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다시 하나의 타임슬립에 빠질 때가 됐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3.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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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과 조윤희가 타임슬립 드라마로 시청자의 안방을 노크한다. <인현왕후의 남자>의 작가인 송재정과 이미 호흡을 맞춰 본 연출 김병수 감독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더욱이 시청자로서 이 드라마에 관심을 두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 명콤비 작가와 감독이 펼칠 또 하나의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일까? 라는 궁금증 때문이다.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은 <인현왕후의 남자(이하 ‘인남’)>와는 다른 이야기 구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남’이 달달한 스토리였다면, ‘나인’은 애달픈 스토리가 될 것이며, ‘인남’이 조선시대로의 기나긴 여행이라면, ‘나인’은 가까운 과거로의 여행이 될 것이란 것은 단순히 길고 짧은 타임슬립이 아님을 알게 한다.
또한, ‘인남’은 과거 조선시대로의 타임슬립 방법이 이끌려 가는 차원이었다면, ‘나인’은 이끌림이 아닌 자신의 선택이라는 차이점이 흥미로움을 더한다.
둘 다 이전 타임슬립 드라마와 다른 점이라면 자유 의지로 과거와 현재를 드나드는 것이고 송재정 작가의 작품 세계가 또렷이 다른 점이기도 하다. 기존 SF 타임슬립 드라마는 운명론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송 작가의 작품은 운명을 한 번 바꿔보는 능동적인 면을 보여서 특별하게 볼 수 있다.
타임슬립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역시 현대가 아닌 조선시대 이상의 과거로의 여행이었다. 그래서 시간여행을 한다고 해도 함부로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여지를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 ‘나인’은 근과거로의 회귀를 통해서 거대한 역사의 한 부분을 거스르는 일 없이도 작게나마 바꾸어 좀 더 행복한 결말로의 유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범주를 뛰어넘지 않는 작은 복수와 개인의 러브 스토리를 완성해 가는 선에서 이야기가 흘러갈 것 같은 기분을 준다. 거대한 역사보다는 개인에 포커스를 맞춰 진행하는 것도 작가나 시청자가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총 16부작의 드라마들이 유행했다면, 이번 드라마 ‘나인’은 처음서부터 20부작으로 시작해 더 많은 이야기를 다룰 것이라고 한다. 풀어내고 싶은 내용을 자르거나 눌러 담지 않고, 풀스토리를 볼 수 있다는 것도 기대하게 하는 점이다.
‘나인’에서 보여줄 재미 요소는 횟수가 제한된 9개의 향을 주인공이 얻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소중할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기회를 얼마나 유용하게 쓰느냐는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는 여지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시대는 1992년 배경이다. 요즘 젊은 세대와 부모 세대들이 그나마 공통으로 문화 향수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란 것은 대화할 거리가 있음을 의미한다.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가 살아온 환경을 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으며, 부모 세대는 관심 없던 이 시대의 사랑과 가족애에 관한 이야기를 볼 수 있기에 큰 부담도 없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이진욱이 맡은 박선우 역은 잘 나가는 앵커로 뛰어난 비주얼과 판단력을 지닌 유명 앵커로, 젊은 나이에 인정을 받지만 38세 나이에 뇌종양이라는 판단을 받고 길어야 1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가족 중 선우의 아버지는 친구의 배신으로 죽음을 맞았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는 정신을 놓은 가정으로 가정이 무너지자 형 정우(전노민 분)는 전 세계를 떠도는 방랑자가 된다. 유일하게 기댈 수 있던 형은 그러나 네팔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형을 찾아 나선 선우는 형의 유품에서 향을 발견하며 그에게 격랑의 소용돌이가 치게 된다.
조윤희가 맡은 주민영 역은 박선우와는 선후배의 관계였지만, 서로 숨기며 가지고 있던 감정은 애인의 감정. 형을 찾아 나선 네팔로 온 주민영에게 키스 세례를 하는 선우는 딱 6개월만 결혼해 살고 헤어지자는 놀라운 청혼을 해 민영을 적잖이 놀라게 하며 화나게 한다.
하지만 민영은 선우가 하는 말의 의도를 한국에 와서 파악하고, 결국 그의 곁을 지키겠다고 다짐을 하는 역할이다. 시한부 애인을 두게 되는 민영과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선우는 그러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선우의 아홉개의 향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인다.
과연 이 애달픈 인생들이 행복한 사랑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시청자는 노심초사하며 몰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전 ‘인남’이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였다면, 이 드라마 ‘나인’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판타지 멜로로서의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네팔 로케이션으로 이국적인 경관과 아름다운 영상을 볼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10대에서 20대에게 인기 있을 주연과 조연 진인 이진욱, 조윤희, 박형식(제국의 아이들). 30대 이상에서도 인기 있을 전노민, 정동환, 엄효섭, 이응경 배우 진도 이 드라마의 기틀이 탄탄함을 알게 한다.
TV에서 한참 인기 있던 타임슬립 드라마가 사라진 이때 다시 찾아온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은 다시 한 번 시청자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것으로 예상한다. 케드(케이블드라마)의 우수성을 알린 ‘인남’에 이어 ‘나인’이 다시 한 번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은 tvN에서 공중파 드라마가 끝난 시간인 11시에 시작을 한다.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며 총 20부작 60분물이다. 기대할 만한 드라마가 다가왔다.
[제작발표회 현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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