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손예진-정일우. 순박 사기단의 최후가 귀여워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4. 6. 30. 07:00
아쉽기만 했던 2014 브라질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제대로 된 경기를 보이지도 못하고 끝냈다. 온 국민의 염원이었던 16강 좌절은, 처음부터 바라지 않았다고 해도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최소 16강은 올라가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하며 응원단을 꾸린 방송사 예능들. 그리고 <무한도전>. 여느 때와 같이 힘들어도 올라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꾸린 응원단의 계획은 대표팀의 졸전으로 모두 엉망이 돼버렸다.
<무한도전>은 장기 계획을 세우며 차곡차곡 계획을 세웠고, 그 계획대로 1차 선발대 3인 노홍철-정형돈-정준하를 보내 분위기를 띄웠다. 이후 2차 본진을 투입해 분위기를 최고치로 끌어 올릴 계획이었으나 연이은 졸전으로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는 분위기가 되버렸다. 이 상황이 되니 3차로 합류할 리지는 아예 얼굴도 못 비친 상태로 계획이 물거품 돼 이번 월드컵 기획은 실패작이 돼버렸다.
여러 일을 겪으며 힘 빠진 국민에게 신나는 월드컵의 모습을 보이며 힘이 되고자 했던 <무한도전>의 노력은 결국 성과를 이뤄내지 못 했지만, 그들은 그래도 힘을 하나로 모을 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뜨거움을 가슴에 남겼다.
최선을 다한 응원. 반면 최선을 다하지 못한 대표팀의 모습은 극명히 대비됐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즐거울 때뿐만이 아닌, 같이 울어줄 수 있는 것 또한 응원’이라며 절망에 빠진 국민과 대표팀의 마음을 다독였다.
축구 대표팀의 절망적인 경기는 한국 국민이 겪고 있는 수많은 절망에 또 하나의 절망을 얹어 올린 것이나, <무한도전>은 그 절망도 같이 울어주어야 하는 것이며, 같이 헤쳐나가야 함을 간접적인 메시지를 더해 일갈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서로를 믿고 또 믿는 것’이라는 메시지. 절망을 넘어 분노케 했던 선수들의 모습이었다고 해도 다시 믿고 응원해야 더 큰 승리의 맛을 보여줄 것이기에 그들은 멈추지 않고 힘을 보탰다.
그들의 눈물은 온 국민의 눈물과 같은 뜨거움이 있었다. 지금의 분노를 기억하고, 그 분노의 힘으로 절망을 이겨내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민이 가진 가장 큰 힘이기에 <무한도전>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국민의 힘을 일깨워 특집답게 했다.
비록 월드컵 특집을 성공하지 못한 <무한도전>이라도 이번 특집을 통해 배우 손예진과 정일우는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여러 모습을 보여 작은 수확을 일궜다. 이들은 ‘무도’ 멤버들을 속이려는 몰카 사기단으로 분해 작게나마 성공했고, 또 다른 몰카로 속이려 노력을 하지만, 그 모습이 어설퍼 시청자를 폭소케 했다.
손예진과 정일우는 자신만만했다. 지금까지 100%의 몰카 성공률이라고 자신했지만, 그들이 보인 몰카 수준은 초보 수준으로 보는 이에게는 너무 어설퍼 더 큰 웃음을 줬다. 그리고 스스로 상대가 속았다고 느껴 만족해하는 모습은 다시 한 번 포복절도케 했다.
처음 싸우는 모습으로 ‘무도’ 멤버들을 작게나마 놀라게 했지만, 이미 어느 정도 몰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졌던 ‘무도' 멤버들. 한참 무르익어 더 크게 놀라게 할 수 있었지만, 손예진은 이내 그것이 몰카였다고 먼저 털어놔 김을 빼 설익은 밥이 되게 해 웃음 짓게 했다.
손예진과 정일우는 다시 멤버들을 속이고자 브라질서 2차 몰카를 계획하지만, 한 번 당한 ‘무도’ 멤버들은 똑같은 마음으로 몰카를 준비해 ‘몰카충돌’이라는 전무후무한 장면을 탄생시키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겼다. 결국, 두 팀의 몰카 대결은 그를 지켜보는 제작진의 역습으로 두 팀 다 당하는 모습을 연출해 더욱 큰 웃음을 줬다.
이 둘의 어설픈 몰카는 사실 성공 여부를 떠나 노력이 더 가상해 귀여웠던 케이스. 뻔히 과한 몰카이고 금세 들킬 거라 누구나 생각하는 것을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에 취해 성공할 거라 굳게 믿는 모습은 시청자의 배를 쥐게 할 수 있었다.
비록 브라질 월드컵 특집이 실패한 특집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이 둘의 노력은 스타의식이 없는 해맑은 모습이어서 더 큰 매력으로 자리했다. 특집 기획은 실패했어도 두 스타의 해맑음을 건질 수 있었으니 반은 성공했다 평가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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