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물 ‘연애조작단 시라노’, 연애 선수 만들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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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물(로코물) <연애조작단; 시라노(이하 연애조작단)>가 월요일과 화요일 밤 tvN 11시에 방영되고 있다. 이미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맛을 본 시청자에게 드라마 ‘연애조작단’은 또 어떤 맛을 줄지 기대를 주며 첫 회가 방영됐다.

드라마 ‘연애조작단’이 시작되면서 든 기대감이란 연애와 사랑에 관한 고찰을 할 기회를 줄 것 같다는 기대감 때문에 이 드라마를 기다리게 한다.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게 연애 감정에 접근하기보다는, 가벼운 접근을 통해서 또 다른 방법으로 연애 감정의 싹을 틔우게 하는 접근법을 알아보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갖는 연애에 대한 감정과 접근법은 획일화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지만, 오로지 그 사람의 특성에만 맞춘다면 어느 정도 파악하여 그 사람의 인연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은 그를 이어주는 큐피트에겐 무엇보다 보람찬 일.

그러나 이 큐피트의 모습은 모두 똑같지 않다. 현대의 큐피트는 여러 모습으로 존재한다. 그저 인연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아 그 인연의 매파가 되는 큐피트가 있는가 하면, 이 인연을 등급별로 나누어 일관화해 장사를 하는 영혼 없는 결혼정보회사의 큐피트도 있다.


그저 스펙만으로 평가되는 세계. 결혼마저 스펙으로 구분해 사랑 없는 가정을 만들려는 그 시작은 불행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스펙이란 독이 묻은 큐피트의 화살은 결국 사랑의 고귀함을 훼손시키는 세상에서 ‘연애조작단’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 연애에 대한 고찰을 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최수영이 극 중 맡은 공민영 역은 극 초반 결혼정보회사 큐피트의 역이다. A등급부터 F등급까지 나뉜 등급별 화살을 의뢰자의 신분과 특성에 맞춰 쏘아주는 큐피트는 나름 의미 깊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큐피트로 나선 자리가 ‘연애조작단’에 의해 실패로 돌아가며 벌어지는 해프닝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영혼 없는 큐피트였는가를 인식하게 한다.

‘로맨스란 공통된 꿈은 보물찾기 같아서 어떤 사람은 쉽게 그 꿈을 찾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다’며, 꿈을 찾아주는 큐피트가 되고 나름 대견하게 살아가던 생활. 그러나 ‘연애조작단’과 만나며 느낀 작은 회의감은 그녀를 결혼정보회사에서 뛰쳐나오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래도 나름 큐피트로서 영혼 좀 넣어 자부심이란 것을 느껴보려 하는 그녀는 조금은 더 뜻깊은 연애조작단 시라노에이전시를 택하게 되며 새로운 직장의 큐피트가 된다.


소녀시대 수영은 이 드라마에서 최수영이란 본명으로 연기한다. 이전 드라마 <제3병원>과는 다른 캐릭터지만, 꽤 잘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이고 있다. 정극이 아닌 캐릭터 연기고 무겁지 않은 캐릭터라서 평소 수영의 이미지와 싱크로율이 맞는 편이다. 그래서 이전 드라마보다 한결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연애조작단’은 연애를 하는 이들의 핑크빛 감정선에서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런 경험을 했던 기억을 되짚어 보면 한결 재미있을 드라마다.

기존 정형화된 맞선과 중매 시스템에서 정 없는 결혼을 한 이들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첫 화에서 연결되는 커플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다 파악하기란 어렵지만, 누구는 그 모습을 보면서 운명적인 사랑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때 가능하다 생각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막연하게 운명을 기다리는 이가 이상에만 몰입해 정작 찾아온 운명을 못 느끼고 있는 모습은 우리 주변 누군가는 반드시 경험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별 출연한 ‘이청아-지진희-최원영’의 삼각관계망은 반전의 재미를 준 장면이었지만, 우리 주변으로 돌아와 살피면 늘 일어나는 일로 누군가에는 핑크빛 누군가에는 잿빛 경험을 선사하는 쇼킹한 경험의 모습이었다.

이윤지와 임형준이 호흡을 맞춘 관계망도 흔히 찾을 수 있는 우리의 모습. 로코물 특유의 과장법으로 표현되긴 했지만, 그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을 옮겨놓은 것이었다.

‘연애조작단; 시라노’는 첫 화부터 다른 연애관을 가진 이들을 하나의 감정으로 묶어주는 그 무언가를 찾을 수 있게 했다. 우리는 그들이 조작하는 연애세계를 구경하며 웃고 찾는 작업을 통해 선수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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