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박휘순과 손동운의 상반된 존재감 알리기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7. 2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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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 짐승돌 vs 짐승들 특집>에는 비스트 ‘이기광, 양요섭, 손동운’이 짐승돌로, ‘류담, 박휘순, 노우진’이 짐승들로 출연했다. 이들의 존재감에서는 당연히 비스트가 압도적이나 그 존재감이란 특수성이 있기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
허나 굳이 비교하려 한다면 따로 떼어놓고 비교하는 법이 있다. 짐승돌(아이돌팀) 비스트를 따로 떼어 생각하면 그 중 존재감이 약한 이는 손동운. 이기광의 절대적인 존재감에 양요섭의 인기는 손동운이 따라가기는 어려운 일. 그러나 손동운은 도끼병에 있어서는 이들을 넘어서는 듯하다. 바로 이게 손동운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방법.
짐승들로 나온 개그맨팀은 사실 존재감에서 다 비슷비슷하지만 역시나 자리 배치를 한 것처럼 류담, 박휘순, 노우진의 순이 현재 존재감의 순위일 것이다. 이들이 존재감을 알리는 방법은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이란 것. 하지만 박휘순은 이번 <해피투게더>에서 모든 것을 다 털어 냈다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냈다.
그렇다면 짐승돌팀 비스트의 손동운과 짐승들팀 박휘순은 어떻게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얼마나 효과적이었을까?
먼저 비스트의 손동운은 노력은 했지만, 효과 면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특화된 컨셉이라고 쓴 것이 도끼병이었다는 것이 효과적이지 못한 것. 도끼병 컨셉은 잘 써야 본전인 컨셉이다. 선을 넘으면 보기가 싫은 컨셉으로, 손동운은 자신이 ‘잘 생겼다’, ‘잘난 곳에서 태어났다’ 식으로 자신을 알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의 팬이라면 사실 이런 문제는 애교로 봐줄 수 있고, 일반 대중들도 어느 정도 애교로 봐주거나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효과적이지 못한 것만은 분명해 그는 ‘해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저 도끼병 환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굴욕적인 존재감 정도만을 얻었을 뿐. 그렇다고 비호감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와 반대로 박휘순은 스스로 자신의 굴욕적인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잘났다고 하는 것이 아닌, 못나서 더 친근하지 않느냐는 듯한 내려놓기식 토크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박휘순이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을 때, 그의 이미지를 생각하고 상상하며 웃을 수 있었던 것은 굴욕적인 이야기지만, 또 그를 보면 충분히 이해 갈 모습들을 상상할 수 있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오히려 저래서 개그맨이 됐구나! 싶을 정도로 그는 분위기를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유연함을 보였다. 같이 초대된 비스트 이기광과 양요섭은 복근이 찢어져라 웃을 수 있었고, 다른 이들도 포복절도하게 했다.
박휘순의 웃음 코드는 굴욕적 자학개그 스타일. 성형 견적을 뽑았더니 2,800만 원이라는 사실로 천생 개그맨일 수밖에 없는 저주받은 이목구비를 가졌다는 자학개그. 자탄풍(자전거를 타고 풍을 예방한다) 개그맨 회원 중 한 명이라는 것. 여자친구는 돼지 껍질을 먹으면 만나는 소탈한 관계이나 3년을 스킨십이 없이 지냈던 사이라는 것은 충격적 웃음을 주기도 했다.
또한, 사귀는 도중 유학을 간다는 옛 다른 여친이 일주일 후 이태원에서 케밥을 먹고 있었다는 사실은 폭소를 유발했다. 노숙자에게 이유 없이 얻어맞은 일. 고등학교 시절 패싸움을 하는 과정 중 얼굴이 심하게 맞은 듯 보여 상대에게 안 맞은 일. 개그맨 시험 볼 때 그저 눈이 간지러워 부비적 거린 것이 합격이었다는 복 받은 못난 얼굴 이야기 등은 모두 자학개그에 해당하는 것이었고, 큰 웃음을 줬다.
박휘순의 존재감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자리에서 줄 수 있는 웃음이었다는 것이 주효했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 그대로를 알렸다는 것은, 특별히 더 큰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에 부담 없이 동조하며 웃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손동운은 자신의 존재감 알리기에 실패했다. 실패한 원인은 자신이 대중에게 어떻게 호감 이미지를 얻어낼 것인지에 대한 전략세우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팬을 움직이려는 강한 자기 자신감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많은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려는 것이었다면 이번 도끼병 컨셉의 잘난 이미지는 크게 도움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잘난 척하는 컨셉은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진 상태에서 애교로 하는 수준이어야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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