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약간의 균형이 필요한 이효리?

728x90

이효리가 실로 오랜만에 <해피투게더>를 찾았다.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 않지만, 한때 이효리는 <해피투게더>의 안방마님으로 전성기를 맞이했기에 이번 출연은 남다른 기분이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컴백에 맞춰 자신의 지인들과 함께 한 자리는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유재석과의 만남은 최강의 호흡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움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번 <해피투게더> 이효리의 등장은 시종일관 웃음이 오가는 분위기를 줬지만, 왠지 이효리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배드걸 컨셉은 무대가 아닌 곳에서의 부조화를 느끼게 했다. 그녀의 새 앨범 전체 컨셉이 배드걸에 대한 이미지이기에 그 이미지를 가지고 스스로를 억누르는 듯한 모습은 본인이 어땠을지 모르지만, 의도와는 달리 반가움을 느끼던 시청자는 전적으로 그 모습이 달갑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이효리가 그렇게 굳은 표정으로 배드걸 컨셉을 한 것은 사실 큰 문제는 아니다. 단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부분은 오래 활동을 쉬다 보니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해야 더 좋을지 감을 잃은 듯한 모습은 작은 아쉬움이기에 말하지 않을 수 없어서 말할 뿐.

어쩌면 이효리가 그렇게 방송에서 부자연스러운 면을 보인 것은 앨범 외적으로 지금의 이미지가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닌, 새로운 이미지를 위한 메이킹 시도에서 나온 부자연스러움일지도 모른다.


이는 배드걸 컨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그녀가 앨범과 방송을 쉬면서 그간 쌓아온 이미지에서 파생된 부자연스러움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소셜테이너로서의 이효리’, ‘동물보호에 앞장서는 이효리’에 대한 이야기다.

이효리는 가수 인생과 연예인 인생 통틀어 가장 위험한 시기에, 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스스로 많이 변하는 길을 택했다. 사회적인 문제에 접근하는가 하면, 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유명인으로서의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그녀의 노력은 상당 부분 성공해 큰 위기에서 완벽할 정도로 벗어났다.

그러나 문제는 이효리가 지나치게 바른 이미지로 변해가는 것은 오히려 또 하나의 위기가 되기도 한다. 항상 남들 앞에서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연예인보다는 그저 유명인으로서 좋은 일에만 이름이 알려지는 것은 위기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것일지 모르지만, 그녀의 이번 앨범 컨셉은 ‘배드걸’ 컨셉이다. 상당 부분 자신의 이미지가 변한 가운데, 음악적인 컨셉만큼은 원래 자신에 가까운 면을 보이려는 시도는 칭찬할 만하다.

<해피투게더>가 아닌 타 예능 프로그램에서 앨범 컨셉을 이어간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해투’에서는 앨범 컨셉과 비슷한 상황을 캐릭터로 가져갔다. 문제는 그런 의도는 좋았지만, 표정이 굳어 있는 상태는 보는 이들이 웃자고 한 컨셉을 이해하면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효리의 매력이라면 반달 눈매를 하고, 선홍빛 잇몸을 보이는 웃음이 매력일 진데… 그 모습이 사라진 무표정한 이효리의 모습은 약간이라도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다.


물론 그런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유재석과 주고받는 대화의 모습은 여전히 자연스러웠고, 최상의 예능감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옷은 거지처럼 입어도 자신은 명품이라는 이효리와 그런 그녀에게 ‘그런 얘기 뭐 하러 하세요’ 라며 핀잔하는 유재석은 티격태격하던 국민남매 시절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반가움을 느끼게 했다.

또한, 이효리는 여전히 내숭 없는 모습으로 자신에게 궁금해할 연애이야기를 대놓고 드러내는 모습은 여러 웃음을 줬다. 불편하면 하지 않을 수 있음에도 드러내는 모습은 쿨한 이효리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유재석과 이효리의 앵글은 여전히 다정한 국민남매 그 모습 그대로였다. 비록 예전처럼 모든 상황이 같지 않기에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은 있지만, 피자 한 쪽이라도 나눠 먹는 국민남매의 모습은 이전 <해피투게더>와 <패밀리가 떴다>에서의 다정한 남매 모습을 보는 듯했다.

지금의 이효리 이미지는 그녀 자신에게 무척 큰 도움을 줬지만, 적당히 그 이전 이미지와 섞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은 이효리의 가장 큰 매력을 섹시하고 당당한 이미지로 생각하고 여전히 원하는데, 그녀는 아티스트의 이미지로 지나치게 변하려 해 그 이전 자연스러웠던 이미지가 부자연스러워지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

새 앨범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그녀가 자신의 가장 큰 매력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오랜만에 출연한 친정 <해피투게더>에서 그녀는 많은 웃음을 줬고, 동시에 극소량의 부자연스러움도 노출했다. 분명한 것은 약간의 밸런스 맞추기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


* 여러분의 추천(view on)은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추천쟁이는 센스쟁이랍니다~ ^^*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