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투덜이 서장훈의 매력이 빛날 수 있던 까닭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10. 24. 07:00
서장훈의 매력이라면 솔직하고 숨김없이 쏟아내는 투덜거림이 매력이다. 삐친 아이처럼 툴툴거리지만, 그게 상대를 화나게 하기보다는 웃을 수 있게 한다. 허나 그는 그런 성격 탓에 놀림을 많이 받기도 한다. 잘 토라지고 어린아이 같아서 놀리면 놀리는 대로 당해 상대로서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그가 가진 매력.
그렇다고 그를 놀리는 것이 우습게 바라봐서는 아니다. 우리 주변에 늘 한 명씩은 있는 성격이지만, 잘 토라지고 삐쳐도 친구란 관계이기에 장난으로 놀릴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있다. 이런 관계에선 당하는 이도 장난치는 이도 그 의도를 정확히 안다. 그를 지켜보는 이가 비록 몰라도 그들은 아는 장난이기에 미리 이해관계가 구축된 장난으로 통한다.
<해피투게더: 미식가 특집>에서도 그들을 오래 못 본이라면 그들끼리 하는 장난이 조금은 심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서장훈이 말하면 박명수가 계속해서 타박하는 모습이 보였고, 유재석은 장난으로 말을 끊으며 욱! 하게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장면은 처음 보는 이들이 오해할 수 있는 장면.
그러나 이들의 관계를 조금 아는 시청자라면 그들이 하는 장난의 의도를 눈치 채기 쉬웠을 것이다.
유재석은 서장훈의 삐치는 성격과 버럭 하는 성격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건 <무한도전>에서 이미 한 번 경험한 것이기도 하고, 그의 성격 중 가장 예능화가 쉬운 부분이기에 감각으로 캐치해 그 부분을 어필하려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서장훈은 놀리면 버럭 거리고, 귀찮은 것을 하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귀찮은 것이라도 시키면 한다. 다만 하되 투덜거림은 있는 것이 그. 과거 애니메이션 ‘스머프’의 캐릭터 중 투덜이 스머프를 연상시키는 그는 질척거리지만, 할 때는 뭐를 쥐여줘도 하는 편이다.
<무한도전>에서도 그랬고, <런닝맨>에서도 시키면 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인다. 서장훈은 유재석에게는 박수홍과 조금은 비슷한 존재다. 삐치면 버럭 거리고 억울해 하는 모습이 효과적 재미를 뽑을 수 있게 한다.
이번 <해피투게더>에서도 뻔히 장난인 줄 알면서도 곧잘 욱! 하는 모습은 여러 웃음을 준 장면이 됐다. 유재석은 그런 반응이 재밌어 자꾸 건드리고, 서장훈은 반응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을 알 법도 한데, 그때마다 못 참고 버럭 하는 모습은 왜 유재석이 자꾸 서장훈을 자극하는지 알게 한 장면이다.
그의 캐릭터를 만들어 주려는 배려인 것. 유재석은 서장훈의 버럭이 캐릭터라 여겨질 수 있게 매력적으로 포장해 보여줬다. 박명수도 그 의도를 알고 참여했다. 하지만 유재석과 달랐던 것은 멈출 때 못 멈췄다는 것이 흠으로 남는다.
박명수는 서장훈에게 맥락과 상관없이, 외모를 가리켜 “소 닮았어요”라고 해 흐름을 끊었다. 더군다나 그 말은 상대에게 그리 좋지 않은 이야기이기에 조심했어야 하는 말. 또 1등급 한우가 어떤 것인지 맞히는 코너에서도 소금을 찾는 서장훈에게 그냥 먹으라며 타박을 하는 모습은 게스트로서 뻘쭘할 만했다. 문제는 이 장면이 시청자까지도 불편하게 한 장면이었다는 것은 문제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서장훈의 출연은 그의 매력을 보이기 충분한 방송이었다. 서장훈의 매력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를 가장 잘 안다는 유재석과 이미 녹화를 해 본 박명수의 깐족거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서장훈의 장단점을 알았기에 그 중 매력으로 자리할 수 있는 부분을 쉽게 끄집어낼 수 있었다. 서장훈도 긴장이 풀리자 이영돈 PD에게 깐족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더 많은 웃음을 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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