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시간여행, 시간은 되돌려도 그 모습이 될 수 없다

<런닝맨>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이기 힘든 시간여행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시간을 되돌려도 그 모습 그대로 될 수 없음은 물론이요. 시간의 축이 흔들리며 생기는 또 다른 모습의 균열은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를 보였다.

그들이 접근한 코드는 시간여행.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라는 가정하에 접근. 당신은 이 프로그램을 하며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를 물었다. 멤버 모두 가진 공통된 생각이라면 단연 초능력자편에 대한 아쉬움이었을 테고 역시나 대부분이 초능력자 편과 유임스본드 편을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라 꼽았다. 또 셜록홈즈 편까지 뽑힌 가운데 세 편을 연속해서 구성했다.

<런닝맨>이 보여준 세 편의 ‘시간여행’에는 그 어떤 결과도 원래 보였던 파격적인 결과의 영광을 얻지 못한다는 교훈을 찾아볼 수 있다. 누구든 새로운 사람이 우승자가 됐고, 기존의 우승자는 우승하지 못했다.

새로운 사람이 우승하며 어쩌면 그들은 기존에 우승자가 누렸던 임팩트와 영광을 계승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겠지만, 어느 누구도 원 영광만큼의 혜택을 보지 못했던 것이 이번 편의 결과다.

우승자는 우승의 쾌감을 다시 한 번 누릴 기회로써 새로운 시간여행은 기다려진 특집이었을 것이다. 또한, 우승하지 못하고 아깝게 탈락한 이들은 설욕의 기회로 시간여행의 기회는 더없이 자신을 빛낼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새로운 시간과 기회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 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새로 쓰일 수 있는 역사와 사실은 이미 정해진 상태로 바꿀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좀 더 나은 역사를 쓰고 싶고, 그들이라면 더 강한 임팩트의 게임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던 것은 이미 같은 역사를 겪어 본 이들이 이후 벌어질 상황들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움직였기 때문에 싱거울 결과가 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제작진이 만들어 준 큐시트대로 움직였다면 이 결과는 충분히 조작된 역사로 재포장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건 가장 기본적인 포맷만 알려줄 뿐. 상세한 부분을 알려주지 않은 데서 생기는 변수가 결과도 바꾸게 된 것이다.

<런닝맨: 초능력자편>은 첫 게임에서 탈락한 이들이 새로운 룰로 더 큰 벌칙을 받아 그 다음 게임으로 판이 확장되는 구조다. 그와 동시에 기존에 있던 게임조차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새로운 룰이 적용된다. 그 이유는 벌써 역사를 되돌리기 위해 힘쓴 이들이 벌린 결과가 바뀌었기 때문.

시간여행을 통해 바꾸고 싶은 게임 결과는 재 카운팅된 상태에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정한 나비효과로 조금씩 바뀌어 적용돼 원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게 한다.

누구든 우승은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같은 크기의 임팩트를 낼 수 없는 것은 이미 누가 우승을 해도 처음 준 임팩트를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초 게임은 누가 우승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된 것이고, 모든 게 새로운 결과가 나왔던 상황이다. 그러나 그런 게임의 우승자를 바꾸고 싶어 시작된 새로운 역사 창조를 위한 움직임은 이미 그들 모두가 대처 방법을 알기에 결과는 무조건 바뀔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우승자가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우승을 해도 영광스럽지 못한 것과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지 못한 것은 이미 룰을 알기에 빨리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대로 갔기 때문이다. 어떻게 방해를 하는지 알기에 원샷원킬을 할 수 있었던 것이 힘을 빼놓은 원인이다.

게임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에는 너무 빨리 끝나는 모습들에서 힘이 빠져 재미없게 느낀 시청자도 있었을 테지만, 그들이 말하려 한 것은 옛 영광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다는 진지한 접근이 있었기에 그 부분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의미있고 또 다른 접근법에서 웃음까지 웃을 수 있어 특별한 <런닝맨>으로 평가할 만하다.

시간여행이 가능한 세상이 도래한다고 해도 더 나은 시간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린 것이 <런닝맨: 초능력자편>의 메시지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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