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왕세자, 주머니에 쏙 담고픈 귀요미 왕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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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서 가장 힘들다는 수요일과 목요일의 밤을 피로감 제로로 만들어 주는 완소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재미가 확실히 본 궤도에 오른 듯하다. 방송 3회만에 주요 이야기 구조를 완성한 ‘옥세자’는 아련한 아픔을 가진 왕세자의 진중한 이야기에 마음이 아파올 때쯤, 그 아픔을 치유해 주는 웃음 퍼레이드들이 밤 하늘에 페스티벌 축포가 터져 오르듯 환상의 기분을 안겨준다.

순진하기 이를 때 없는 왕세자 이각(박유천)과 그 친위부대 신료들은 조선에서 300년이나 떨어진 대한민국 서울시에 어느 날 뚝 떨어져 현실 적응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무겁게 괴리감을 통해 적응을 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여주지 않고, 그 대신 희망적인 적응기에 기반한 웃음은 시청자들을 꼭 완벽한 잣대만을 가지고 드라마를 보게 하지는 않는다.

그런 기획이 성공하기 시작하며 시청자들은 그들이 엮어내는 웃음에 환호를 하고 있다. 이미 반응은 방송 2회 만에 폭발적인 피드백으로 각종 게시판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보지 않고서는 나쁘다 말을 못하는 드라마로서 ‘옥세자’는 꾸준히 차고 오르는 모습을 보인다.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다소 무거운 캐릭터였지만, 동시에 잘금4인방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의 ‘박유천 모습’을 보인 그가.. <미스리플리>에서는 정극 연기자로서의 부담을 완벽히 소화해 내며 더 멋진 연기자의 모습을 보였다.

그가 다시 선택을 해 컴백을 한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는 그 믿음에 100%. 아니 보너스 점수까지 보태어 120퍼(퍼센트)라도 줄 만한 드라마의 배역과 연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왕세자 이각이 현세에 떨어져 벌이는 각종 사건사고는 우습기 그지없는 모습들로, 옛 사람이 현세에 떨어지면 어떨까? 라는 가정들을 상상하게 하며 웃음을 준다. 밝은 면에서 말이다.


이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 원작자가 쓴 탄탄한 이야기 구조들이 기반이 된 상태에서 시청자들의 상상력까지 흡수하며 상황들을 만들어 낸다. ‘만약’이라는 화두를 스스로에게 던져놓고, 이 상황에서 적응을 잘 못하는 옛 사람의 모습은 어떠할까? 라는 주제는 수 없이 많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 자극을 풀어내는 ‘옥세자’의 모습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기존 사극에서 보였을 법한 권위의 상징이라고 하는 그 도도한 왕세자의 콧대는 제 아무리 타임슬립을 했다손 치더라도 요망하게 구는 것에는 용서가 안 되는 법. 코를 하늘로 치켜 올리며 당당히 ‘네 이년 당장 그 말을 멈추라. 그 요망한 입을 찢어 버리리라’라며 엄포를 놓는 장면으로 탄생되고, 진심이 담긴 조선 시대의 그 엄한 죄를 다스리는 법이 아님을 시청자는 미리 알며 웃음의 한 가운데 놓이게 되어 빵 터지는 웃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박하(한지민)와 기차 이동을 하면서 현실에서는 한 없이 버르장머리 없는 진짜 무엄한 왕세자의 말버릇을 고쳐보기 위한 박하의 노력 또한 큰 웃음을 선사하게 된다. ‘안녕하느냐가 아니고요. 자 따라해 보세요.. 안녕하세요~~!!’하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상냥하게 가르쳐 준다.

이에 왕세자 이각은 박하의 교육법대로 말을 따라 하는데, 이 장면이 빵 터지는 웃음을 가져다 준다. ‘안녕하세요~ (아뇨 더 자연스럽게 안녕하세효~)~ 안녕하세효~~!’라는 그들의 하이톤 대화는 이를 보는 시청자들을 폭소하게 만드는 요소로 등장한다.

자꾸 뭔가 가르치려 하고, 계속해서 작은 것에 부딪히는 박하는 쉴 새 없이 귀찮게 만든다. 무엄한 백성인 박하에게 화를 표하는 왕세자 이각은 ‘시끄럽다 또 나불거리는 것이냐’라며 불편함을 표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멈출 박하가 아니다. 계속 말을 이어가는 박하를 보며 ‘내 저 입을 언젠가 다스려 줄 것이야’라는 말은 불편한 마음을 말하는 것을 떠나 달콤하게 들리기도 한다.


박하의 한글 교습과 말을 하는 법을 배워가며 기차 이동 중 ‘이보시오~ 찐계란이랑 사이다 주세효~’라는 말을 배우는 장면은 시청자를 녹다운 시키는 부분이기도 했다. 한 시라도 빨리 딸기를 따서 가야하지만 왕세자의 신분에 백성과 일을 할 수 없는 법. 탱자탱자하는 왕세자는 고작 딸기 10개 만을 따고 도망가는 밉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박하의 원성을 사게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무능력자나 다름이 없는 옛 사람에게도 무언가 능력이 있다는 모습을 보인 것은 타고난 명필가로서의 능력이었고, 자신이 부수지는 않았지만 노인정의 현판의 글씨를 써서 쉽사리 도움을 얻게 된다.

밉상이어도 드럽게 밉상인 빨간추리닝 왕세자이지만 언제든지 박하의 약 올림 대상이 되어주는 왕세자는 곳곳에서 웃음을 준다. 헬륨풍선의 가스를 마신 왕세자 이각의 엽기적인 목소리 변성은 그를 당혹시키지만, 조선시대 사람이 당황하는 모습은 현세의 시청자들을 크게 웃게 하는 장면으로 큰 웃음을 준다.

어그부츠를 왕세자의 신발이라 가져온 신하. 그 등장에서 찢어진 노스페이스 오리털 점퍼 털을 날리며 등장하는 그 신하의 모습 또한 큰 웃음을 가져다 준 장면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는 변태 왕세자의 모습을 보이고, 현세의 서울말인 ‘안녕하세요’를 가르치는 박하의 하이톤의 말투를 그대로 떠라 하는 왕세자의 모습은 배꼽을 잡게 하는 명장면으로 등장한다.

달달한 입맛에 취한 왕세자를 꼬시는 법을 안 박하의 왕세자 교육법도 큰 웃음을 주었고, ‘아이수바’에 반한 모습도 웃음을 주었다. 손이 베이자 지혈을 해야 한다고 머리 위로 팔을 쭉 펴서 올리는 장면 또한 일품이었다. 이렇게 귀여운 왕세자의 모습은 주머니 속에 담아 다니고픈 귀여움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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