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의외의 홈런 두 방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3. 2. 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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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 않던 웃음은 언제나 더 큰 웃음을 가져오게 마련이다. 같이 웃긴 것이라고 해도 의도된 웃음과 의도치 않았던 웃음의 크기는 너무나 다르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상황. 또한, 최소한의 틀이라도 마련해 녹화하는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의외성은 사실 크지 않다.
<해피투게더>는 리얼버라이어티가 아닌 스튜디오 녹화 방식의 토크 프로그램인 성격이다. 이 안에서 생길 수 있는 의외성 웃음이란 생각지 않는 이가 주는 웃음일 진데, 단순히 그렇다고 해서 의외성 잠재력이 언제나 더 큰 웃음을 주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그 의외성 웃음이 커지려면 아무도 예상 못 한 또 하나의 웃음이 존재해야 한다. 그 둘이 연결되고 긴밀히 상호 작용해서 분위기는 단숨에 하늘을 찌를 듯한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지게 된다.
이번 <해피투게더: 광고천재 이태백> 특집은 정해진 틀 안에서 웃음을 주기란 참으로 어려운 방송의 환경이었다. 박하선이 이미 여러 차례 출연해서 웃음을 주고, 한선화가 맹한 이미지로 웃음을 줬지만, 이태백 주연인 진구와 한채영. 그리고 조현재를 놓고 보면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작을 수밖에 없었다.
포커스가 박하선과 한선화가 아닌 이상 전체 드라마 주인공을 대상으로 한 토크는 자칫 매마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했다.
하지만 의외의 인물이 침입하는 순간 이 분위기는 단 한 번에 역전되었다. 그 주인공은 개그우먼 김영희. 김영희는 지나가다 들러 평소 팬인 진구의 사인(sign)을 받게 되는데 이것이 녹화 중간이었다. 녹화 도중 누가 와서 급히 투입되는 경우는 미리 짜 놓는 때 외에는 별로 없다. 아무리 갑자기 찾아온 손님이라고 해도 미리 연락되어 들어오는 경우는 있어도 김영희처럼 불시에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들어와서 사인을 받고 갔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은 최종 편집에서 커팅되기 마련이지만, 김영희의 분량은 너무 큰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부분이라 아예 대놓고 살린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 기점을 시작으로 ‘해투’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전개됐다.
김영희는 평소 팬인 진구의 작품들을 줄줄이 될 정도로 애정이 있었고, 진구에 대한 저돌적인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무리 팬이라고 해도 곱게만 받아주지 않고 개그우먼 본연의 애드리브를 섞어가며 밀당을 하는 장면은 게스트를 깜짝 놀랄 웃음으로 초대했다.
진구가 ‘살다 살다가’란 말을 할 정도로 센스 있는 김영희의 애드리브는 분위기를 일순간 폭발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생각지 못한 웃음의 한 요소는 조현재. 스스로 누구를 대놓고 웃기지 못하는 그가 웃길 수 있는 것은 묵비권. 한두 번 대답해 주다가 귀찮으면 과감하게 ‘저한테 이제 그만 질문해 주세요’라며 질문사절을 하는 모습은 패널들과 MC들을 쓰러트리는 큰 웃음이었다.
웃음을 주는데 크게 소질은 없었지만, 갑자기 생겨난 캐릭터로 조현재는 엉뚱하게 큰 웃음을 연이어 주기도 했다. 그의 웃음은 제 말을 안 하고 돌리는 타입. 직접 이야기하면 혹시나 기분은 상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 때문인지 음식 평에서 맛없으면 억지로 화제를 돌리는 모습은 웃음을 만들어 내는 장면이 된다.
분명 이번 <해피투게더>는 한 가지의 웃음 요소만으로는 크게 웃길 요소는 아니었다. 그러나 두 의외성 요소가 합쳐지자 전체적으로 완성된 웃음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영희의 뻔뻔(?)하고도 웃긴 팬심에 조현재의 묵비권 스타일이 함께 존재하자 포복절도할 웃음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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