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투’ 김다현과 박준규 산소호흡기는 유재석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10. 1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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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의 공식 산소호흡기 유재석은 게스트뿐만 아니라 같은 MC에게도 때로는 산소호흡기가 되어준다. 기존 ‘유재석 산소호흡기’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던 환자는 박명수. 그러나 그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아야 할 이는 뭐니 뭐니 해도 예능이 생소한 게스트.
이번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의 배우 4인방 류수영, 박준규, 김다현, 김지우는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고른 웃음과 함께 효과적으로 뮤지컬을 알릴 수 있었고, 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 유재석은 역시 명불허전의 인물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했다.
이 중 박준규와 본명이 어남선인 류수영은 예능의 맛을 조금 본 축에 속하기에 분위기에 무척이나 잘 녹아드는 면을 보였다. 하나를 던지면 최소한 하나는 나오는 그들인데, 하나를 던져주면 셋과 넷의 이야기와 행동이 나오는 터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특히 존박과 출연해 자신은 준박이라고 하며 웃음을 준 박준규는 이번 편에서 또 다른 별명인 ‘뻥규’의 모습으로 아낌없는 웃음을 줬다. 그러나 박준규도 자신에게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는 상황에선 지루함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고, 그 장면을 놓치지 않는 유재석의 능숙한 관찰력은 분위기 내려앉을 수 있던 박준규를 띄우는 역할을 단단히 했다.
유재석은 박준규가 류수영의 길어지는 말에 몰입을 못 하고 방황하는 것을 빨리 알아채고, 류수영의 말을 잇는 것처럼 하다가 방심한 박준규를 쿡~ 찌르고 들어가 놀라게 한 모습은 배려의 차원에서 놀랄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다. 박준규는 워낙 능숙한 반 예능인이기에 상황을 이어받아 웃음을 선사했다. 만약 유재석이 이 부분에서 박준규를 방치했다면 ‘해투’ 전체 분량 중 상당 부분이 류수영에게 몰렸을 수도 있다.
이후 유재석은 분량 조절을 해가는 주도적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준규가 먼저 배려를 받았다면, 이후 배려를 받은 것은 예능 초짜인 김다현. 워낙 예능인이 아니기에 큰 부담은 없어도 되지만, 김다현이 웃음을 능숙히 줄 수 있었던 것은 유재석이 웃음 줄 부분 틀을 짜줬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김다현이 그룹 ‘야다’ 출신임을 알리고 노래를 불러 달라고 주문을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노래를 따라 해 김다현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는 그가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인재임을 알리는 틀을 짜는 모습을 보인다.
김다현은 뮤지컬 외에도 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역할을 소화했지만, 대중적으로 인지도와 저명도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사실 암담한 상황일 수 있다. 누구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을 특징 잡기란 어려운 것이 있는데,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게 ‘야다’ 출신임을 알리고, 이어 노래를 시작해 알린 것은 설령 그를 모르는 이들이라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게다가 김다현의 방송 분량 중 재미 주는 분량을 만드는 유재석의 노련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의 명불허전 실력이었다. 그의 특기인 특징 잡아 시키기가 발동한 것.
유재석은 김다현이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십분 활용. ‘드라마 vs 뮤지컬’ 차이점을 연기로 보여달라 꾸준히 주문해 큰 웃음을 만들어 냈다.
‘드라마에서 웃는 것과 뮤지컬에서 웃는 차이를 보여달라’, ‘드라마에서 놀라는 것과 뮤지컬에서 놀라는 것의 차이를 보여달라’ 등의 주문은 김다현이 보여줄 수 있는 맞춤형 웃음 소재였다. 뮤지컬 배우에게 뮤지컬 소재의 개그를 보일 수 있게 하는 재주가 어디 쉽겠는가! 그러나 유재석은 그 차이를 명확히 인식시킬 수 있게 지속적인 주문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분량을 제일 못 뽑아낼 인물이었을 수도 있었지만, 유재석은 자신의 특기인 뽑아먹기 스킬을 발동시켜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또 류수영에게는 취미를 캐고 캐서 뺨펜싱을 할 수 있게 했고, 이어 류수영이 펜싱 칼의 가격을 마치 장사꾼이 된 듯 ‘18만 원’을 외치는 모습은 포복절도케 했다.
전체적 방송 분량에서 예능감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유재석은 잘 분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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