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 활동 중단.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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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가 빡빡한 현실을 비틀어 농담으로 하는 말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 늦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 현실 풍자보다 앞서는 것은 단연 원 뜻을 지닌 속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라는 말이다.

이는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 이들에게 해당하는 말이며, 우린 늘 선택의 문제 앞에서 그 선택을 외면하는 버릇이 있기에 이 선택의 문제는 늘 고민인 문제이기도 하다. 속담은 그런 선택의 문제 앞에 선 이들에게 그 시간이 가장 빠르고도 늦은 지점이기에 당장 시작하자고 한다.



선택은 모든 곳에 적용된다. 특수한 경우도 있지만, 우린 살며 단 하나도 빼놓지 않고 선택의 문제 앞에 선다. 하지만 이 속담의 뜻엔 시작하기에 적기란 뜻은 있어도 ‘이르다’의 뜻은 없다. 그래서 당장 시작해야 함을 강조한다.

정형돈의 선택은 늦었지만, 빠른 선택이 맞다. 불안장애를 가진 상태로 벌써 몇 년을 숨기고 방송활동을 했기에 그는 늘 큰 스트레스로 살았을 것이다. 내과적 건강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도 바로 이런 스트레스가 주원인이었을 거라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불안장애’의 특징이라면 관련한 여러 장애의 특징을 공통으로 보인다는 점이기도 하다. 공황장애적 특징, 강박장애적 특징,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적 특징, 사회 공포증적 특징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경규가 공황장애적 특징을 가장 많이 보여 공황장애라 판단을 했다면, 정형돈은 하위 질병적 특징 중 여러 부분 하위 질병 특징에 해당하는 증상을 보이기에 불안장애라 통칭해 말했을 것이다.

정형돈의 상태가 이렇게 된 데는 증상을 숨기고 활동할 수밖에 없는 직업적 특성이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어느 하나의 증상을 치료할 시기에 절대 빠질 수 없는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해왔으니 치료 시기를 놓친 것은 분명하고, 이어 프로그램 수를 어쩔 수 없이 늘리다 보니 증상이 확대돼 여러 다양한 질환적 특징을 가져온 것 또한 분명하다.

<무한도전>에서 자기 역할을 하는 것도 버겁다 생각되는 찰나 해당 프로그램에서 데프콘과 환상의 호흡을 보이며 <주간아이돌>을 시작했고, 여세를 몰아 <냉장고를 부탁해>의 실험은 성공해 그는 단박에 ‘4대천왕’이란 타이틀을 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은 그에게 큰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분명 성공한 것은 그 자신의 능력이 돼 성공한 것인데, 그는 그 성공이 제 실력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불안감과 긴장감이 높아졌을 것.

따지고 보면 그는 제 실력을 갖추고 있었으나, 해결하지 못한 불안장애적 요소에 계속해서 더 큰 중압감을 더했으니 탈이 난 것은 당연하다.

어쨌든 그는 휴식을 선포했고, 그 선포에 <우리동네 예체능>, <능력자들> 등도 동지적 관점에서 충분히 배려할 사안이기에 그의 휴식은 길든 짧든 이어질 것이다.

그의 선택은 무조건 옳다. 책임감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라 평가절하하기보단 그가 지금까지 무거운 책임감으로 활약해 온 공을 인정해서라도 그의 선택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를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나 <주간아이돌>, <냉장고를 부탁해>는 절대적인 충성 층이 있으니 언젠가는 돌아와야겠지만, 그를 아끼는 이들은 모두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있기에 조바심은 안 가져도 된다.

대중은 정형돈의 선택을 존중하고, 무엇보다 건강이 먼저라고 하고 있다. 그를 다시 보기 위한 조건 중 최우선의 조건은 건강이기에 이런 존중도 하는 것이다.


<사진=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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