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 논란 통해 성숙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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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뉴질랜드 편>이 시작되기 전, 이 프로그램에는 아주 큰 위기가 있었다. 여전히 그 위기는 모두 가시지 않은 상태이며, 앞으로 지속해서 그 논란은 떨어낼 수 없는 일이 됐지만, 그래도 하나 얻은 것이 있다면 논란과 위기를 통해 성숙한 대처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위기는 사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달콤한 함정 때문에 더 커진 것일 수도 있다. 지나치게 누구 하나의 공을 치켜세우고, 엄청난 능력이라도 가진 듯 그 캐릭터를 히어로로 만드는 것은 그 당장 무척이나 달콤한 상황으로 인도하겠지만, 결국은 더 큰 씁쓸함을 남길 수도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이 김병만의 이름을 프로그램의 타이틀로 세운 것은 사실 위험한 도박이기도 했다. 김병만이 뜨고, 띄우기 위해서는 그 방법이 가장 확실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가장 크게 손해 보는 것도 그 자신이기에 타이틀에 이름을 단다는 것이 위험하기도 하다.

이번에 조작 논란이 있었던 프로그램의 진정성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프로그램이 타격을 받는 것 이상으로 김병만의 이름은 큰 이미지 손상이 있었다. 그가 한 말 “절대 이분들을 놀라게 하면 안 돼”는 의도치 않게 조롱 조의 유행어가 되어버렸고, 그의 한계선을 정해버리는 일이 됐다.


어쨌든 <정글의 법칙>은 아주 큰 논란거리를 제공했고, 그 해결 방법이 원만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더는 빠져나갈 수 없는 곳에서 그들은 일부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해 대중의 화를 아주 약간은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박보영을 난감하게 한 기획사 대표가 저질러 놓은 논란은 엉뚱한 곳에서의 조작 논란으로 번졌고, 그를 해결하기 위한 <정글의 법칙>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보여주므로 말끔하지만은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 편>의 시작은 ‘프롤로그’로 시작됐다. 어떻게 장소 헌팅했는 지와 가려는 곳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해 갔다. 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마오리족을 섭외하는 장면.

조작 논란이 있었던 와오라니족의 코스 관광상품 건은 사라질 수 있는 그들의 문화유산인 마오리족의 생활상을 설명하기 위한 현지인들 섭외 장면에서 발전된 형태의 모습을 보였다. 평상시 현대 문명의 혜택을 즐기던 모습에서 관광 코스 가이드로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애초에 논란거리를 제공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즉 이번 편은 ‘체험편’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방법이었기에 편히 볼 수 있었다. 와오라니족 문제가 더 커진 것은 아직도 남아있을 것 같은 식인종의 코드를 통해 불안감을 높이고, 김병만이 부족을 살리는 듯한 슈퍼 히어로로서의 책임을 다했다는 과장된 연출의 임팩트는 프로그램엔 큰 도움은 됐으나, 문제가 됐을 때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작용했다.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 편> 프롤로그에서 설명된 ‘생존지 선택 기준’과 ‘기본 안전 수칙’ 등은 무척이나 상세했다. 사실 이 작업은 시청자가 이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을 당시 했어야 하는 작업이었다. 그러나 조작 논란을 통해 겪은 위기 후 보여준 것은 그래도 늦지 않은 대응책이었다는 면에서 다행인 면이라 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성공하게 하기 위한 면에서 <정글의 법칙>이 극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시청자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편처럼 친절한 설명이 있다면 앞으로도 시청자는 더욱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위험한 상황들이 아니더라도 <정글의 법칙>이 보여주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순응하고 적응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시청자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것이다. 그래서 없는 곳을 만들어 탐험한다는 인상보다는 체험을 통한 탐험을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이번 편은 그게 아녀도 웃을 요소는 많았다. 마오라니족장의 개그맨 뺨치는 애드리브, 기존 여성 게스트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박보영의 여성스럽고 앙증맞은 발 동동거림, 정석원의 승리욕, 여전히 남들보다 앞서는 능력의 달인 김병만, 든든한 부족장 리키김의 존재는 과장된 연출이 아님에도 즐거움을 주는 요소였다.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 편>은 한 단계 성숙한 연출의 모습을 보였다.

<정글의 법칙>이 배운 것이라면, '절대 대중을 놀라게 해선 안 돼!'의 교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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