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라디오데이, 콜라보 통해 상생의 길 열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9. 15. 10:59
예능 <무한도전>이 MBC 라디오 FM4U 채널과 상생의 길을 열었다. <무한도전>이 도전한 하루 종일 ‘라디오데이’는 멤버들이 돌아가며, 각 프로그램에 투입돼 기존 DJ를 대신하는 구조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무엇보다 큰 효과를 본 건 MBC 라디오국이었으나, 두 프로그램 모두 콜라보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무한도전>은 ‘라디오데이’를 맞아 많은 준비를 했다. 기존 DJ와 프로그램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모니터링은 기본이요. 선을 넘지 않는 진행을 위해 나름의 연구를 했다.
오전 7시 박명수의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를 시작으로 정준하가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의 바통을 이어받았고, 오후 2시 노홍철이 ‘2시의 데이트’를 진행했다. 이어 정형돈이 오후 6시 ‘배철수의 음악캠프’, 유재석이 오후 10시 ‘타블로의 꿈꾸는 라디오’를, 하하가 자정 ‘푸른밤 종현입니다’를 대신했다.
박명수는 입춤이라는 아이디어로 실제 엉뚱한 웃음을 줬고, 정준하는 지인 이동욱과 소지섭을 통화연결해 막강한 인맥을 자랑했다. 물론 웃음도 잃지 않았던 것이 정준하의 진행력이었다. 정준하는 음식 먹는 소리로 해당 음식 맞히기 코너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노홍철은 지치지 않는 엄청난 조증 파워로 ‘2시의 데이트’를 에너지 가득하게 했으며, 정형돈은 실수는 있었지만 많은 노력과 준비로 좋은 진행을 해 라디오국장으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다.
이어 유재석은 맹꽁이 이적과 맹꽁이 타령을 선곡하는 등의 배꼽 잡는 웃음을 선사했다. 마지막 도전자로는 이미 오랜 라디오 진행 경험이 있는 하하가 나서 청취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던 게 이번 그들이 도전한 결과다.
<무한도전> 첫 화에서는 멤버들이 기획을 하고 실제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 기존 진행하는 DJ와 어떻게 진행을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상의는 기본이요. 현장 실습으로 최대한 이질감 없는 방송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기존 DJ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을 찾아야 의미도 크기에 그들은 각자 할 수 있는 선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이는 대물림 되는 라디오의 고루함을 탈피할 기회를 줬고, 각 라디오 PD들은 긍정적인 발상의 전환을 마련할 기회를 얻었다.
<무한도전>의 라디오 진행 도전은 단순히 무한한 도전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이번 콜라보가 특별한 건 이종 콜라보 시대에 빠르게 발맞춰 <무한도전>이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반길 수밖에 없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2014년은 이종 콜라보 시대를 맞이한 해다. 삼성이 보석세공으로 정평이 난 스와로브스키와의 콜라보를 이어가고 있고, 그에 이어 몽블랑과의 콜라보를 시도하는 건 기술 발전에 감성 디자인이 결합한 형태를 완성하려는 시도이기에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무한도전>의 이종 간 콜라보는 뚜렷하게 보인 건 없어 보여도, 찾아보면 타 프로그램의 무대(예. 라디오스타)를 빌려 쓰는 등의 유사한 시도는 있었다. 또 가수와의 콜라보를 통한 가요제 시도도 이종 간 시도였기에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번처럼 명확한 선을 그을만한 시도는 찾기 어려웠다.
MBC 상암시대를 맞이해 기획되었을 수 있는 이번 기획은 꾸준한 변화를 시도하는 김태호 PD와 여러 제작진의 창조적인 발상이기에 호평할 수밖에 없다.
<무한도전>의 이종 간 콜라보 시도를 크게 호평하는 것은, 그간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포맷이었기에 입이 닳도록 칭찬할 수밖에 없다. 그 시도가 자신만 살기 위한 시도가 아닌, 침체된 라디오 시대를 다시금 부흥하기 위한 상생의 시도였기에 그 호평이 아깝지 않다.
시청자는 굳이 라디오를 청취하지 않고도 <무한도전>의 재미를 고스란히 볼 수 있었지만, 라디오 청취에 열을 올린 것은 그들의 도전이 신통방통해서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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