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효리-종민-희준. 리더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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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리더인 줄 알겠더라!’.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원조 아이돌 스타 리더 3인방이라지만, 사실상 이효리 컴백에 맞춘 끼워 맞추기 특집이라고 스스로 말하던 ‘라스’. 이효리와 함께한 문희준, 김종민은 급히 기획된 섭외였지만, 역시 오랜 예능으로 분위기 하나는 맛깔나게 살리는 인물이었다. 더불어 왜 그들이 리더감인지 증명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핑클의 리더 이효리. 핑클의 뜻이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것들을 우리가 끝낸다’는 뜻은, 단순한 어감의 핑클보다 와 닿지 않는 오글거림으로 말하는 이효리까지 오글거리게 했다. 그러며 그녀가 핑클 활동 당시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는 장면들에서는 거짓이 전혀 없어 보였다.

왜 서먹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오해받았던 이야기. 그땐 싸우고 얼굴도 붉혔지만, 세월이 지나 돌아보면 그것도 향수였다고 아련하게 찾아오는 그리움의 먹먹한 느낌은 이효리를 먹먹하게 한 듯 보였다.

기존 예능에서 보이던 이효리의 밝기만 했던 이미지는 이번 ‘라스’에서 한 단계 성장한 점잖음이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쉬는 기간 교제한 이상순과의 시간이 자아의 성장 시간이었다고 느낄 정도로 가볍지 않은 그녀의 모습은 이효리도 세월 앞에 장사가 될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느끼게 했다.


더불어 생각하는 것은 이효리가 참 영리하다는 것을 알게 하기도 했다. 3년 전이라지만 그녀는 표절 사건으로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었다. 그러나 이후 이효리는 그 사건을 매우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해 깨끗이 인정하고, 반성하는 시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한 단계 앞서 나가는 이미지 메이킹은 시대의 변화에 완벽히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컴백. 그녀의 컴백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연인 이상순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받은 모습의 음악적 성장. 댄스 가수로 여전히 가창력은 떨어지지만, 워너비 아이콘으로서 감을 잃지 않는 그녀는 그렇게 대중 앞에 섰다. 자신의 컴백을 알릴 수 있는 ‘라스’ 출연은 다시 한 번 그녀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했다.

그녀가 ‘라스’를 통해서 보여준 리더의 자격은, 함께했던 멤버들에 대한 미안함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 내가 왜 그랬지’ 라는 생각. ‘조금만 내가 잘했으면 지금 안 그럴 텐데’ 라는 미안함과 후회. 이런 것들을 느끼고 진정성 있게 후회하며 사과하는 모습들은 좀 더 성숙한 리더로서의 효리라는 것을 알게 하는 자리가 됐다.

문희준과 김종민은 H.O.T. 와 코요테의 리더. 그들도 역시 왜 리더인 줄 알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 팀을 이끌어 나가는 그들이 얼마나 자신의 이미지를 소모해야 하는지와 희생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것은 눈에 바로 띄지 않아 더 대단함을 느끼게 한다. 문희준은 간미연과 사귀었다는 소문으로 공격하는 MC들의 공격도 잘 받아쳐 웃음을 줬다.

문희준은 예능과 인터뷰를 전성기에 도맡아 했지만, 신비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지금에 와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이야기하지만, 꽤 불편한 일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렇게 노력했고, 현재에도 자신을 아껴주는 팬과 멤버가 최고의 팀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자부심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은 여전히 리더감의 모습으로 생각할 만했다.


김종민도 마찬가지. 김종민은 철부지 동생이기도 한 신지에 대해서는 조건 없는 지원을 하는 인물이다. 자신이 힘들어도 멤버가 행복하면 그게 좋다는 김종민은 ‘라스’ 이전에도 조건 없는 희생의 모습을 종종 보여왔다. 지금도 김종민은 항상 팀을 위해서 자신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항상 신지를 생각하면 애잔해지는 김종민. 빽가의 아팠던 시절에도 묵묵히 아끼는 마음을 보였던 김종민은 팀에서 단순히 리더가 아닌 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른 팀의 리더가 형의 느낌이라면, 김종민은 코요테에 있어서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아가페적 사랑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 감탄을 하게 한다.

김종민은 ‘라스’ 리더 특집에서 여전히 신지를 생각하며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신지의 아픈 시기를 너무나 잘 아는 그로서는 신지 이야기만 나와도 보호하고픈 마음을 보여 왜 그가 리더인가를 알게 했다.

그들은 시간이 가면서 더욱 리더의 자격을 갖추고 있고, 한창 활동할 때도 왜 리더로 뽑혀 앞에서 팀을 이끌 수 있었는지를 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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