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왕세자, 이각과 무리들. 동네 바보 형 개그감에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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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서 무려 3세기를 건너 떨어진 서울은 그들을 순수한 바보로 만들었다. 제 아무리 왕세자이고, 제 아무리 벼슬 품계를 가진 자라도 그와 전혀 상관없는 현세의 상황들은 뭐하나 납득이 가기 어렵다. 사고 자체부터 틀리고, 먹는 것 조차도 모두 다른 세상은 같은 나라라는 뿌리를 느끼기도 어렵다.

단지 한 가지 통하는 것은 사용하는 언어 정도가 같을 뿐. 옛 조선의 인물들이 현세에서 겪는 일들은 무엇 하나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없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배우기에도 머리 속은 시한폭탄의 뇌관 정도로 복잡하기 이를 때 없다.

조선시대에는 최고 학문을 배운 자들이 그들이지만, 써 먹을 곳 하나 없는 그런 옛 학문과 지식은 그저 말 특이하다는 것 외에는 딱히 특별 난 것도 없다. 세자빈의 죽음을 파헤치겠다고 모은 베테랑 인재들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상황에 놓이고, 서울 한 구석 옥상에서 뭔가를 해 보려 하지만, 옥상 방 한 칸 유지하기도 어려워 내 쫓기기 일보 직전의 상황은 한심함 그 자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그런 한심한 현실을 타파할 기회가 생겼으니, 왕세자 이각과 빼 싼 용태용의 사건들에 엮이면서 역전의 기회를 맞이한다. 그래도 좀 배웠다고 왕세자의 머리는 가장 위험한 때, 윤회의 고리에 맞닿은 인물인 용태용을 생각해 내어 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게 한다.

단순하게 닮은 것을 떠나 극이 전개가 되면서 그가 나이고, 내가 그인 윤회의 고리들은 억울한 사건에 대해서 완전히 다른 세계의 인물들이 해결해 주는 방식을 택할 것 같다. 그래서 현세의 용태용의 비극적 사건을 전생의 이각이 현세에 떨어져 사건을 파헤쳐 밝혀내고, 전생에서 억울하게 죽었다고 생각했던 세자빈의 사건들은 또 다시 돌고 돌아 해결이 되는 방식을 택할 것 같은 구조이다.


최고의 수재와 최고의 무술가, 최고의 권력을 가졌던 왕세자가 현세에 떨어져 보여주는 것은 그러나 동네 바보 형의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모습으로 웃음을 주어, 그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매우 즐겁지 않을 수 없다.

황당하기 이를 때 없지만, 또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본다면 영락없이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드라마. 하지만 그 현실이 밝을 수만은 없는데도, 밝은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은 희망적으로 웃을 수 있는 안전 장치가 되어준다. 거꾸로 놓고 봤을 때에는 참으로 황당한 현실에 자포자기 하여 아무 것도 못 할 것 같은데,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현실과의 무한 박치기를 통해 답답한 그들의 현실을 깨 나가고 있는 것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자 한 기획의도로 보인다.

어찌했던 간에 조선시대의 사건과 현세의 사건에 맞닿은 왕세자와 무리들은 그 사건을 풀지 않으면 안 되고, 조금씩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들여다 볼수록 사건이 한 곳으로 모이며 해결해 나갈 것 같은 상황들이 여러 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진중한 구조들을 풀어나가는데 <옥탑방 왕세자>는 코미디 요소를 배치해 놓으며 해결해 나가고 있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왕세자 이각과 그를 보필하는 신하들은 서울 한 구석에서 <개그콘서트>보다도 재미있고, <코미디 빅리그>보다도 웃긴 웃음을 연신 터뜨려 주고 있다. 그것도 빵! 빵!

서울 하늘 아래 떨어진 이 4인방 중에 그래도 품위는 유지해야 한다고 왕세자는 박하의 트럭에 얹혀 타고 다니며 상석이라 할 수 있는 운전 보조석에 자리한다. 그러나 위치가 위치이다 보니 신하 무리들은 탈 수 있는 자리가 없어 결국 적재함에 타고 이리 저리 굴러다니는 신세일 수밖에 없다.


용태용의 행세를 하는 왕세자 이각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위치에서 뭔가 더 편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자 기사가 있는 차를 이용하게 되고, 그의 신하무리 3인방도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만, 호사도 누려본 놈이 누린다고 못 누려본 그들은 트렁크에 타서 빅 웃음을 준다.

태어나 단 한 번도 머리카락을 깎아 보지 않았던 그들에게 현세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머리를 깎아야만 한다는 현실의 제안에 어쩔 수 없이 강요를 당하는 부분에서도 그들은 빵! 터지는 웃음을 가져다 주었다.

단발을 할 바에야 이 자리에서 자결을 해야겠다는 우용술은 칼을 가지러 가고, 그런 극한의 선택을 하는 것이 못 마땅한 왕세자를 비롯한 도치산과 송만보의 만류 장면은 또 한 번 배꼽 빠지는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빨강추리닝, 파랑추리닝, 노랑추리닝, 녹색추리닝 아저씨들이 얽혀서 구르는 모습은 멀리서 볼 때 영락없는 동네 바보 형들 놀이 그 이상도 아닌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하니 너무나 웃긴 장면들이 되고 만다.


현세에 떨어져 처음 먹어본 오므라이스에 정신이 팔린 도치산은 왕세자가 또 하나의 삶인 용태용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집에 들어가 제를 지내던 중.. 냉장고에서 토마토케찹을 발견해 먹고 엽기적인 행색으로 좋아서 팔짝팔짝 뛰다 할머니와 마주쳐 결국 혼절하게 만든다. 우용술은 술이 필요하다 하여 자는 왕고모의 방에 들어가 저승사자가 온 것 같은 기분을 안겨주어 혼절을 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하기만 할 수는 없는 법. 어두컴컴한 상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의 미용팩을 한 모습의 등장은 3인방이 눈을 까 뒤집고 혼절하는 사태를 맞이하게 해 준다.

이 어리바리한 조선시대 4인방 중 특히나 신하 3인방의 웃음은 등장만으로도 큰 웃음을 주고 있다. 그 중 내시 도치산의 귀염성이 폭발하는 장면은 송만보의 윤기나는 머릿결을 보고 반하는 모습은 시청자를 데굴데굴 구르게 하는 명장면이 되어 주었다. 순진한 동네 바보 형 3인방으로 분한 그들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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