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4, 불신 조장한 경쟁.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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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지 않은 경쟁이 싫어 아이돌을 경계하는 래퍼들이 오히려 공정하지 않은 경쟁을 하는 프로그램이 ‘쇼미더머니4’라니. 이건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통의 힙합씬을 뒤흔드는 악마 같은 존재의 아이돌 멤버. 바로 그런 존재가 <쇼미더머니4> 아니었던가! 실력은 쥐뿔도 없으면서 오직 소속사빨이나 팬빨. 일명 ‘~빨’로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게 그들의 존재였다면 래퍼들은 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이 답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불공정한 경쟁이 싫어 아이돌을 타도하던 래퍼들은 어느덧 스스로 불공정한 룰을 세워 실력파 아이돌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



그뿐인가! <쇼미더머니4>는 방관하며 이를 즐기고 있다. 안 좋은 이슈든, 좋은 이슈든 일단 이슈만 되면 된다는 식의 방관자 시점의 프로그램.

실력만으로 대결해도 시청자와 힙합 문화를 환호케 할 수 있음에도 그들이 경쟁하는 것에 일절 개입하려 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소한의 룰은 정해놓아야 함에도 모호한 룰만 정해놓은 <쇼미더머니4>는 문제가 일어날 요소가 다분해 매번 문제가 일어나는 추세다.

송민호의 의도치 않은 여성 비하 랩이 싫다던 경쟁자들은 그를 디스하고자 하지만, 그 디스는 설득력이 없다. 폐부를 찌르는 디스가 있을 때 환호도 하는 법이지만, 디스인지 악담인지 구분을 못하고 해 창피함을 주고 있다.

언더씬에서 온갖 윤리와 도덕을 어긴 랩을 하던 블랙넛은 송민호의 여성 비하 랩을 디스하려 죽부인을 들고 나와 퍼포먼스 했지만, 의도한 것과 달리 그저 더러운 퍼포먼스로만 기억됐다. 전하려 한 메시지보다는 경쟁자의 무대를 망치는 수준으로 끝난 것이 그의 퍼포먼스였다.



제작진은 블랙넛의 이런 잘못된 경쟁을 제재하기보단 편집을 통해 해당 부분을 안 보여주는 식으로 도움을 줬다. 해당 사안을 자세히 모르는 시청자는 편집된 블랙넛의 퍼포먼스를 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됐다.

블랙넛의 행위는 기본적인 경쟁무대를 해치는 매우 저질스러운 행위였음에도 마땅히 패널티도 없었고, 오히려 승을 챙겨갔다.

가사를 저는 것은 기본이요. 상대의 경쟁 무대에 뛰어들어 난장판을 만들었음에도 그런 경쟁을 벌인 이가 이겼으니 이 배틀은 프로그램의 격만 떨어뜨린 결과가 되고 말았다.

산이와 버벌진트의 브랜뉴는 가사를 전 한해를 합격시킨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블랙넛을 합격시키는 번복사건을 벌였지만, 역시나 합격한 블랙넛은 가사를 절고 승을 챙겨갔다. 그것도 불공정한 방법의 경쟁을 벌여서.

블랙넛이 하지 말아야 했던 것은 기본 중의 상기본이라 하는 룰을 어긴 행위다. 언더씬이든 오버씬이든 기본적으로 힙합씬에 지켜지는 룰은 있는 법이다. 배틀하는 순간 방해를 한다는 것은 심각한 룰 위반이다. 이를 깨뜨리는 것은 그 즉시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고 그 자리에서 싸움이 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송민호의 무대는 지켜줬어야 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디스 시간이 끝난 이후 상대의 배틀 시간을 빼앗고, 시선을 분산시켜 승리한 것은 비열한 경쟁이라 여길 수밖에 없다.

상대가 좋지 않은 행위를 한 것을 디스하는 이가 부정을 저지르는 것은 디스를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주는 법이다. 하지만 그들은 했다.

릴보이와 AOMG의 박재범도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했다. 송민호가 아이돌이고, 팬들이 그를 편 들어 줄 것이며, 이 시스템(쇼미더머니4)이 그를 우승하게 할 것이란 음모론적 가사는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 행위라 여길 만하다.

경쟁하는 이의 무대가 시작되기 전 미리 그런 음모론을 펼쳐 놓았다면, 그에 환호한 관중은 당연히 송민호를 좋지 않게 바라볼 것은 당연하다.

그런 무대를 보고도 송민호에게 환호해 승리를 챙겨준 이가 있다면 부정한 승리를 챙겨준 동조자라 미리 정해놓은 가사가 릴보이와 제이팍-로꼬의 가사의 문제. 또 그렇게 해 탈락해도 우린 당당하다는 그들의 말은 무조건 탈락의 운이 실력이 아닌 팬빨과 시스템의 문제였음을 지적하는 것이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가사라 할 만했다. 불신을 조장하고 그 불신을 이용한 승리를 하고자 한 것이다.



송민호는 아이돌이지만, 실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을 만한 래퍼임엔 분명하다. 아이돌이 되기 전 같은 그라운드에 있던 이가 아이돌이 됐다고 있는 실력도 그저 ‘~빨’ 이라고 치부하는 모습은 온당한 경쟁을 벌이는 래퍼들의 모습이라 여길 수 없다.

아이돌이 그저 싫다는 듯한 적대의식은 래퍼들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잘못한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면 그 자신이 당당해야 하고, 무대에선 매너도 있어야 한다. 부정한 방법이 싫다 말하는 이들이 부정을 저지르며 이기려 하고 있다. 정의를 말하지만, 부정부패의 모습만 보여주는 힙합씬. 이대로는 안 된다. '블랙넛화 된 쇼미더머니4'라 불리는 건 프로그램에도 치욕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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