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돈PD가 간다의 공익성 욕심은, 결국 사람을 죽이는 욕심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5. 3. 17. 07:00
고발 프로그램이 다루는 내용은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에 기반을 둔 내용이어야 한다. 절대 추측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고발 프로그램 본연의 의무이다. 또 고발 프로그램은 결론을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이유는, 결론에 맞춘 취재와 편집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JTBC의 <이영돈PD가 간다>는 결론을 보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고 있다. 적어도 이번 방송된 ‘그릭요거트’ 편은 분명 그런 분위기처럼 느껴진다.
<이영돈PD가 간다: 그릭요거트> 편은 한국에 진정한 그릭요거트가 있을까. 정통 그릭요거트가 있나?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특집이라고 이영돈PD는 말했다. 그러나 방송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쳐 제작됐고, 짜맞추기 식으로 보이는 과정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일까? 이번 편은 너무도 명백한 피해자가 나왔다. 그것도 편집으로 희생된 피해자가 말이다. 피해자 본인은 방송 촬영을 완곡히 거절했음에도 몰래 잠입 취재한 전문가란 사람들이 과정이 아닌 결론으로 가는 인터뷰를 하며 자신의 가게는 비도덕적인 가게가 됐다는 호소를 하고 있다.
피해자는 자신의 친동생이 인터뷰한 이들에게 반복해 설명했음에도, 정통 그릭요거트 공법으로 만들어진 요거트 대신 한국인에 맞춘 가당 요거트를 먹고 평가를 했다고 억울해하고 있다. 또 무가당 그릭요거트보다는 오이가 들어간 토핑 메뉴를 시켜 먹는 수고는 하면서 그릭요거트를 먹으려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즉, 제대로 된 그릭요거트가 있느냐? 에는 관심 없이 한국인 입맛에 맞춘 특별 요거트와 메뉴를 먹고 없다고 말한 것이니 피해자가 억울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피해자는 ‘이영돈PD가 간다’의 작가가 요구한 인터뷰와 촬영을 거절하게 된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온전히 나간다는 보장도 없고, 특수한 공법으로 제조되는 특성이 있기에 촬영이 힘들다 거절했음에도 무작정 전문가를 초빙해 가게로 쳐들어와 일방적 촬영을 하고 간 것은 비난을 면키 어려운 사실일 수밖에 없다.
<이영돈PD가 간다>는 공익성이라는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이 특집을 기획하려 했겠지만, 동의 없는 촬영과 사실과 다른 방향으로 취재한 것부터 공익성과는 먼 기획이었다.
이런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에 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지난 일이라고 해도 너무 큰 피해를 본 레이먼킴의 파라핀 벌집 오명 아이스크림 사건은 당시 어마어마한 피해를 남겼다. 레이먼킴은 20개 가맹점 중 12개 가맹점을 날리는 피해를 봐야만 했다. 이게 잘못된 보도 때문에 생긴 일.
이번 ‘그릭요거트 사건’ 또한 마찬가지의 사건. 공익을 위한다는 고발성 기획이었지만, 공익보다는 선량한 개인조차 지켜주지 않는 기획으로 피해자는 또 어마어마한 피해를 보게 됐다.
이영돈PD는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한 건 아니다’ 라고 말했지만, 다시 레이먼킴에 이어 그릭요거트 피해자를 만들었다.
그저 촬영에 비협조적이라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잘못된 그릭요거트를 만드는 것처럼 만든 결론은 보는 이조차 분노할 수밖에 없다.
이영돈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당과 무가당 요거트를 맛봤고, 시식 후 우리가 취재한 그릭요거트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방송을 내보낸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말조차 이해가 안 되는 건 그 기준을 자신들이 만들 수 있느냐 하는 점 때문에 이해할 수 없다.
나름 그것을 판단할 전문가라 하여 섭외한 불가리아 요리사와 그리스 요리사. 그리고 고대 식품공학과 교수와 푸드 칼럼니스트였지만, 절대적인 평가를 할 수 없는 입장인 것도 사실이다.
그들이 어떻게 그릭요거트의 맛을 정의할 수 있는지 그것이 의아하다. 2005년 미국 뉴욕에서 한 터키 이민자가 만든 요거트에서 시작됐다는 그릭요거트.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건강한 원유와 신선한 과일만을 사용해 만드는 요거트이며, 단백질과 칼슘 함량이 높은 요거트이지만, 만드는 방법은 절대 공식이 아니기에 바뀔 수 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고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 했지만, 지금도 피해자가 나오고 있는 것은 공익성을 빙자한 공명심에 눈이 멀어 제작해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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