 시청률에 '탐나도'는 기를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종영을 해야만 했다. 이 드라마는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다.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등 대부분의 주연이 신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은 신인 이상의 가치와 연기력을 마음껏 보여준 드라마로 남았다. 조연으로 나온 변우민과 김미경, 정주리 등의 맛깔난 연기 또한 극을 재밌게 만드는 주요소로 충분한 감흥을 주고도 남았다.
이 드라마로 가장 크게 주목을 받는 것은 주연 4명 모두가 된 것 같다. 좀처럼 신인이라 보기에 힘들 정도의 완벽한 싱크로 율을 자랑하며 멋진 드라마를 만들어 줬다. '탐나도'는 이미 방영이 되며 외국에도 수출이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방영이 되는데, 그래서 더 안타까운 것 같다. 좀 더 많은 장면과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그 확보된 영상조차 못 보여준다는 것에 안타까울 지경이다.
마지막 회에서도 놓치지 않는 재미 요소가 들어갔다. 한국 최강 좀녀(해녀) 군단의 활약이었다. 이들이 지금 시대에 활약을 한다면 해군 최강 여성UDT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ㅎㅎ 웃자고 한 얘기지만 참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아마 외국 시청자들 또한 이 장면에서는 편하게 웃음을 지을 것 같다. 보라~ 정주리의 엄청난 압박 포스를~!!
이 드라마가 방송이 되면서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운 것 같다. 시청률의 잣대로 너무 일방적인 조기 종영이 결정이 된 후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청원과 드라마 살리기에 힘을 썼다는 것이다. 최종회가 방송이 되고 난 이후에도 해당 게시판에는 이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방문과 글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모금 운동까지 이어지며 감독판의 발매를 원하고 있기도 하다. 새로운 시청자의 볼 권리에 대한 직접적인 요구와 이에 합당한 모금 운동까지 벌어지니 참 볼만한 시청자 보기 문화의 발전인 것 같다.
송병준의 솜씨가 많이 들어간 드라마였고, 대표작으로 흠집이 안 날 정도로 좋은 드라마였다. 송병준은 '꽃 보다 남자'를 제작했지만 썩 만족하지 못하게 만들어졌기에 많은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있는데, 이 드라마 '탐나는 도다'는 자신의 드라마 제작 역사상 가장 좋은 드라마로 기억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실험정신이 은근히 두드러지는 것도 참 보기 좋다. 결과가 안 좋게 나오긴 했지만 결과 보다 더 칭찬을 받아야 할 것은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내는 그 집착력과 자존심이 있어서 칭찬을 해주고 싶다. 주연진에 단 한 명도 기존 스타를 쓰길 거부하고 신인으로만 포진시킨 것은 정말 도박이었다. 이 도박은 역시나 두 방송사에서 방송 거절을 당하는 일도 겪었지만 MBC에서 방송이 되며 묻힐 뻔 한 좋은 드라마를 시청자에게 선물을 해 준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이어지는 아쉬움은 정상적으로 볼 수 있었던 4회분의 내용을 못 본 것이 너무 아쉽다. 그리고 70%의 선 제작 이외에도 반응에 따라 2회 정도는 더 방송이 될 수 있었던 것을 따지면 6회분을 못 본 것이니 이 드라마를 좋아했던 많은 시청자들에게는 크게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차라리 수목드라마 '맨땅에 헤딩'할 시간에 '탐나도'를 배치했다면 시청률 면에서도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생각 같으면 말 그대로 감독판 4회 분량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이것도 시청률만 바라보는 방송사에서는 약간 어려운 요구일 수도 있다. 명품드라마로 꼽아도 절대 꿀리지 않는 각본과 연출력, 배우의 연기 등 너무도 좋은 드라마를 본 것 같다. '탐나는 도다'의 종영이 많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좋은 드라마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행복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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