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부해’ 맹기용 향한 시청자 비난. 편견 아닌 편협함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6. 23. 07:25
편견이 아닌 편협함의 단계로 넘어갔다면 비판이 아닌 비난만을 일삼게 된다. 맹기용을 향한 비판은 이제 비판이 아닌 무조건적인 비난의 단계이다. 이미 초반 그런 기미가 있었지만, 이젠 거의 확실하다가 봐도 무리는 아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맹기용은 꽁치의 비린내를 잡지 못해 역대 최악의 ‘맹모닝’ 요리를 내놨다. 그 결과 경연에서 패배했고, 이는 자질 문제로 이어졌다. 워낙 실력이 없어 보였던 터라 문제가 됐지만, 비판하는 여론은 줄어들지 않았고 과한 대응과 요구가 이어져 현재 그는 하차 요구를 받는 시점이다.
시청자의 비판이 꼭 ‘맹모닝’ 요리 때문만은 아니지만, 지나친 면이 있기에 문제. 선배 셰프들이 이해를 해주고, 시청자의 이해를 바란다는 말을 해도 시청자는 통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 것도 문제다.
선배 셰프들과 동종 업계에서는 ‘맹모닝 논란’을 두고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이다. 연차에서 오는 실력 차이. 개인의 능력 차이. 셰프테이너와 장인의 차이를 인정하자는 분위기다. 맹기용은 기존 실력파 셰프들의 고지에 접근하지 못했더라도 셰프로 활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동종 업계에서 1년차든 3년차든 5년차든 셰프는 셰프라는 것에 토를 달기 어렵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며, 방송 활동을 통해 좀 더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시청자는 맹기용의 실력을 모두 부정하는 단계다. 주관적인 입맛의 판정이라지만, 냉장고를 부탁한 게스트의 결정까지 부정하고 있다. 개인의 호불호는 같지 않기에 게스트의 결정도 존중해줘야 하건만, 맹기용이 싫다고 하여 게스트의 결정을 부정하는 단계는 분명 문제.
게다가 시청자는 맹기용을 당분간이라도 끌어안고 가는 제작진에 대한 불편함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또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던 셰프들에게도 불편함을 내비치는 단계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시청자. 내가 틀릴 수 있음에도 무조건 남이 틀렸다 말하는 시청자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맹기용이 비록 ‘맹모닝’ 요리를 엉망으로 했다고 해도 그가 잘하는 요리가 있을 수 있는데, 모든 것을 못 할 거라 생각하는 게 시청자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시청자는 그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이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들은 편견 단계를 넘은 상태이며, 그래서 편협함의 단계로 빠져든 상태다.
편협함의 단계로 넘어간 시청자는 모든 것을 부정하기에 그의 승리를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박준우 기자가 패배해도 일부러 져준 것이라 말하고, 제작진이 그렇게 연출했다 믿는다. 이는 박준우 기자 개인에게도 불쾌할 법한 생각임에도 시청자는 제멋대로이다.
써니나 지난주 홍진영의 결정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건만, 맹기용이 싫다고 하여 그 판단이 잘못됐다 말하는 것은 맹기용을 넘어 그들조차도 믿지 않는 것이기에 편견이 아닌 편협함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첫 경연에서 비린내를 잡지 못했다면 다음 경연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했던 부분도 있을 것임을 시청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번 경연에서 보인 오징어를 이용한 '오시지'는 맛과 주제로 칭찬받을 만 했고, 박준우 기자의 대구를 이용한 '코드네임 써니'는 써니의 호불호에 의해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편견은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기에 균형을 맞추면 잡을 수 있지만, 편협함은 그 단계를 넘어 외고집의 상태로 간 것이기에 바로 잡지 못하는 법. 맹기용이 싫은 시청자는 그가 아무리 좋은 실력을 보여도 인정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시청자가 생각하는 것을 존중한다면 맹기용은 실력이 없고 자질이 없는 것일 수 있지만, 이 논란을 보고 판단하자면 시청자는 오만하고 편협한 존재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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