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시골에 나타난 외계 종족 유해진의 존재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6. 20. 14:41
어찌 보면 농촌보다 더 촌이라 생각되는 어촌. 반 어민이라 해도 믿을 만한 ‘삼시세끼’ 어촌편의 유해진은 완벽에 가까운 도시인으로 정선편에 등장했다. 아니 외계인 같은 능력을 갖춘 탓에 주인장인 이서진은 주눅이 든 모습을 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이번 유해진과 보아가 게스트로 출연한 편은 유해진이 등장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주목도에서 차이가 났다.
유해진이 등장하기 전 <삼시세끼>가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만큼 큰 차이가 날 정도로 존재감 차이가 크게 났다는 점에선 이서진이 주눅 든 게 이해될 정도. 역시나 ‘어촌편’은 최강 군단의 조합이었다는 것을 유해진의 등장만으로 증명해 냈다.
보아가 등장해서 보여준 면은 뛰어난 것도 별로인 것도 아닌 활약도였다. 기존 게스트가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였던 터라 보아가 매력적으로 보일 거란 기대는 애초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 생각한 정도의 활약은 보였다.
이서진은 보아가 타 영역의 아티스트이고 팬의 입장에서 스타로 보이기에 팬심을 보여줬지만, 팬심은 오래가지 않아 편한 관계로 정리됐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려운 존재인 유해진이 등장하자 아주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 시청자는 더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유해진이 등장하기 전 <삼시세끼>의 재미 요소를 찾는다면 이서진의 보아를 향한 팬심과 양봉의 결실을 보는 장면. 옥택연의 빙구짓. 이서진의 동물 식구를 대하는 진정성. 대선배 보아에게 어려움을 느끼는 옥빙구의 모습이 웃음을 준 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여기에 특유의 재미가 더해진 건 나영석 PD의 카메오 욕망. 나PD는 얼음 배달 택배기사로 등장했고, 보아의 짐 보따리를 들고 들어와 보따리 장사꾼이 되었으며, 나순사로 보아의 짐을 조사해 웃음을 안겼다. 빨치산에서 보따리 장사꾼으로 빙의하고 이서진에게 핀잔을 받을까 앵글에서 빨리 빠진다고 하지만, 결국 분량은 깨알처럼 챙겨 웃음을 안길 수 있었다.
바로 여기까지가 ‘삼시세끼 정선팀’의 활약. 이어 유해진이 등장한 10분 남짓한 시간은 정선팀이 1시간 이상을 끌어온 시간 모두를 합친 것 이상의 주목도를 안겼다.
유해진은 등장하자마자 마을 어르신과 수다 삼매경에 빠져 웃음을 안겼고, 그게 좋아 정선이 무척 좋다는 표현을 할 정도. 일방적이고 피드백 없는 시골 향 나는 소통방식이었지만, 그 독특한 시골 향이 반가웠던 건 자연스러운 시골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어르신의 말대로 ‘어촌에선 쭈리쭈리 했는데 실제 보니 아고 잘 생긴’ 유해진의 존재감이 된 건, 실제 보여주는 그의 편안함과 그렇게 다가오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시답잖은 말장난도 편안함이 묻어나는 그의 웃음 포인트에는 여백의 미가 있었다. 정선 집 자두나무를 보고 ‘자두 자두 끝이 없다는 자두나무인 거냐’란 농담을 하고, 다른 말장난을 해도 그가 재미있게 느껴진 것은 푸근함이 묻어나는 그만의 매력이 있어서다.
‘아무 일도 안 하고 싶고, 이미 아무 일도 안 하는 그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아무 일도 안 하게 된’ 참바다 씨 유해진은 그렇게 또 큰 웃음을 안기는 존재로 정선편에 섰다.
그가 움직이는 곳에서 웃음은 시작된다고 그를 따라 떼로 움직이는 스태프의 모습이 웃음을 안겼다.
이서진이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어촌편’을 두고 우리와는 다른 세상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라 속마음을 드러낸 것은 상대적으로 보잘것없어 보이는 능력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줄 수 유해진과 투덜대지만 일을 하며 주는 웃음 능력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이서진만의 매력이 있지만, 그가 생각하는 유해진은 분명 엄청난 존재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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