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황당한 편집 방향에 기절을 할 판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10. 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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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옷을 갈아 입은 놀러와. 그러나 바뀐 놀러와는 새로움이란 이름 속에 구태의연한 옛 프로그램들의 한 면을 그대로 배치해 시청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분명 바뀌긴 한 것 같은데, 바뀐 놀러와는 어디선가 한 번 본듯한 데자뷰 현상을 낳고 있다.
두 코너인 ‘트루 맨 쇼’와 ‘방바닥 콘서트’는 개선의 의지가 있었을 때와 없었을 때 차이가 너무도 극명했다. 첫 개편 방송으로 등장한 코너 <트루 맨 쇼>는 남성들의 세계와 그들이 생각하는 가치관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코너였다. 그들이 살아가는데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그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면 어떤 면을 고쳐야 할지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코너로서 독특한 코드로 접근할 수 있었다.
이 코너는 남성 멤버를 대상으로 한 특화된 컨셉으로 꽤나 매력적인 면을 가진 코너였으나, 두 번째 녹화된 방송에서는 특화된 면을 상실한 면을 보였다. 첫 방송에서는 유재석을 필두로 하여 새로운 패널인 ‘권오중과 김응수, 박재범’. 거기에 기존 패널인 은지원까지 위용을 갖춰 마련된 코너는 풋풋한 느낌의 맛을 주는 프로그램처럼 느끼게 했다.
그러나 이번 방송에서는 조금 바뀐 모습을 보였다. 첫 방송에 미스터 김으로 분한 김원희는 남성 멤버인 것처럼 등장을 해 남성의 세계를 바라보는 관찰자가 됐다가, 두 번째 방송에서는 다시 여성 진행자로 등장해 상대의 입장에서 항변을 하는 모습은 혼란과 함께 포맷의 변경을 의미한 듯 느끼게 했다.
첫 개편 방송에서 보여준 역할의 크기가 새로움을 느낄 수 있던 느낌의 크기였다면, 이번에 변경이 된 역할의 크기는 마치 <자기야>를 보는 듯한 느낌을 보여줬다. <트루 맨 쇼> 코너가 단 한 번 방송이 되었었지만 가장 큰 장점은 한쪽의 시선을 통해서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이번 두 번째 방송에서는 혼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 게스트인 고준희를 등장시키면서 잘못한 것은 김나영을 등장시킨 것이기도 하다. 기존 김원희만 등장 시켜 남성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 점은 작게나마 신선할 수 있었으나, 김나영이 등장하면서 기존 <놀러와>의 구성과 다를 바가 없는 구성비가 되었고, 옛 <놀러와>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고 말았다.
완전히 다른 코너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기존 멤버 그대로 가는 것은 새로울 게 없는 모습으로 보이게 했다. ‘트루 맨 쇼’ 코너가 새로워 보였던 것은 코너의 특성에 맞춘 배치가 있었기에 새롭게 보일 수 있었으나, 기존 여성 멤버까지 전부 포함이 되자 다시 옛 <놀러와>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또한 <놀러와>의 새 코너 중에 하나인 ‘방바닥 콘서트’도 지나친 음악 편중 쇼로 바뀌며 <음악여행 라라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진행하는 멤버만 바뀌었을 뿐. <놀러와>가 <음악여행 라라라>와 다른 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장 큰 문제점을 드러낸 것은 편집의 문제점이었다. ‘트루 맨 쇼’의 방송 시간을 총75분 중 21분만 방송하고, ‘방바닥 콘서트’로 넘어 간 것은 감동을 떠나 균형이 맞지 않은 편집이란 것을 느끼게 했다. 더군다나 전 주 모든 시간을 ‘들국화 편’에 할당 했으니 더욱 더 균형이 안 맞음을 느끼게 한 방송이 됐다.
또한 ‘트루 맨 쇼’에서 ‘방바닥 콘서트’로 넘어가는 부분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이어짐을 보였다. 코너에서 코너로 넘어가는 부분이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불친절한 것은 시청자에게 큰 불편함을 초래했다. 질문에 답을 하고 말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말이 툭 끊긴 채 엉뚱한 인터뷰 영상이 나오면서 ‘방바닥 콘서트’로 넘어가는 장면은 황당함 그 자체였다.
최소한 어느 정도 구분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었던 것은 보는 이들에게 기분 상하는 경험을 주게 했다. 기존 <놀러와>가 시청률에서 완패한 것은 지나친 과거의 향수에 빠져 있었던 결과 때문이다. 대성공을 거둔 ‘세시봉 특집’ 하나에 몰입해 이후 계속된 복고 코드의 재연은 <놀러와>를 수렁에 빠져들게 했다. 지금 당장 감동을 주는 한 회를 만들고자 개편을 한 방송 또한 다시 예전 스타일로 만드는 것은 대단한 판단착오일 수밖에 없다. 부디 다시 첫 개편 때 ‘트루 맨 쇼’와 ‘방바닥 콘서트’의 모습과 분량으로 돌아가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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