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무한도전과 유재석 없었으면 어쩔 뻔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7. 18. 07:00
박명수가 위기를 다시 한 번 <무한도전>의 재치로 넘길 수 있게 됐다. 만약 <무한도전>의 재빠른 조치가 없었다면 박명수는 단지 한 회에서 문제가 된 모습으로 비난을 받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프로그램 하차 운동까지 벌어질 상황이었다. 그게 바로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
프로그램 게시판에서 시청자가 하차하라 한다 하여 사실 그렇게 쉽게 하차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시청자들이 꾸준히 쌓아오던 불만이 이번 불성실한 방송 태도를 통해 폭발하며 그 어느 때보다 비난은 강하게 들끓었다. 시청자의 수많은 요구는 하차하라는 말들이었다.
‘KSF’에 도전한 ‘스피드레이서 제5화 결전의 날 특집’ 방송분에서 박명수는 자신에게 맡겨진 본분을 잊고 잠에 취해 출전하는 선수인 유재석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들어 주지 못해 결국 유재석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 책임이 명확히 박명수에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한 심적 부담감을 줬다는 데서 박명수는 충분히 시청자의 비난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박명수가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로그램 연출 차원에서 일일 매니저의 역할을 하는 것이었기에 유재석은 매니저를 동반할 수 없는 처지였다. 직접 운전하는 것은 컨디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또 경기에서 탈락한 이유가 차량의 문제였다고 해도 프로그램이 촬영되는 상황에서 멤버가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을 때 지휘를 하는 리더인 유재석의 입장은 그리 좋지 않은 건 당연하다.
그냥 웃으며 농담 섞어 말하며, "이번 주 이 모습이 나가고 욕을 먹어 봐야 정신을 차린다"는 유재석의 말은 웃음으로 승화됐지만, 시청자도 눈이 있고 귀가 있기에 박명수의 행동은 용납될 만한 것이 못 됐다. 결국, 그렇게 프로그램 게시판은 비난과 하차 요구의 장으로 변했다.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해지자 <무한도전>은 재빨리 ‘선택 2014’에서 공약으로 내 건 ‘곤장 벌칙’을 동원해 박명수의 잘못에 대한 벌을 약속대로 이행. 또 다른 웃음 포인트로 만들어 시청자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 벌칙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사뭇 다른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이 천재적 연출이라는 반응이고, 심지어 박명수의 잘못까지 덮어주며 선천적 개그맨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나누는 분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벌칙 소식 하나에 상황이 역전된 것. 그러나 이런 모습이 웃길지라도 그 너머 한구석에 자리 잡는 씁쓸함은 씻을 수 없다. 박명수는 지금까지 꾸준히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고, 연출의 힘과 멤버들의 밀어주기로 근근이 그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무한도전>이 이렇게 시청자의 마음을 헤아려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놀랍고 만족하게 되지만, 계속해서 그런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박명수를 덮어주기만 하는 모습이라면 그건 또 다른 불만족의 상황으로 갈 수 있어 미봉책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박명수는 꾸준히 개인적인 욕심을 드러냈다. 프로그램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개인적으로 뭔가 벌일 수 있는 것에는 열정적인 그를 바라보는 것은 매번 씁쓸하기만 했다.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열성이었고, 도움되지 않는 것에 불성실했다.
음악이 좋다 하여 밤에는 디제잉으로 바쁘다는 그의 소식을 시청자들은 여러 번 접했다. 그런 후에 아침 일찍이라고 피곤해 자는 모습을 보였을 때 시청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그건 바로 그가 개인적인 일에 열성이어서 프로그램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실제 그는 개인적인 일에 열심히 인듯한 앨범을 냈다. ‘명수네 떡볶이’ 앨범을 낸 것. 일단 앞뒤 안 잰다면 그의 도전은 응원해야 할 일이지만, 자신이 정작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영역에서는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을 때. 그 모습을 보며 좋은 마음으로 응원을 해주기란 어렵다.
어쨌든 <무한도전>과 유재석은 그에게 다시 좋은 이미지를 안겨 줄 곤장 벌칙을 동원해 이미지 업그레이드를 시켜줬다. 만약 신경 쓰지 않고 내버려뒀다면 박명수는 길이 초반 받던 미움의 몇 배 이상은 받았을 것이다. 박명수에게 있어 <무한도전>과 유재석. 그리고 김태호PD가 없었다면, 그는 지금 이룬 성공의 절반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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