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 시청자가 손호준을 좋아하는 이유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9. 14. 07:00
tvN 예능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서 전 연령 고른 인기를 얻을 멤버를 고르라면 그 첫 번째에 손호준을 둘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겉으로는 유연석이 훨씬 인기 있을 것 같고, 실제 그러해 보이기도 하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의외로 손호준에게도 상당 부분 열려 있음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가 손호준의 모습에 열광하는 것은 그가 한 팀의 리더가 될 정도로 카리스마가 있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잘난 스펙이 있어서도 아니다.
손호준은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 혼용)서 어찌 보면 바보처럼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는 천치 캐릭터이다. 여행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지만, 뜻밖에 이런 멤버가 여행 멤버로 있으면 여행이 쉬워지기도 한다.
그러한 이유에는 이런 캐릭터들이 딱딱한 패턴을 파괴해 주기 때문에 여행이 한결 편해짐을 느낄 수 있다. 보통 패턴을 파괴하는 이가 있으면 여행이 괴로운 게 일반적이지만, 귀엽게 사고치고, 그것이 사고라 느껴지지 않는 선에서의 악동 기질은 여행이 다이나믹 해짐을 느끼게 한다.
유연석은 ‘꽃청춘’ 라오스 편에서 모범생의 이미지를 보였다. 나영석 PD가 말한 대로 유연석에게는 이서진도 있고, 유희열의 모습도 있었다. 여행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엘리트적인 자질은 충분히 보였고, 그가 이 팀의 중심임을 분명히 나타냈다. 실질적 보스로서의 무게감은 유연석이 절대적이다.
이 팀에서 바로는 막내로서 귀여움을 부리는 역할이고, 여행에서 지루하지 않게 하는 역할로 딱이다. 바로는 여행 시작부터 모든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막내로 무척이나 적극적이다. 형들의 말에도 고분고분하고, 제작진의 바람대로 알아서 움직이는 능동적인 캐릭터다.
손호준이 여행에서 맡아야 할 역할이라면 유연석이 하는 엄마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난생처음 해외여행을 하는 촌놈인 탓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손호준은 ‘꽃청춘’ 라오스 편에서 자신이 어떻게 앞을 향해 가야 하는지를 모르고 그저 따라다니는 역할이 초반의 역할이 될 수밖에 없다. 비행기도 처음 타본 촌놈이며 제주도도 여권을 가지고 가야 하는지 아는 그런 촌놈이 앞장설 수 있는 여력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역할을 몰라도 어느새 새로운 역할을 찾아내 여행 파트너에게 힘을 주는 존재가 되고 있다. 시청자에게는 순수한 동네 바보 형이나 동생 같아 걱정이지만, 그 모습이 그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 되고 있다.
역할에 사실 정해진 것은 없다. 정해진 대로 하면 편한 것도 있지만, 자칫 여행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은 정해진 대로만 움직이려는 계획여행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계획여행처럼 좋은 것은 없지만, 그보다 더 재미있는 여행을 꼽으라면 자유여행에서 생기는 돌발 변수의 재미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손호준은 이 팀에 있어서 생각지 않는 재미를 주는 여행 멤버다. 초짜 여행자에 입맛도 촌스러워 비린 것을 전혀 못 먹는 편식주의 여행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모습은 여행 동료를 걱정하게 했고, 그를 챙기는 유연석은 의외의 자상한 모습을 노출해 시청자의 인기를 끌게 됐다.
남들은 환경에 순응하는 모습으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물만 묻히는 샤워를 하면, 손호준은 그래도 깔끔함 좀 떨어보자며 치약을 묻혀 샤워하는 모습은 절로 웃음 짓게 하는 장면이 됐다.
손호준은 유연석이 바로를 귀여워하는 모습에도 질투하고, 자신보다 살갑게 대하면 삐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그러나 절대 그 모습이 밉상이 아니기에 시청자가 친근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따로 삐쳐 그 마음을 오래 간직하기보다는 앞에서 ‘나 질투하는 거야’라며 웃게 하는 모습은 모 프로그램의 어린 배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앞으로의 여행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손호준과 유연석의 엉뚱함이 제작진을 어떻게 당황시킬 것이냐는 것이다. 여행 초반 사상 최대의 몰카를 당하고 그 이상으로 돌려줄 기이한 행동들이 시청자에게 돌발 재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혼자였을 땐 모르나 손호준과 유연석이 뭉쳐 악동 기질을 보였다면, 제작진은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이 부분이 크게 기대케 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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