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과 SBS예능 망하게 한 ‘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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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이 고꾸라진 대표적인 이유는 <맨발의 친구들>(이하 ‘맨친’) 등장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모든 것이 어긋났다고 이야기해도 할 말 없는 상태. 그중 피해가 가장 심각한 프로그램은 SBS의 대표 예능인 <런닝맨>이다.

<런닝맨>은 프로그램 시작 당시 기울어진 <패떴2>의 시청률을 받아 3~5%의 굴욕을 맛봤으나, 이후 15~20%의 시청률을 찍었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지금은 평균 10~15% 사이. 약 5~7% 사이의 시청률 손해를 보고 있다.

그렇다고 <런닝맨>이 재미없어져서 시청률이 떨어진 것이 아니다. 시청률이 하락한 이유는 ‘맨친’의 역할이 가장 커서이다. 1부 프로그램에서 시청률을 까먹고 있는 것은, 2부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K팝스타>나 <정글의 법칙>이 <런닝맨> 앞에 편성됐을 때 시청률은 변함없이 우수한 편이었고, 이후 ‘맨친’이 등장하자 시청률은 확연히 떨어졌다. 경쟁 프로그램이 확실히 제 색깔을 갖추고 나온 이유도 있겠지만, 시청률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맨친’이란 존재다.


통합 시청률에서 10%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항상 10~15% 사이를 오가는 <런닝맨>은 확실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매번 통합시청률에선 ‘일밤’에 뒤처진다.

‘맨친’이 없었다면 경쟁할 만한 콘텐츠임이 분명한 <K팝스타>나 <정글의 법칙>은 강호동이란 거품 낀 이름과 ‘맨친’으로 인해 자신의 자리를 찾아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이 바닥을 드러내도 여전히 SM이란 거대한 파산왕국의 자본 줄이 필요해서인지 보이지 않는 커넥션이 있어서인지 쉽사리 폐지 결정을 하지 못했다.

MBC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가 히트를 치는 것은 콘텐츠가 우수한 것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맨발의 친구들>의 콘텐츠가 우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은 볼거리라도 있었다면 이탈하지 않았을 충성도 있는 시청자가 참다못해 채널을 이탈한 것은 2부 프로그램에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약체였던 KBS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최고의 화제 인물인 추사랑을 인기의 전면에 배치한 것은 앞으로 더한 누수를 예상케 한다.

<맨발의 친구들>은 시청자의 수준을 무척이나 얕본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저 그들끼리 만들어 놓은 거짓 1급 스타가 시청률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망상에 휩싸여 라인업을 구축하고, 변함없는 패턴의 예능 공식으로 시청자를 웃길 수 있을 것이란 믿음에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질질 끌기만 하고 있다.

강호동이란 이름이 시청률을 보장할 거라는 망상. 한류를 사랑하는 팬이 <런닝맨>식 K-Culture라면 사족을 못 쓸 거라는 망상에 그들은 베트남을 향해 갔고, 되지도 않는 한국어와 고성을 남발했으며 <1박2일>, <패밀리가 떴다>의 연출력과 진행을 보여 비난을 자초했다. 그것이 강호동의 장기고, 그것이 연출진의 장기였으나 시대는 그 패턴을 거부한다. 왜냐하면, 시청자도 눈과 귀, 머리가 있으니 콘텐츠의 질적 판단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거부하는데도 들이미는 형태가 바로 ‘맨친’이다.


시청자가 그런 판단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허상의 거품이 빠지는 시간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대는 변했는데 과거 진부한 예능 패턴만을 들이미는 방송사에 등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

게임이라는 명확한 컨셉이 있는 <런닝맨>의 매력을 느끼는 시청자의 입맛. 순수창작은 아니지만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라는 관찰형 예능의 매력을 느끼는 시청자의 입맛을 졸속 기획인 ‘맨친’으로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맨발의 친구들>의 수는 너무도 뻔한 것이 패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강호동이면 될 거라는 생각. 그리고 그의 라인을 이용하면 될 거라는 생각. 그러나 시작 이후 제대로 된 컨셉은 찾아보기 힘들다. 매번 바뀌는 컨셉은 그저 ‘따라하기식 예능’의 모습뿐. 누가 성공하거나 성공할 것 같은 콘텐츠가 보이면 우선 파고드는 게 그들의 기획력이니 시청자를 불러들일 수 없다.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언론의 조언은 귀 막은 그들에겐 그저 귀찮은 소음 정도로 여겨졌을 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무엇 하나 바뀌지 않은 그들이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하는 대로, 캐스팅하는 대로 보고 그저 웃으면 돼’라는 식의 배짱 투구는 시청자의 외면을 불러온 이유다. SM에게 내 준 ‘일요일이 좋다’ 1부가 전체 SBS 예능을 위기로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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