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 뻔한 도망자 이야기? 그렇지는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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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대 없이 복잡하고 큰 드라마를 만들려다 산으로 간 <아이리스2>는 역시나 본 편 최고 스타였던 김소연의 마지막 등장 장면만이 강력했다는 조롱을 들으며 아픔을 참아야만 했다. <아이리스2>가 산으로 간 데는 또 하나 큰 실수가 아이돌 가수의 연기 연습장이었던 것은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라 지적을 받기도 했다.

초반 기대와 달리 무참하게 참패한 KBS 수목드라마 빈자리에는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제목을 보면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란 말이 일부 시청자들에게 묘한 뉘앙스로 들릴 수 있다. <추노>를 생각할 수 있고, 역사적 배경이 조선이고 비슷한 드라마류를 찾다 보면 당연히 <공주의 남자>를 생각하는 이가 없을 리 없다.

특히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라면 <추노>와 비슷할 것 같다는 점일 텐데, 작가나 연출자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렇다면 어떤 점을 이 드라마는 다르게 가져갈 것인가? 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는 도망자라는 큰 틀은 같지만, 어떤 이유로 도망자가 되는지에 대한 것은 다르다. <추노>는 노비의 신분으로 도망하는 것일 테고, <천명>은 억울한 누명을 쓴 도망자라는 점이 명백히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고 봐야 한다.


여기에 단순히 도망자이기보다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가슴 아픈 사연 하나쯤은 있어 줘야 한다고, 금지옥엽 같은 딸아이가 가진 병이 요즘 병명으로 백혈병이요. 당시 병명으로는 심비혈허를 가진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귀한 딸이 앓고 있는 병을 옆에서 지켜줘야만 하는 아비의 사연은 기존 <추노>에서의 사랑과는 다른 그런 표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억울한 누명을 벗는 것이 당장 시급한 것이지만, 자신의 딸도 언제든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아비의 마음은 조급할 수밖에 없다.

시대 배경은 조선 중종 말년 세자 이호를 축출하고 문정왕후의 소생인 경원대군을 옹립하려 하는 1544년의 이야기를 담는다.

하나뿐인 왕좌를 사이에 둔 정치적 대립은 문정왕후(박지영 분)와 이호(임슬옹 분)의 카리스마 대결로 연결될 것이니, 그 치열한 정치적 음모와 싸움은 당연히 큰 긴장감을 예상케 한다. 결국 최원(이동욱 분)이 이 정치적 사건에 휘말리며 누명을 쓰고 겪는 이야기는 멀찌감치 볼 때는 왜 도망자가 되어야 하는지 개연성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그 입장으로 파고 들어가면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단순히 바라볼 땐 플롯 구성이 <추노>나 <공주의 남자>라 생각이 될 것 같지만, 그와 다르게 이 드라마가 보여주려 하는 것은 ‘왜 도망을 해야 하는지!’와 ‘도망자가 되어서도 죽을 병을 가진 딸을 자신이라도 지켜야 하는 애끓는 부정’의 이야기는 분명 다른 이야기이기에 또 다른 재미를 예상하게 한다.

<천명>에서 이동욱이 맡은 배역 최원이란 인물은 내의원 의관으로 독살 음모에 엮였지만, 엄연히 내의원이란 직업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기존 드라마는 무관이나 천민, 양반들의 도망자이야기였다면 다소 연관성이 없어 보였던 내의원 의관이 음모에 휘말리며 도망자가 된 것은 작은 새로움이라 할 것이다.

그 새로움에서 시청자는 내의원의 모습을 잠깐이라도 볼 수 있으며, 작가가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아비의 직업을 의관으로 준 것은 연결점을 찾으라 하면 찾을 수 있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또한, 그를 연모하는 여인네인 의녀 홍다인 역 송지효가 도망자가 된 아비의 구명을 위해 노력하는 역할은 또 다른 시청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망자가 있으면 추적자가 있다고 <천명>에서는 <공주의 남자>에서 한성부 판관이었던 송종호가 의금부 도사 이정환 역으로 분해 집요한 추적자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집요하게 쫓는 역할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도망자인 최원과 얽히고설켜 단순히 추적하는 것이 아닌 뭔가의 도움을 주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하게 하는 인물이다.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를 단순히 바라보면 한없이 단순해 보일 것 같지만, 뚜껑은 열어 봐야 안다고 빤히 들여다보이는 뚜껑 속 이야기보다는, 사각지대에 숨겨진 진한 이야기가 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첫 방송 되는 KBS 수목드라마 <천명>은 이 시간대 사극 불패 신화를 이어나갈 작품이 될 것으로 미리 예상하게 한다. 또 하나의 볼거리라면 윤메아리의 연기 변신과 아역 김유빈 양의 엄청난 연기력은 <천명>에 빠져들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제작발표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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