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김구라와 장동혁의 쌈질. 예능으로 봐 드릴 갑쇼?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8. 22. 07:00
김구라의 언성 높이기가 도를 넘었다. 어느 순간부터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의 목소리가 커진다는 것을 느꼈지만, 요즘은 그 수위가 높아 프로그램 시청이 방해되는 수준이다. 특히, 김구라 자신이 억울함을 느낄 때 더욱 커지는 목소리는 시청자에게는 괴로운 일이다.
심폐소생술 특집에 나온 장동혁의 모함이 극에 달한 것도 보기는 안 좋았다. 그럼에도 김구라가 화를 누르지 못하고 제 화를 모두 표현한 것은 이게 방송인지 싸움판을 구경하는 것인지 도통 구분을 하지 못하게 하는 수준이었다.
장동혁은 김구라를 모함하기 위해 개그맨 블랑카를 동원했다. 블랑카가 전화하면 김구라가 알아봐 주질 않고, 건성으로 받는다는 식. 또 블랑카가 간장 게장과 대하를 보낸다고 하니 거절을 하지 않고 좋아한다는 식의 모함은 김구라를 화나게 했다.
그렇게 오래 알고 지내는 블랑카의 전화번호도 저장하지 않고, 전화를 걸면 받는 둥 마는 둥 하는 모습이 느껴진다는 개그는 사실 하지 않음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무작정 상대를 모함하는 것이 억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 김구라의 입장에 선다면 이 일은 분명 억울한 일이고, 자신의 이미지가 안 좋게 보일 수 있기에 펄쩍 뛸 수밖에 없는 건 이해가 된다.
먼저 출연했던 조세호와 이번 출연한 장동혁을 비교하면 모함 개그의 차이는 분명 컸다. 조세호는 김구라가 어이없을 정도로 허황된 이미지를 만들어 개인기를 섞어 웃음을 줬다면, 장동혁은 있는 사실 10%에 90%의 허구를 붙이는 식이었다. 이는 당하는 이가 짜증이 날 일임이 분명하다.
조세호가 김구라를 몰아친 건 없는 사실을 허황되게 만들어 웃을 수 있는 억울함을 만들었지만, 장동혁은 기존 인간관계에서 성품을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을 건드렸기에 김구라가 노발대발할 수밖에 없었다.
김구라가 억울한 건 사실 시청자 모두가 안다. 그럼에도 김구라는 억울하다고 그 억울함을 지나치게 강한 톤으로 내뱉고, 지나치게 억울하다고 한 호소는 시청자의 입장에선 곱게 봐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자신이 결백해도 지나친 불편함을 토로하는 모습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또 그런 모습을 그저 재미있다고 방송을 내보내는 제작진의 안이함은 비난을 면키 어려운 부분이다.
시청자는 장동혁의 잘못임을 알지만, 지나치게 화를 내는 김구라의 모습에 어느 순간 더 기분 나빴을 것이다. 그런 이유는 이 방송이 혼자만의 방송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싸움질에 맞먹는 행동을 보이고 언성을 높이는 것이 곱게 보일 리는 없다.
해당 사안에는 잘못이 없었지만,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는 김구라의 과거 잘못을 떠올리게 되며 김구라는 오히려 손해를 더 보게 됐다. 시청자는 김구라의 과한 모습을 보며 ‘자신이 잘못한 건 모르고 남이 잘못한 것에는 분개한다’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분명 김구라에게 독이 된 것.
근래 들어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는 가정불화 이야기를 자주 입에 올린다. 그러며 짜증 섞인 모습도 자주 보이고 있다. 이런 모습은 결코 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아내의 잘못이란 것을 알지만, 지속해서 전국민이 다 보는 곳에 질타하는 모습이 좋게 보일 리는 없으니 시청자가 불편한 것.
게다가 그런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이젠 조금만 억울해도 진짜 싸우는 것처럼 분노하는 모습은 과히 보기 좋지 않은 모습으로 채널을 돌리게 하고 있다.
시청자가 김구라의 모습을 보며 불편한 건 자신과 다른 사람의 입장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버릇 때문이다. 남이 억울한 건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행동하는 이가, 거꾸로 돌려 자신이 억울하면 절대 못 참는다는 식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시청자가 김구라를 마뜩잖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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