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김구라 아슬아슬. 잡아줄 사람이 필요해

근래 김구라의 발언은 아슬아슬할 때가 많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날수록 그 모습은 늘어나고 있고, 그를 잡아주는 이보단 같이 놀자는 식의 MC들이 옆에 있어서인지 그 횟수도 늘고 있다.

예전 김구라가 독설 코드였다고 해도 그것이 과하지 않게 적당했던 것은 그를 잡아주는 이가 있었기 때문인데, 이제 잡아주는 이가 옆에 부족해서인지 그 경계를 모르고 과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존 김구라의 독설은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적당히 공격해 발을 뺄 수 없는 상태로 몰아넣는 방식이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건드리면 옆에서 윤종신이 터뜨리는 방식. 그 후 다시 김구라와 신정환이 물어뜯고, 김구라가 과하다 싶으면 ‘너나 잘하세요’라며 턱을 쥐어 잡는 신정환이 있어 적당히 컨트롤이 됐다.

그렇다고 신정환이 지식 면에서 김구라를 압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김구라가 심하다 싶으면 멈춰 세우는 것이 신정환이었고, 신정환은 김구라를 대신해 적당히 상대를 놀려 먹으며 김구라를 박장대소하게 해 멈춰 세웠다.

<세바퀴>에서 김구라를 멈출 수 있던 것은 지금도 진행하고 있지만, 이휘재가 그런 역할. 김구라 표현대로 이휘재는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스타일의 진행이기에 옆에서 독한 마음 없이는 허수아비가 되기에 십상이다. 그래서 김구라가 그 선을 넘을 기회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허나 현재 김구라는 막아 세울 사람이 그만큼 없다. 그가 진행자로 나서는 <썰전>, <세바퀴>, <라디오스타>, <택시>에 마땅한 인물이 없어서다. 고작 이휘재 정도지만, 그것도 직접적인 저지가 아닌 자신의 진행스타일로 밀고 나가기에 횟수가 줄어드는 것일 뿐이다.

<라디오스타>는 심각한 상황. 윤종신은 이제 김구라가 표현한 대로 장난감 수준의 먹잇감이 됐고, 점잖은 김국진은 누굴 제지하는 성격이 아니기에 김구라는 이제 일방통행을 불사한다.

힘든 경험을 하고 사과하는 코드가 된 김구라는 이제 버릇처럼 ‘미안합니다’와 ‘죄송합니다’를 쓰지만, 그 횟수가 늘어나며 진실성에서 그게 사과하는 모습인지 시청자를 헛갈리게 하고 있다.

이번 <라디오스타: 장난감 중독 특집>에서 케이윌의 장난감을 떨어트리고 처음 미안해하던 모습은 진심이었을 테지만, 무안한 마음에 자꾸 반복하여 딴말을 하고, 오히려 케이윌에 적반하장 버럭 거리는 모습은 안 하느니만 못한 모습이었다. 이 모습을 본 시청자가 거부감을 보이며 일부 비난하는 것은 그 컨셉이 과했기 때문이다.

처음 미안한 마음을 보이고, 이후 한 번 정도야 무안한 마음에 너무 화내지 말라는 투의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재차 반복되는 상황은 당사자야 이해할 수 있지만, 시청자는 ‘저 상황이 너무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한다.

지난 주 <라디오스타: 웃픈남녀 특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최현우의 마술이 트릭이 있을 거라고 과하게 트집을 잡고 방해하는 모습은 지나칠 정도로 막무가내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이번 주에도 재현됐다. 로보틱스 수석연구원 한재권 씨의 시연에 김구라를 비롯한 다른 MC와 게스트 이봉원까지 작은 실수에도 야유(장난 섞인)를 하는 모습은, 그런 모습이 연결되니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기존 방송과 현 방송에서 김구라의 막무가내 진행의 차이는 분명 커지고 있는 상태다. 뭔가 독하게 차별점을 가지려고 변화를 주는 것 같긴 하지만, 그것을 적당하게 해 줄 인물이 없다는 점은 매우 아쉬움 점이라 할 수 있다.

김구라의 진행 스타일이 적당하기 위해선 주워 먹는 윤종신 스타일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멈춰 서게 하는 신정환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신정환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이 없다. 그만큼 신정환은 김구라에게 있어, 시청자에게 있어 필요한 사람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나날이 아는 척하는 스타일로 막무가내 진행을 일삼는 김구라를, 고삐 대신 턱을 잡아서라도 멈춰 세워 재미를 줄 사람은 신정환밖에 없어 보인다. 그래서 더욱 그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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