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난감 섭외 초난감 명수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7. 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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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은 엎친 데 덮친 격. 어려움에 어려운 일이 더해진다는 것으로 <해피투게더>는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모습이었다. 유재석과 박미선, 허경환이 그나마 간신히 균형을 맞추고 있는데, 박명수는 판을 뒤엎는 캐릭터로 이번 회에도 여지없이 난장판을 만들었다. 게다가 초대 게스트까지 웃음과는 먼 이들이었다면 딱 설상가상의 모습.
게스트로 등장한 유상철과 이운재, 한준희 위원은 축구선수와 해설위원으로 웃음과는 먼 이들이었다.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음이 쏙 빠진다는 것은 심각한 일인데, 이 웃기지 않은 이들을 받쳐줄 이라고는 현재 유재석밖에 없는 것은 참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박미선과 허경환이 도와주는 것은 크지 않지만, 양념 정도의 역할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해피투게더>에서 박미선은 하기 쉽지 않은 독설과 직언을 통해 일침을 날리는 캐릭터다. 허경환은 게스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자신의 경험담이나 공감될 사례를 섞어가며 게스트를 빛내는 역할은 비교적 성공적이다.
유재석은 게스트가 나오면 그 게스트에 관해서 철저히 조사해 한치 소홀함이 없다. 그래서 게스트가 자신을 알아주는 유재석에게 대부분 말을 털어놓게 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번 출연한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에게도 역시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이 유재석이었다.
한준희 해설위원에게 질문하는 유재석과 박명수의 질문은 차원이 달랐다. 유재석은 정확한 질문을 통해 토크를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면, 박명수는 게스트가 한 말을 얼토당토않게 받아 끊는 역할을 했다.
박명수가 <해피투게더>에서 자신의 캐릭터라 주장하며 보여주는 것이란 ‘썩은 질문’과 ‘맥 끊기 질문’이 주이며, 이제는 무리한 진행까지 하는 모습을 보인다. 종종 그가 하는 말이 있다. ‘이게 내 캐릭터라고!’ '먹고는 살아야 되지 않냐고!'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캐릭터는 정말 쓸모없을 때가 대부분이다.
축구에서 승부차기하는 상황이 생길 때 골키퍼로서 키커에게 ‘메롱 하며 놀린 적 없느냐’란 질문, ‘실축한 선수가 회식은 쏘느냐’는 질문, 1970년 무렵에도 중요한 경기에서 실축한 선수가 스트레스로 이민을 갔다는 한 위원의 말에 ‘그 상대방 나라로요?’라는 허망한 질문은 유치원생도 하지 않을 법한 수준 이하의 질 떨어지는 황당한 멘트였다.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의 이운재가 은퇴해 지도자 라이선스를 따야 하는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골키퍼인데 왜 그걸 따야 되느냐?”는 질문은 황당함을 넘어선 것이었다.
이 말에 유재석은 이런 말을 했다. “운전을 잘하는데 뭐 하러 면허증을 따요?” 라고 말이다. 초난감한 상황에서 아주 정확한 예를 든 것으로, 이 말에 야간매점 녹화에 임한 이들은 폭소했지만, 박명수는 발끈해 하며 “혼자 해! 기분 나쁘면 혼자 해~”라는 이어지는 말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시추에이션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는 아예 이 캐릭터를 밀고 나갈 기세로 보인다. 안 되면 그것을 캐릭터로 밀자고 하는 의도일 수 있지만, 박명수에게 있어 이 캐릭터는 단 한 가지도 좋게 작용할 수 없다.
또 하나 이번 <해피투게더>에서 나타난 현상은 유재석이 전체 진행을 맡고 다른 이들도 존재감을 살리고자, 동료 진행자로 던지는 진행 질문 멘트 나누기는 새로운 시도였지만, 어지럽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 중 박명수가 한준희 해설위원에게 초반 질문을 던지는 모습은 갈길 모르고 헤매는 생초짜 MC를 보는 듯 느껴지게 했다. 선수들의 실제 몸 컨디션이 좋음에도 무거워 보인다고 하는 해설위원들이 있는 거 같은데, 무슨 근거로 해설하는 거냐? 는 대목에서 우물쭈물하는 모습으로 상대가 무척이나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다.
또 이 말을 할 때 상대방은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 혼자 그 질문이 웃기다 생각하여 웃으면서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고 질문하는 모습은 인터뷰어의 기본이 안 된 모습이어서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이가 자신이 질문받은 내용을 알아야 하는데, 인터뷰어만 아는 질문인 셈이니 인터뷰이도 어이가 없고, 그를 지켜보는 시청자도 어이없을 수밖에 없었다.
예능에서 웃음을 주지 못하는 게스트를 초대한 섭외도 문제지만, 그래도 최대한 웃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는 유재석과 박미선, 허경환, 신봉선의 노력은 박명수의 수많은 무리수로 수포로 돌아갔다. 또한, 같이 초대된 양상국과 김지호 또한 개그맨으로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해피투게더3>의 현 위기는 홀로 뛰는 유재석만 있어서다. 그와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진영을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때다. 히딩크의 자율적이고 스파르타식 교육이 대한민국 축구팀을 강하게 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단체합숙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유재석의 말은 그저 농담으로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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