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백선생, 김구라가 왜 필요하냐구유?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7. 29. 07:00
tvN 예능 ‘집밥 백선생’에서 종종 욕을 먹는 존재는 김구라다. 조금만 거슬려도 해당 기사엔 반드시 그의 방송태도를 지적하는 댓글이 넘쳐난다. 그러나 그가 하는 행위는 적어도 이 프로그램에서는 나쁜 것이 아니다. 함부로 말을 하는 듯. 때론 주저 없이 툭툭 내뱉는 말이라도 이유는 있기에 무조건적인 비난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욕을 먹는 김구라를 두고 백종원은 지난 방송에서 감싸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가 한 행위나 언변이 딱히 악의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이런 부분은 안 보여줘도 될 듯하다.
<집밥 백선생>에 현재까지 출연한 멤버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필두로 김구라, 윤상, 박정철, 손호준이 함께했으며, 다음 회부터는 손호준의 바통을 이어받아 B1A4의 바로가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이 바뀌었어도 예능인은 김구라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뺄 수 없다. 싱어송라이터 윤상과 배우 박정철, 손호준은 비 예능인으로 웃음과는 먼 존재다. 백종원이 특유의 매력으로 시청자에게 어필하고 있긴 하지만, 예능적인 면에서 부족한 점은 있을 수밖에 없다.
김구라를 빼놓으면 <집밥 백선생>에서 예능 프로그램 하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진행자는 없다. 그의 역할은 전체 프로그램을 조율하는 입장으로 그가 하는 일은 무척이나 많다. 단순히 학생으로 배우는 입장만이 아닌 진행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크다.
윤상과 박정철, 손호준이 전형적인 학생의 역할을 한다면, 김구라는 프로그램에서 스승인 백주부와 학생인 3인을 연결하고, 시청자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시청자가 궁금한 게 있으면 대신 질문하는 입장이 바로 김구라의 입장. 평범하게 질문하기보다는 자신의 캐릭터 컨셉에 맞춰 질문하는 모습은 그 모습이 막 하는 것 같아도 그럴 수밖에 없다 느껴지게 한다.
4인의 제자가 개인적인 궁금함을 조금씩 묻는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꼭 필요한 질문이 있을 때 김구라는 거리낌 없이 나서 그것을 해결해 준다.
백주부 백종원이 레시피를 알려줄 때 꼭 필요한 것을 한 번 더 되새김해 알려주는 김구라의 모습은 의외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이 배우지만 때로는 경쟁을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에 김구라는 가끔 상대를 비하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친분에서 나오는 장난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출연진 자신들이 알고 있기에 시청자가 설령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해를 하는 편이 낫다.
손호준이 드라마 촬영으로 자신의 자리를 바로에게 넘겨주기 전 마지막 녹화에서 김구라는 떠나는 동생을 위해 먼저 시식할 수 있게 배려했다. 또한, 상대 요리가 맛있으면 솔직히 칭찬하는 모습에서 왜 그가 자리를 지켜야 하는지를 알게 하고 있다.
백종원이 요리 스킬이 뛰어나고 나름의 매력도 확실히 있지만, 요리만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을 단독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스킬은 없기에 김구라는 백종원과 환상의 듀오이다.
서로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보완해주는 관계이기에 <집밥 백선생>에서 이 둘의 호흡은 반드시 필요한 호흡이라 여길 수밖에 없다.
'김구라가 <집밥 백선생>에 왜 필요하냐구유? 이유는 백선생을 비롯한 3인이 못하는 예능적인 면을 살릴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