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냉정한 사회의 축약판 무한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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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비극인데 희극만의 세상이라고 포장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문제일 수밖에 없다. 아프다고 안 아픈 척 억지로 웃게 하는 프로그램은 어쩌면 현실을 부정하라고 강요하는 세상의 프로그램일지도 모른다.

모든 시청자가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이 세상에 없다. 모든 프로그램이 시청자를 울게 할 수도 없다. 단지 지금 자신이 보여줘야 할 것이 있다면 일정 부분의 시청자를 잠깐 외면하더라도 말하고 보여줘야 할 것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 우수한 프로그램일 것이다.

<무한도전>은 잠시 큰 웃음을 포기하더라도 잔잔한 웃음과 생각을 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야기에 대해서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꾸준히 폐부를 찌르는 역할에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 당장 뜻이 전해지지 않아도 굽히지 않는 것이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 무한상사 특집 2탄>이 말하려 한 뜻은 여러 뜻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정리해고에 관한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 정리해고를 통해서 사회문제로 자리 잡힌 여러 문제를 짚어 보는 기획은 그저 웃자고만 하지 않는다.


뮤지컬 무한도전의 모습은 거대한 스케일의 도전이었다. 보통 작게 잡더라도 뮤지컬 기획을 하려면 반년이 걸린다. 한 작품이 무대에 올라 정상적으로 완성도 있는 공연이 되려면 그들은 거의 모든 시간을 작품에만 고스란히 바친다. 그 기간을 내지 못하는 <무한도전> 팀은 짜낼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짜내, 단 하나의 기획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큰 무대를 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했다.

그 기간 <무한도전> 팀은 다른 기획을 동시에 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이미 지난 방송에서 밝힌 부분이다.

이번 <무한도전: 무한상사 두 번째 이야기>는 직장에서 나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정준하 과장의 성공기를 다루며,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 사회는 직장을 잃은 이들이 대부분 성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그 모습은 무한상사 정준하 과장도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도 역시나 퇴직금으로 시작한 첫 고깃집 사업이 망하고, 주식은 휴짓조각이 되었으며, 또 설상가상 사채까지 써서 어깨의 위협까지 받는 상황은 너무 쉽게 목격하는 사회의 피해가지 못하는 어두운 면이기도 하다.

허나 또 하나 변하지 않는 진실은 희망을 품고 노력하는 이에게 성공은 있다는 것이다. 정준하 과장은 모든 것을 잃고 최후의 나쁜 결단을 하려 하지만, <무한도전>이 제시한 정준하 과장의 위기 모면은 허기진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를 시작으로 배 채우는 시간 생각난 번뜩이는 새로운 프라이 사업이 그의 성공기가 된다.

하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성공 과정의 위기로는 옛 직장과의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대결. 이 모습은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모습을 대변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동네 빵집이 문을 닫고, 동네 슈퍼가 문을 닫는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무한도전: 무한상사 두 번째 이야기>는 정준하 과장이 사장이 되어 성공시킨 프라이 사업이 있지만, 그조차 치킨 사업을 시작하는 대기업과도 같은 존재의 무한상사와 경쟁을 하는 것은 얄궂은 운명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성공기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힘들어도 그 힘듦을 뚫고 가는 이들이 이 사회에는 아직 많으니!

이번 <무한도전: 무한상사> 이야기는 명백히 아픔의 이야기다. 그래서 대놓고 웃자고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무한도전>을 본 시청자 중 웃기지 않았다고 투정을 부릴 수 있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일일이 그 모든 사람을 아우르지 못하는 것은 말하려 하는 뜻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해를 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여 전혀 웃기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류뚱 류현진이 던지는 치킨용 무를, 추신수가 닭다리를 잡고 냅다 받아치는 장면은 웃음을 줬다. 특히 홈런을 치듯 강하게 받아친 추신수의 흐뭇한 표정은 배를 쥐게 했다. 또한, 체조선수 손연재가 곤봉 대신 닭다리를 들고 고난도의 기술을 소화하는 모습은 포복절도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또 하나, 사유리가 계란 두 개를 보고 가슴 같다고 표현한 장면은 명불허전 큰 웃음을 짓게 하는 장면일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 무한상사는 이 사회 직장의 축약판이었다. 무엇하나 다르지 않은 모습들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무한도전>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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