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아이, 김구라는 왜 독보적 존재가 못 됐나?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11. 12. 07:51
폐지가 결정된 SBS 화요 예능 <매직아이>에서 김구라는 또 한번 실패했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에서 프로그램이 실패한 것이지만, 그가 투입됐음에도 실패한 것은 김구라 개인에게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그간 김구라는 수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폐지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정점에 오르기 전과 오른 후 폐지가 주는 타격은 분명 큰 차이점을 갖고 있어서 이번 폐지로 그가 받는 타격은 이전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김구라의 개인 브랜드 가치가 최고점에 다다랐을 때는 <라디오스타>와 <세바퀴>, <퍼펙트싱어 VS>, <썰전>, <화신>, <사남일녀> 등을 진행했던 시기였으며, 그 인기의 근간을 만들어준 프로그램은 <뜨거운 형제들>, <현장토크쇼 택시>, <절친노트>, <화성인 바이러스>, <세바퀴> 정도였다.
위안부 발언으로 중간에 잠시 쉬던 시절을 빼놓곤 2013년까지 승승장구했던 것이 바로 그다. 그러나 2014년이 되며 그가 성공시킨 프로그램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그가 진행자로 꿈이라던 리얼 예능인 <사남일녀>는 호평을 얻었음에도 실패한 이후 새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전부 폐지됐다.
전현무가 부럽워 했던 그의 다작은 그의 브랜드를 알리는 데 도움을 줬지만, 그 페이스가 정점에 올라서도 욕심을 이어가 그에게 독으로 작용했다. 그만큼 빨리 싫증 난 시청자는 그의 프로그램을 보지 않고 거부를 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그의 캐릭터는 거의 똑같은 패턴을 보인다. 유일하게 다른 캐릭터가 <썰전>에서의 정치 관련 수다인데, 그 또한 제대로 된 비평이 없자 눈을 돌리는 추세다.
그에게 남은 캐릭터는 독설밖에 없는 시점이며, 스스로 말하고 있지만, 음악적 지식도 공부를 게을리 한 이후 발전이 없다. 이 상황은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다 여기기에 연출자들은 그를 캐스팅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때 그의 음악적 지식은 자신이 활약했다던 칼럼니스트 정도의 수준이었고, 그게 <라디오스타>에서도 빛날 수 있는 이유였다. 독설 캐릭터만 있는 김구라가 아니었기에 가치도 빛났지만, 이제는 특색이 없는 캐릭터가 되고 있다.
<매직아이>의 전신인 <화신> 투입도 사실 그의 독설 캐릭터를 보고 캐스팅한 것보다는 그의 독보적인 지식을 보고 캐스팅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에서 그는 지식으로 앞서가는 그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아예 못 보인 것도 아니지만, 그가 지식적으로 보탬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워낙 시스템적으로 못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고 해도 우물쭈물하는 모습도 여러 번 노출됐으며, 대부분 돈과 연결된 것에 집착하는 그의 캐릭터는 약간의 지식도 상쇄시켜 버리며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하게 했다.
요즘 그가 <매직아이>에서 보인 가장 강력한 이미지는 아내의 빚으로 약간의 우울증을 겪는 캐릭터 이미지였다. 그는 게스트를 이끈다기보다는 시무룩하게 경청하는 모습과 어떤 때에는 게스트에게 화를 푸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라디오스타>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매직아이>에서도 그는 게스트의 말을 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만 유독 강한 집착을 보였기에 시청자는 그의 이미지를 좋게 보지 않는다.
김구라는 맺고 끊는 것이 비교적 강한 MC로 자신이 싫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정확히 한다. 그러나 이게 단점으로 작용하면 답이 없게 된다고, 싫으면 끊어 버리는 진행을 하고, 좋은 것만을 보고 달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번 <매직아이>에서 김구라는 자신이 춤을 못 춘다고 세트 밖으로 줄행랑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못하면 안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세트 안에서 지혜롭고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음에도 싫다는 내색을 강하게 표출한 점은 큰 잘못이 아니라도 아쉬운 지점일 수밖에 없었다.
<매직아이>란 프로그램은 현재 ‘취향의 발견’이라는 포맷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가 활약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은 아니지만, 나름 게스트에게 지식적인 부분을 보강해 주고 카리스마 있게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위치임에도 그 부분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했다.
이효리, 문소리, 문희준이 못하는 영역이 바로 그 영역임에도 김구라는 독보적 존재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즉 자기만 할 수 있는 영역을 못 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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