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신스틸러 길랑우탄과 노토르. 그리고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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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한때 <무한도전>에 해만 된다고 했던 이들은 요즘 길의 활약을 보면서 무척이나 자신의 말을 주워담고 싶을 것이다. 확실히 웃긴대 안 웃기다고 최면까지 걸면서 안 웃을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 정도로 길은 <무한도전>에서 자신의 영역을 명확히 구축해 내고 있다.

길이 <무한도전>에서 구축한 이미지는 대중이 바라보는 자신의 위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컨셉이다. 카메오로 보면 카메오인 것이고, 안 웃기다 생각하면 그냥 안 웃긴 그대로의 이미지를 가져간다. 무식하면 무식한 대로, 논란에 연루되면 논란을 일으킨 사람으로서 말이다. 굳이 억울한 면이 있어도 허허실실 웃고 지나가는 길은 시간이 갈수록 한결같음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길이 안 웃긴 것이 아니다. 때론 상황에 안 맞는 과장된 말을 하지만, 그 과장되고 무식한 말은 수가 맞지 않아 한 번 웃고 지나가기에 적당하다. 또 그 말이 다른 웃긴 말에 양념으로 묻다 보니 충분한 재미를 주고는 한다.

이번 ‘소문난 칠공주’ 편에서 정준하의 입 주위에 백태가 낀 것을 보고 ‘황태’가 끼었다! 라고 표현한 것은 예전 기준으로 봤을 때 참 웃기지 않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예전과 달리 웃겼다고 느껴진 것은 이 애드리브 전과 후에 그가 충분히 웃긴 예능인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요즘 길의 개그는 ‘무심타법’처럼 그냥 툭 치는 말이 제법 큰 웃음을 준다. ‘무덤 속 안데르센이 대노할 원작 명예훼손용 몸뚱이’로 표현된 저질 외모 몸뚱이의 길에게 하하는 ‘아빠가 광어야? 엄마가 광어야?’라며 놀림을 당한다. 이에 길은 “(왜 그래) 우리 아빠 용왕이거든!”이라며 새초롬하게 답하는 장면은 절로 웃음이 나오게 한 장면이 된다.


인어공주 원작에서 거품이 되고 마는 결말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길도 인기가 있어 거품이 되고 마는 것은 아닌가! 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박명수는 길이 인기가 있으니 그 거품이 사그라지면 같은 결말이 될 것이란 반응을 보이자, 길은 “(에이) 인기가 있어야 거품이지”란 반응을 보여 폭소를 유발한다.

길이 시청자를 포복절도하게 한 결정적인 장면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못 생긴 모습을 보이는 장면에서였다. 클로즈업된 장면을 한 사람씩 보여주는 장면에서 마지막 보인 길의 오랑우탄 뺨치는 싱크로율은 단연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 낸 장면이 됐다.

길이 포복절도할 웃음을 준 장면에서 자막은 거드는 역할. ‘이 구역의 공주는 나다’란 자막과 ‘나는 인간 이길 거부한다’의 자막은 절로 폭소를 유발했다.

어설피 던지는 무식한 듯한 표현의 애드리브에 가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만큼 자학하는 길의 애드리브는 물이 오른 모습이다. 박명수가 뭘 좀 안다는 식으로 치고 들어오면 어김없이 던지는 길의 ‘무심타법’ 애드리브는 박명수를 좌절시키고는 한다. 무엇보다 길은 멤버들이 자신에게 던지는 애드리브 멘트를 이제 제법 잘 쳐낸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에서 안전보험 같은 인물이다. 언제나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 주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언제든 에너지를 다해 몸을 내 던진다. 거기에 멘털은 항상 초긍정 상태. 보는 사람마저 긍정의 마음을 갖게 한다.

<무한도전> 전체를 이끌어 가는 가장 중요한 멤버 중 한 명이 바로 노홍철. 그는 사기의 신으로, 짜증을 내어서 무얼 하나! 의 노긍정 선생으로 활약을 보였다. 이제 천둥의 신 토르와 슈퍼 싱크로율을 보이며 <무한도전>의 에너지가 되어주고 있다.


노토르 홍철은 ‘소문난 칠공주’ 편에서 털 나는 마법에 걸린 잠자는 숲 속의 공주로 큰 웃음을 줬다. 금세라도 터질 듯한 슈퍼 에너지로 기분을 업 시키는 홍철은 ‘사기의 신’ 답게 남들 다하는 러닝머신 걷기를 능숙하게 사기성으로 피해 걸어 웃음을 줬다.

하지만 사기 친 행동을 들키고 곧바로 다시 시도해 능숙하게 어려운 게임을 해결하는 홍철은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노홍철은 멤버들의 가교 역할을 유재석과 훌륭히 해냈다. 노홍철은 멤버들이 등장할 때, 말을 이어가야 할 때, 멤버와 멤버가 서로 말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할 때, 상황과 상황이 이어져야 할 때. 어김없이 나섰다.

이번 <무한도전>은 사회적으로 보인 안 좋은 모습들을 여지없이 패러디를 통해 꼬집었다. 레드카펫에서 사고인 척하며 고의로 노출한 모 여배우에 대한 경고와 아내끼리 정보를 나누며 안 나눠도 될 정보까지 나누고 욕심내는 것에 대한 경고. 고고한 척, 있는 척하는 허영에 찌든 여성의 모습은 루왁커피와 냉면 비교 미각 테스트로 정신차리라 경고를 하는 듯했다.

<무한도전: 소문난 칠공주 편>은 여성들이 보이는 허영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가득했다. ‘교양이고 품위고, 즐겁게 놀았으면 된 거지 뭐’ 의 메시지는 ‘내실 있는 여성으로 살면 되지 뭐!’ 라는 말로 들렸다.

많은 여성이 현실에서 동화 속 공주님처럼 되려 하지만, 현실은 ‘무도’ 멤버들이 코스프레한 못난이 공주님들 모습밖에 될 수 없다는 메시지는 가혹하나 현실적인 메시지였다. 마녀의 저주를 받아 못난이 공주가 된 것이 아니라, 원래 못난이 공주였다는 슬픈 동화는 잔혹 동화로 끝날 수밖에 없는 시작의 동화였다. 자기 위치에서 큰 욕심 내지 않을 때 행복할 수 있다고 하는 ‘무도’의 메시지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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