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숨겨진 반전상황과 숨겨진 보물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3. 2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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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하와이 특집>이 방영된 4~50분 이후 언론의 기사가 보기 좋게 물먹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는 실시간으로 TV 중계를 하는 언론의 잘못된 습성이 빚은 촌극이었고, 그 내용은 첫 탈락자 길과 두 번째 탈락자 형돈이 한국으로 돌아 가야 했다는 확정된 내용이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탈락자가 계속해서 배출됐고, 결정적으로 탈락자 중 초반 탈락한 이들이 고생해서 최종 통과를 한 박명수보다 쉽게 숙소에 무혈입성을 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종 통과를 한 박명수의 허탈함은 속보 경쟁을 하는 언론을 우습게 하며, 같은 깊이의 허탈감을 안긴 결과가 됐다.
초반 탈락을 한 길을 보며 시청자들은 결과를 생각지 않고 화가 난 모습으로 댓글을 다는 모습을 보이며 조급증을 보였고, 언론은 그런 초반 탈락자를 보며 프로그램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냉큼 기사를 내어 안 좋은 여론의 화풀이 장소를 제공한 것도 문젯거리였다.
결과로 봤을 때 팩트가 아닌 뉴스를 내보낸 언론은 공공성 부분에서 타격을 입었고, 조급증에 빠른 반응을 보이며 비난을 쏟아낸 누리꾼들은 자기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를 만들어 낸 반전의 ‘하와이 특집’이었다.
이번 특집에서는 기존에도 보였던 특정 인물의 활약이 더 크게 증명이 된 특집이기도 했다. 길이 그 중의 한 명. 길은 힘 빼고 툭툭 던지는 애드리브 아닌 애드리브가 웃음을 주기 시작했다. 유재석이 말하길 ‘너 요즘 재밌다’ 할 정도로 작지만 특색 있는 웃음을 주고 있다.
길의 웃음 특징이라면 둘러 댈 때 빛이 난다는 점. 남들 다하는 동의 과정 싸인을 혼자 진지하게 되짚어 가려는 찰나 유재석이 ‘너 안 할 거야?’ 라고 하면 ‘아뇨 지장(싸인이 아닌) 찍으려고 했어요!’란 말은 생각지 않은 순간적인 큰 웃음을 만들어 낸다. 길의 웃음은 즉 무(無) 논리 웃음이 그 특징이다.
또한, 길의 특색 있는 웃음은 순응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웃음이 또 한 재미다. 바로 위 이야기도 비슷하겠지만, 탈락을 하고 ‘재밌네. 프로그램 잘 짰네’라며 순응하는 모습은 타 멤버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웃음을 만들어 낸다. 늘 당해왔던 길이었기에 그 상황이 이해가 되면서, 이제는 측은지심의 한 패턴으로 웃음이 완성되는 느낌을 준다.
<무한도전: 하와이 특집>에서 가장 빛난 숨겨진 보물이라면 ‘노홍철’. 노홍철은 유재석이 후계자로 삼을 만하다! 평가할 정도로 진행력이 뛰어났다.
자신에게 주어진 혜택의 ‘하와이 특집’을 멤버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는 이번 특집의 전체 진행은 노홍철이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먼저 하와이에 도착해 멤버들을 맞이하며 각 미션 구역당 떨어트리는 진행 능력은 탁월하기만 하다.
유재석이 믿고 맡길 정도로 노홍철은 잘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무도’뿐만 아니라 노홍철은 여러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이 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번 <무한도전>에는 정치판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매 포인트 장소에서 탈락을 하는 멤버의 모습은 현재 정치판에서 누구 하나 제대로 내각에 임명되지 못하는 현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 장면이다.
정치판은 내정과 사임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고, 야당의 보이콧 등으로 제대로 된 내각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제대로 된 정치를 보여주기보다는 앞을 막아서는 구태의 정치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이 현실. <무한도전: 하와이 특집>에는 이 현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결국 상생만이 정답이란 것을 보여준다. 초반 탈락자가 쉽게 숙소에 입성을 하고, 끝까지 종주하는 마들은 온갖 고난을 다 이겨내고 그들과 만나지만, 결국 웃음을 나누며 상황을 종료할 수 있게 만들었다.
숨겨진 인물은 아니지만 유재석의 경우 새로운 유국장 캐릭터를 만든 것은 반가운 일 중 하나다. 그가 보여준 ‘재미위주’ 출장이어야 한다는 꼰대 스타일의 강요는 현재 작금의 MBC가 보여주고 있는 시청률 지상주의를 강요하는 인물의 모습과 겹쳐 씁쓸하지만 큰 웃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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