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 백홍석의 짜릿한 승리. 현실 같아서 화가 나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7.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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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승리한다. 법은 당신을 보호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법은 소시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뻔한 사실을 추적자는 슬프게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언제나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추적자가 보여주는 드라마의 현실은 울분을 토하게 하는 모습뿐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불편함은 있지만, 그 불편함 가지고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가지려 하지 않는 백홍석의 가족은 그 최소한의 삶에 만족하며 행복함을 누리고 살았지만, 어느 날 몰아서 온 불행은 철저히 한 가족을 수렁에 밀어 넣어 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딸을 죽인 이를 쫓아서 겨우 밝혀 내려는 찰나 법은 억울한 이의 쪽이 아닌, 사람을 해한 이의 손을 들어주며 법은 단지 법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법은 규범일 뿐. 그 규범을 해석하는 이가 잘못되면 언제든지 법은 악의 사냥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추적자>는 보여준다.
제 아무리 옳은 법이라고 해도, 그 법을 가지고 자신의 편의에 따라 이용해 먹는 권력자들의 부정부패가 있는 한 영원히 그 법들은 힘 있는 이들을 보호하는 법일 뿐. 힘 없는 자에게는 피를 말리는 악법이 되고 만다.
<추적자>에서 법으로 정의를 구현하고픈 최정우 변호사의 노력은 항상 거대한 권력 앞에 무너지고 만다. 그래도 한 번은 이기겠지! 라며 생각하지만, 최후까지도 법으로 정의를 수호하지 못하는 그에게는 좌절만 생기게 된다. 법으로 안 되면, 법이 허용하지 않는 위법으로라도 백홍석을 돕겠다고 했지만, 그들이 위법을 저지른 것은 강동윤의 세력과는 비교도 안 되는 작은 크기였다.
권력을 가진 이들은 사람 죽이는 것도 쉽게 하고,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덮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법의 테두리 앞에서 정의를 구현하고픈 백홍석과 그를 돕는 이들은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않는 양심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저 그들이 한 위법이라고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과, 분노에 찬 주먹질 정도의 단순한 위법이 전부였다. 건달을 동원했지만, 정의로운 경찰과 검찰님들은 이미 권력에 기생하는 신분들이라 어쩔 수 없이 안 좋은 방법을 쓰게 된 것은 자기 보호차원이었을 뿐이었다. 결과로 봤을 때에는 중간에 PK준을 사고로 죽였지만, 그 외에는 백홍석은 최대한 과거 형사로서의 양심은 지키게 된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인 강동윤은 가능한 모든 것을 동원하여 위법을 저지르는 그런 인물이다. 최고의 자리에 앉겠다는 신념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어떠한 방법이라도 동원하여 해결을 해 버린다. 각종 로비와 누굴 죽이는 행동까지도 서슴없이 하는 것이 그의 모습이다.
백홍석이 강동윤에게 최종적으로 모든 것에 승리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승리가 짜릿한 이유는 그와 똑 같은 방법이 아닌 정의의 수호 차원에서의 처단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히 한 명의 억울한 이가 악의 뿌리를 처단하는 것이 아닌… 그 처단에 동원되는 이가 억울한 이 시대 모든 소시민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총 뿌리를 겨누어 처단하는 것이 아닌, 그래도 정의가 이긴다는 신념을 가진 국민들의 염원이 담긴 투표를 통해서 그가 처단하는 것을 보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는 더욱 소중한 승리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백홍석의 짜릿한 승리에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이유는, <추적자>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현실과 비슷해서일 것이다. 약간은 과장되어 보이지만, 정치와 경제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너무도 <추적자>와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씁쓸하기 이를 때 없는 마음을 준다.
큰 기업이라고 하는 곳과 정치권. 검찰과 경찰. 힘 있는 모든 곳에서 벌어지는 더러운 일들은 <추적자>를 보면서 격한 울분을 토하게 한다. 소시민은 전기세 10% 인상 소식과 대중교통비 인상에 오금을 저는 마당에, 오늘 하루도 배를 두드리며 편한 생활을 하는 이들은 수억에서 수백 억까지 빼돌려 안위를 챙기는 모습은 허탈함을 주게 된다.
당하기만 했던 백홍석의 승리가 값진 것은, 역시나 당하기만 했던 국민들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각성 시켰다는 점이다. 각성한 국민들은 올바른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는 집단이란 것을 보여준 것은 <추적자>가 전해준 올바른 메시지였을 것이다. 극이 과장되어 표현되는 것 같지만, 지금도 그와 똑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이 사회의 모습은 몸서리쳐질 수밖에 없게 한다. 차라리 허구의 드라마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추적자>의 모습은 우리 사회 한 구석을 보여주고 있어 씁쓸하기 이를 때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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