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허세 최민수의 불편함. 왜 참아야 하나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12. 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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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타 중 잠시 포장된 이미지로 좋은 이미지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최민수를 예로 보자면, <런닝맨>을 통해서 공포의 추적자로 섰을 때 그의 기존 이미지와 가장 잘 부합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때 포장된 그의 이미지는 강한 이미지가 해가 됐던 것을 가리는 작용을 했다.
최민수는 여러 사건과 논란을 통해 억울한 시간도 가졌다. 그런 논란이 끊이지 않은 원인은 워낙 그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 강해서 분란이 일어날 소지가 많았기에 그랬던 것.
여러 일을 겪으며 최민수는 자신을 누르는 방법을 찾은 것이 세상과의 단절이었다. 그렇게 세상과 멀어졌던 그가 다시 방송계에 등장하고, 억울함도 어느 정도 풀리면서 자연스레 대중의 시선도 조금씩 누그러져 갔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데는 최민수가 세상과 타협을 하는 유연함이 보였기에, 대중은 남은 마초 이미지도 장점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며 그의 외골수적이고 자기 위주의 사고방식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미 포장돼 부드러운 이미지에 섞여 안 보이는 듯했으나, 숨은 센 이미지는 노출되지 않는 드라마 현장이나 음악 활동 등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의 센 이미지를 컨트롤 하지 못해 망한 드라마로는 <칼과 꽃>. 최민수는 <적도의 남자> 김용수 PD와의 호흡에서 주도권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제작발표회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장난으로 보기 힘든 모습이었고, 그가 한 말 중 수시로 튀어나온 말은 ‘또라이’란 말이었다.
분위기상 그 정도로 작품을 잘 만들어 가고, 자신의 작품 세계가 뚜렷하다는 뜻에서 기자들은 PD의 성향이 그러하다 느꼈기에 웃을 수 있었지만, 드라마가 시작한 후 연출 부분에서 최민수의 입김이 들어간 듯한 모습에서는 허세 가득한 연출을 감지할 수 있었다. 감독이 그간 만들어 온 연출 방식과는 사뭇 다른 모습은 ‘이 감독이 왜 이러지?’란 생각을 하게 했다. 유독 최민수 컷에 등장한 영웅캐릭터 묘사, 마치 도인을 보는 듯한 모습은 감독의 연출이라 보기 어렵게 했다.
백번 양보해 그게 온전히 감독의 잘못된 연출이라고 해도 최민수는 음악 활동을 통해 더욱 거만한 자기 세계의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고, 뭔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뮤지션(?)이 되어 가며 속이 거북하게 했다.
‘대중은 뮤지션이라 말하지 않는데, 스스로 뮤지션이라 명함 내미는 류의 스타’로 뽑는다면 아마도 최민수를 뽑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밖에 꼽아 본다면 억울할 수 있지만, 배우 김영호 정도. 이들이 보이는 이미지란 자기 멋이 가득한 음악을 보여준다는 점. 자기 음악에 빠져 온갖 멋은 다 내는데, 그 흥이 전해지지 않는다.
음악은 자기를 표현하는 예술이라지만, 대중의 마음을 너무 생각하지 않는 세계로의 초대는 외면받기 십상인데 바로 최민수와 김영호 등이 이런 음악을 보여준다. 문제는 그 음악이 마치 큰 예술이라는 듯 ‘들어야 한다’는 식이라는 점. 그래서 최민수는 <라디오스타> PD와 작가에게 들어줄 것을 반 강요한 것이다.
‘내가 썼는데!’라는 생각. 14분 정도가 되는 곡을 들어주길 바래 그 자리에서 들려주고, 또 다른 곡을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 <라디오스타> 출연 조건이 자신의 곡 5분 완창일 정도다. 방송에서 보인 그의 노래 부르는 모습은 인트로 때와 본 방 중간 1분 40초였지만, 반강요 자체가 그리 편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출연하며 사전인터뷰를 할 당시, 대뜸 ‘기지배야 지금 당장 작업실로 와’라고 한 말은 당사자인 최민수에겐 아무렇지 않은 농담이겠지만, 그를 대하는 작가나 PD는 공포스러운 경험이었을 것은 분명하다. 한마디에 달려갈 정도였다면, 그 분위기는 의도치 않았다 해도 위력으로서 작용한 것이다.
김구라가 억울한 오해를 받아 비난을 받았다 생각하여, 나오는 대로 말을 해 비프음 처리된 것은 편한 대화라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그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는 불쾌할 수도 있다. 실제 많은 이가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송 중 “나는 지금도 김구라의 불량식품 이미지를 싫어한다. 그런데 그냥 살아온 인생이 아니지 않냐. 어디다 대고 판단질이냐. 짜증 나게”란 말과 그에 이어 “기자간담회 때 기자들이 그런 것을 물어보지 않아, 그런 걸 질문하라 했다. 그랬더니 질문하더라... 그래서 당신들 불량식품 안 먹었어? 불량식품 맛있다 좋아라 해서 먹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안 먹은 척하고 우리가 좋아했으면 좋아한 대로 좋아하면서 욕을 해야지 잣대를 움직여 평가하는 건 듣기 싫다”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은 당당함을 넘어 예의 없는 수준을 보였다. 좋게 듣자면 좋게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가 보여준 행동과 말을 종합해 본 이상 따져본다면 그 말은 자기보다 밑에 있는 사람에게 하대하면서 보이는 명령조로 들리기 때문에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냥 좋아하던 이미지라면 어떤 모습을 보이더라도 그냥 좋아해라’라고 말하는 것과 매한가지인 뜻의 말은 불편함을 주는 이유다. 매사 누군가의 위에서 군림하듯 말하는 투는 최민수에게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의 그에게서는 복귀 때 보이던 유연함이 보이지 않고, 오직 센 척하는 이미지만 보인다. 음악이 그에게 다시 허세의 탈을 씌운 것은 아닐까? 그의 모습은 꽤 거북하고 불편하다. 그나마 의외의 인물인 '슬리피'가 웃기지 않았다면 '라스'는 온통 그의 허세로 도배가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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