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추억-재미-공감 삼박자 맞아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10. 2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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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에 이은 <응답하라 1994>의 매력은 여전했다. 두 드라마의 특징이라면 ‘추억-웃음-공감’이라는 삼박자가 맞아 들어가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마력을 지녔다는 점일 게다. 이 삼박자는 곧 시청자에겐 전 세대를 아울러 공감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응답하라 1994>는 복고드라마로 폭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매력을 갖추고 있다. 바로 1994년을 살아온 3,40대 층을 비롯해 그 윗세대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고, 그 시대 문화를 되짚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살아온 기성세대들은 다시 옛 추억을 생각하며 ‘우리 그때 참 즐거웠지’와 ‘우리 그때 참 어려웠어’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과 눈물로 그 시절을 그리고는 한다.
1994년은 문화혁명이라 불릴 만큼 대한민국의 문화는 대혁명기였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서태지와 아이들’은 대중가요 문화를 단계로 구분 짓지 못할 만큼 바꿔 놓았고, 스포츠 또한 대중이 즐기는 시기로 접어든 때가 바로 그때였다.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은 정적인 대한민국 가요계를 뒤집어 놓았던 전설의 그룹이었다. 온갖 구습에 물든 가요계를 정리하는 그들의 등장은 속박된 마음을 자유로 물들게 했고, 대중가요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전체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게 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하기 전 대한민국 대중문화가 포크와 발라드가 대표하는 문화였다면, 그들의 등장으로 모든 문화가 고루 사랑받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들이 한 댄스와 록 장르의 음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다룬 ‘빠순이 문화’ 또한 이때 본격적으로 태동한 것이다.
‘빠순이’ 문화의 시작이 된 ‘서태지와 아이들’은 그래서 <응답하라 1994>의 요체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당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한 대학농구와 프로농구의 인기는 만화 <슬램덩크>와 드라마 <마지막 승부>와의 연결로 선수 한 명 한 명이 모두 만화의 주인공, 드라마 주인공이 되어 인기를 얻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농구 꽃미남파들의 대거 등장은 문화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세대들에겐 별과도 같은 존재였다.
대한민국 농구 역사상 가장 화려한 때였던 그 시기는, 연세대와 고려대. 그리고 중앙대 등의 대학농구 실력파들이 즐비했고, 이들은 자연스레 프로농구와 연결되어 스포츠 선수는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어 오빠부대를 탄생시켰다.
<응답하라 1994>에서 다루고 있는 그 시대의 추억거리 또한 ‘서태지와 아이들’, ‘대학농구’의 이야기이며, ‘팔도 청춘’들의 이야기다. 시대를 대표한 문화를 즐기던 그 시대 청춘들의 이야기는 시청자에게 있어서 그 자신이 될 수 있고, 시청자 부모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어 반가움일 수밖에 없다.
1994년 문화혁명기를 겪은 지금의 3,40대들은 추억을 생각하며 이 드라마에 빠져들 수밖에 없고, 주 문화소비층이 아니었지만, 유년기와 소년기를 지나온 주변 세대들은 그 시대가 그랬구나! 라고 생각하며 어렴풋이 기억의 파편을 맞추어 즐길 수 있는 것이 <응답하라 1994>의 이야기이다.
<응답하라 1994>가 웃음을 줄 수 있는 것은 그 시대에 유행한 이야기들이 지금 유행하는 이야기들과 궤를 같이하는 웃음이 있기 때문이다.
첫 화 ‘서울사람’은 시골 촌놈 삼천포(김성균)가 난생처음 겪는 각박한 서울의 모습이 우리들 추억 속 그 모습과 같아서 웃음과 동시에 아련함을 준다. 모든 것이 잘 풀릴 것 같지만, ‘눈 뜨고 코 베이는 서울’을 겪는 삼천포의 이야기는 코가 시큰거리는 마음을 갖게 한다. 지하철 환승을 못 해 버벅이는 모습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현 현대백화점) 출구를 못 찾아 무한 헤매는 모습에는 폭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게 했다. 결국, 출구에서 독수리다방을 못 찾아 고생한 후 택시를 탔지만, 사기꾼 택시기사에 걸리는 모습은 시청자를 애잔하게 했다.
삼천포가 겪는 실수는 그 시절 촌놈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이야기였다. 게다가 말머리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길치 끼가 있는 삼천포의 이야기는 지금 세대들에서도 찾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에 묘한 공감을 주며 웃을 수 있게 했다.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해태의 타고난 깐족거림은 조윤진 역의 도희를 들었다 놨다 하며 웃음을 준다. 만화 <슬램덩크> 캐릭터인 정대만으로 표현된 도희는 의욕상실 캐릭터로 그저 좋아하는 것은 서태지이다. 늘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덮고 다니는 게 마땅치 않아 밥상머리에서는 얼굴 좀 보자는 말에 자리를 피하지만, 해태의 깐족 공격인 ‘아~ 야~ 니 다시 농구하고 싶어 그냐’란 말은 배를 잡게 하는 웃음으로 자리했다.
열혈 서태지 팬인 도희는 성나정(고아라)이 찍어 온 사진에 농구선수 이상민이 아닌 전두환이 찍힌 것에 분노 폭발해, 쏟아내는 욕지거리 한 판은 시청자를 포복절도케 하는 명장면으로 남았다.
또한, <응답하라 1994>의 최고 매력 캐릭터인 지질한 오빠의 모습을 대표하는 정우의 쓰레기 역은 앞으로 몰입도 최고의 재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응답하라 1994>는 ‘추억-재미-공감’의 삼박자를 맞춰 시청자 앞에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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