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이광수, 맞장구와 여유 스킬까지 갖다

초반 투입 돼서 고생한 멤버를 뽑으라면 런닝맨에는 이광수와 지석진을 뽑지 않을 수 없다. ‘필촉라인’이 생기기 전은 뚜렷하다 할 만한 활약이 없는 멤버들로서 뭔가 궁합이 맞는 요소를 찾아야 하는 챙김의 대상이 바로 이들이었다.

이광수는 초반 ‘모함광수’를 통해서 자신의 살 길을 찾는가 하면, 이어지는 컨셉은 ‘배반광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약간은 부족함이 있다고 상대가 거들지 않으면 묻히는 그의 개그는 살려줄 이가 필요했다.

그의 말을 받아줄 인물로서 송지효와 김종국이 활약을 시작하며, 이광수의 캐릭터는 완전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덩달아 지석진까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웃기지 않을 것 같은 멤버를 엮어줌으로써 언젠가는 터진다는 작은 계산쯤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개그 코드는 살아 있는데 내치기도 뭐한 상태로서 방법의 문제가 고심이었지 광수는 싹이 푸른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광수에게는 묘한 특징이 있었다. 반박자의 헛바퀴 도는 그런 무언가가 있었기에 그의 웃음도 특이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그의 특징을 살려내기란 상당히 힘든 구석이 있었다. 더군다나 그와 호흡을 맞췄던 송지효와 김종국, 지석진이 누구를 챙겨주면서까지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캐릭터들이 아니었기에 기댈 구석은 어떻게 자신이 그런 분위기를 뚫어 나가는가였는데, 이광수는 스스로 파헤치고 나온 느낌을 받게 한다.

그가 스스로 자신의 위기를 파헤치고 나온 것은 상대와의 호흡 부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송지효에게는 ‘불량지효’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줄 정도로 ‘모함’의 특기를 보였고, 김종국에게 매번 당하다 폭발하는 모습은 간혹 생각 못하는 부분에서 ‘배반’을 하는 모습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강화한다.

광수가 위기를 탈출하면서 좋았던 점은 그의 위기 탈출 방법으로 인해 다른 이들도 캐릭터가 생겼다는 점이다. 송지효도 없던 캐릭터가 생겨서 시청자에게 편안히 다가설 수 있었고, 김종국도 힘만 센 캐릭터에서 때로는 당하는 유한 캐릭터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광수의 일방적 캐릭터 만들기의 피해가 아닌 혜택으로 자리잡게 된다.

김수현이 출연한 이번 <런닝맨>은 영화 <도둑들>의 컨셉을 딴 기획으로 연출이 되었지만, 주인공인 김수현이 제 역할을 못하는 허당끼를 보여 약간은 밋밋한 느낌을 주게 했다. 그를 위해서 만들어진 회가 우물쭈물하는 모습들로 맨 밥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었는데, 그나마 양념 밴 반찬인 광수가 활약을 해주며 작은 재미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광수라는 밑반찬으로 밥인 김수현이 맛있게 변하며, 웃음과 매력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재석과 함께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주는 광수는 어느덧 분위기를 파악하며 상대의 리드를 빨리 깨닫고 따르는 여유로움까지 보여준다. 그 이전에도 미션의 팁으로 등장한 ‘골드완’이란 부분을 FD인 ‘고동완’과 연결해 내는 추리력은 이제 <런닝맨>의 분위기를 완전히 파악한 이처럼 느끼게 했다.

그만의 매력이라면 일반적인 행동이 아닌 기이한 행동을 하는 부분에서도 매력은 묻어 나온다. 중간에 유재석을 만났을 때 말 없이 가방을 진지하게 더듬는 모습은 코믹한 상황을 만들어 냈고, 약간은 어리바리한 캐릭터를 통해서 유재석에게 이용 당해주는 모습 또한 분위기를 파악한 멤버의 여유로운 모습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이런 저런 도움을 통해서 게임에 우승한 김수현이 손바닥으로 슬레이트를 치면서 끝내려는 찰나에도 끼어들어 못 치게 팔을 잡아채는 모습은 작은 장난이었지만 웃음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이때까지도 약간은 밋밋했던 분위기를 환하게 하며 끝낼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는데 톡톡히 공을 세운 장면이었다. 이런 광수의 모습 중에 몇 가지는 유재석이 한 행동들이기도 한데, 관찰력과 체화 능력이 좋아서인지 그만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재주 또한 칭찬할 만 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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