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공연 돌발중단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09. 5.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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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하늘이 자신이 속해 있는 팀인 DJ DOC와 함께 23일 오후에 잠실 올림픽 공원 올림픽 홀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비보이 축제 'CYON 비보이 챕피언십 2009'행사에서 공연 도중 계약이 된 세 곡을 부르려고 하다가 두 번째 곡을 마친 상황에서 돌발적으로.. '아무래도 오늘은 도저히 못 놀아 드리겠다. 다음에 다시 놀아드리겠다'며 말한 후 마이크를 내려놓고 퇴장을 해 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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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유는 관계자가 밝히기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소식을 듣고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도저히 웃고, 떠들고, 즐기는 공연을 할 수 없어서 인 것 같다고 밝혔다고 한다.
평소 돌발 행동을 자주 하기는 하지만 요즘 이하늘은 생각하는 가수와 예능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은근히 기억되고 있기도 하다. 그는 DJ DOC 공연이나 노랫말 중에도 반항적인 가사를 많이 쓰고 불렀다. 그 사회의 모순된 점이 있으면 여지없이 써서 노래로 표현하며 잘근잘근 씹어 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연 도중에 이 기분에서는 공연을 더 못하겠다고 하며 나간 것이다. 어느 한 쪽의 입장을 보면 계약을 불이행 한 것 일지도 모르지만 다른 한 쪽 에서는 칭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가 나오며 댓글에는 이하늘을 칭찬하는 글 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참 솔직한 행동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행동이 좋아 보이는 데는 여러 가지가 있는 듯하다. 며칠 전 가수 이소라의 프로 정신이 빛난 행동이 감동을 주었던 적이 있다. 자신의 감성 가득한 담긴 공연을 최선을 다하지 못함에 죄송스럽다고 공연 이후 입장료를 전부 물어준 적이 있다. 이건 자신이 가수로서의 가지는 자부심과 프로 정신에 입각해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기에 한 없이 부끄럽다고 생각해 다음에 더 멋진 공연을 위해 큰 결심을 하고 자신의 모자랐던 공연 입장료를 물어 준 것이다. 금액으로 봐도 엄청난 액수였다. 돈이 자신의 자부심과 자존심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공연이었고.. 가수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멋진 선례로 남을 것이다.
이하늘의 음악은 힙합이다. 힙합 공연은 말 그대로 즐기는 공연이다. 즐기는 공연이 한 사람만 즐거우면 그것은 벌써 의미 하나를 버리고 시작하는 공연인 셈이다. 그러나 이하늘은 자신도 즐거워야 더 잘 놀 수 있고, 자신이 흥이 나야 뛸 수 있는 마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나보다. 그의 정치 성향은 뚜렷하게 없다고 본다. 하지만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점의 세태에서 비판 정신으로 그려온 가사에 이왕 깔 거 신나게 까고, 이왕 놀 것 신나게 놀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의 음악에는 힙합 나름의 정신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색깔을 항상 넣어 보여준다는 것이다.
DJ doc by hihoon |
자신이 가지는 올 곧은 생각이 있다면 굽히지 않는 멋진 모습도 보여준다. 자신이 어떤 정치적 상황에서도 깔 것은 항상 멋지게 까주신다. 화통하게 말이다. 그래서 미움도 받는다. 꼭 그런 이유는 아니겠지만 이하늘도 명랑히어로에서 김성주와 함께 끝나기 전에 미리 짤린 사태가 있었다. 시기의 문제에서 차이가 약간 있긴 했지만 그가 늘 서슴없이 주장해 오던 것들에 미움을 사서 그런 것 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적잖이 있다.
하지만 마음에서 시키지 않는 것은 상쾌하게 못하는 것이다. 현실과 타협하다 보면 당연히 자신의 감정을 눌러야 하니 가사도 제대로 써지지도 않고, 그 감정을 못 싫으니 당연히 노래도 하기 싫어진다. 정말 자신이 잘 할 수 있을 때, 자신이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정 멋진 것이다. 비록 한 두곡 못 듣는다고 해서 팬들은 그에게 돌을 못 던진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돌을 던질 수 있지만 알게 된다면 미안해 질 것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모든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한 이틀 정도 유독 네티즌들에게 코 끼어 돌아가는 미디어의 방향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다. 이하늘은 자신이 공연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을 반 이해를 시키고 마무리 한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슬픔을 일반 팬 들이나 타인에게 돌리지는 않았다. 알아서 감정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은 같이하고, 그것을 안 느껴도 될 사람은 공연을 즐기는 차원에서 아주 멋지게 마무리를 한 것이다.
그런데 희한한 현상 하나가 있는 것이 문화적인 보수주의에서 못 벗어난 듯한 게시판이나 인터넷의 움직임은 솔직히 보기 안 좋았다. 왜 남에게 슬픔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하셔서 온 국민이 잠시 슬픔에 잠겼다고 해도 예능 방송을 하지 말아야 한다느니.. 방송을 하면 떼거리로 몰려들어 욕을 퍼 붙지를 않나 그런 모습은 아니다 라고 하고 싶다. 이는 극소수 나라 빼고는 일반화 된 룰이다. 대통령이 돌아가셨어도 예능을 빼라 .. 방송하면 죽일 방송국이다~~ 고래고래 소리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유독 한국이 이런 보수주의에서 못 벗어나는 것 같다. 이미 사회는 발전하고 있는데 문화적인 보수성은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 아니 예전보다 요즘 세대가 인터넷이란 무기를 가지고 더욱 심화 되는 것 같다.
어떤 것도 나 자신의 입장에서 타인에게 강요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같이 슬퍼해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 슬퍼하는 시간의 문제일 뿐인데.. 구지 자신이 슬퍼해야 하는 시간에 남들이 웃는 것을 뭐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한국 문화만의 정서가 있다고 해도 시대는 변해서 같은 정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택권이란 것은 인격체 마다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방송을 볼 수 있게 하고, 또 그렇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주제에 맞는 스포츠 - 예능 - 드라마를 골라 볼 수 있는 것은 인정해 줘야 한다.
이하늘이 멋져 보이는 것 중 에서도 이런 점이다. 공연을 정상적으로 마무리 못하는 상황에서 만약 '나 지금 서거 하신 분을 생각해서 못하겠으니 너희들도 그만 봐', '너희들 지금 여기서 웃고 떠들 시간이니? 집에서 묵념하고 슬퍼해~' 이렇게 얘기했다면 지지리도 못난 일이었겠지만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최대한 안 보여준 것으로 그 멋짐을 보여준 것이라 본다. 남들 즐거운데 나 하나가 기분이 안 좋다고 분위기 흐려놓고 나가는 것이 아니고.. 말 한 마디라도 따뜻하게 '다음에 더 열심히 놀자'라고 하는 말은 정말 칭찬 칭찬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 날.. 자신의 감정을 너무도 멋지게 표현하고 무대도 멋지게 마무리 한 용기와 행동에 박수쳐주고 싶다. 예전에도 힙합을 하는 팀 분위기도 있었지만.. 농담조로 건넨 얘기 중에 신승훈 씨가 같은 이미지는 안 된다고 해서 우리가 악동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한 것도 재밌기도 하지만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워낙 이 팀이 자신이 저지른 것 보다 욕을 더 많이 먹을 팀이 아녔지만 환경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로 손해 본 것도 인정을 해 줘야 할 듯하다. 마지막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하늘 당신은... 따봉이야~~~ 따봉~~" 멋졌어~ 결과보다는 과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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