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설 기인특집으로 웃음을 찾다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2. 1. 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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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방황을 하던 <놀러와>가 잠깐 제자리로 돌아와 반가움을 안겨 줬다. 그간 여러 특집을 했지만, 지나친 과거 향수를 일으키는 포맷으로 가며 정체성을 잃었던 <놀러와>는 또 다시 과거 스타와 현 스타를 섞어 만든 설 특집을 만들게 된다.
이 또한, 과거 대단한 인기를 얻었던 ‘정동남’과 ‘통아저씨’, 그리고 ‘요기 다니엘’, ‘이박사’까지 네 명의 과거 스타를 모셔.. 그들의 특기를 보여주며 오랜만에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은 <놀러와>가 다시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희망을 안겨주는 시간이었다.
그간 <놀러와>가 과거 향수 포맷으로 성공을 하다가 실패를 한 것은 똑 같은 포맷을 무한 재생산해 내는 패턴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 컨셉이라고 해도 희소성이 있는 주제와 게스트를 잡은 것이 성공한 계기라 해야 할 것이다. 똑같은 지난 향수를 자극하는 포맷이라고 해도, 이번 놀러와는 시기적인 특징을 매우 잘 살린 케이스이기에 무난한 웃음을 준다.
설이라는 시의성 있는 주제와 게스트 섭외는 일반적인 예능의 지루함을 잠시 탈피할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기획으로 더 없이 좋은 기획이라 할 수 있다. 매번 억지로 꿰어 맞춘 듯한 특집들이 가져오는 지루함과 부자연스러움 보다는, ‘설’이라는 명확한 주제에 명절의 인기있는 서커스와 차력쇼를 결합한 기획은 당연히 이목을 끄는 부분이었다.
과거 스타가 지금은 무엇을 할까? 라는 추억코드를 자극하는 것과 동시에 시의성까지 갖추었으니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빠져들 수 있는 요소가 비교적 많았다. 요즘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던 <힐링캠프>는 오히려 평상시 방송대로 일반 게스트를 초대해 말을 하는 것은 안전주의대로 움직인 듯싶어 아쉬움을 줬다. 그에 비해 <놀러와>는 반등의 기회를 잡아 연속 2주 이 특집을 이어나가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지하게 만들었다.
한참 동안 <놀러와>는 방송사에서 꼭 버림을 받은 프로그램처럼 느껴지게 만들었었다. 기존에 잘 꾸려가던 식구들을 이곳 저곳 빼어 쓰고, 돌려막기한 연출자와 제작진들은 아무래도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부분이 많아 보였다.
기존 이어오던 맥락의 기획 특집이란 컨셉을 유지해야 하지만, 유지해 왔던 기본적인 코드가 무너지고.. 그것을 받아서 바로 이해할 수 없는 제작진들의 방황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다가왔었다. 이 상황에서는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진행자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기획이란 것은 철저히 상황의 합이 맞추어진 프로그램인데, 막상 애드리브로 즉석에서 만들어 쓸 수 없는 것은 <놀러와>로서는 장기적으로 분위기가 하락하는 주원인이 되었다.
게다가 <놀러와>는 ‘세시봉특집’을 통해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난 이후에는 방송사의 한탕주의로 손해를 많이 본 프로그램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 이전에는 기획 특집의 자유로움이 세대를 넘나들 수 있는 유연성이 있었는데, 이제는 세대를 넘나들기 보다는 지나친 과거 추억에만 집착하는 통에 점차 시청자들이 떨어져 나가는 상황으로 몰렸었다.
어떻게 <놀러와>가 새로운 변모를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이번 ‘설 특집’을 통해서 한 발짝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시청자들 대부분의 바람일 것이다.
설 특집이니만큼 이번 <놀러와>는 기인으로 통하는 ‘서커스’ 수준의 실력자들을 모셔 웃음을 뽑아냈다. 오랜 현장의 경험이 있는 게스트들은 상황만 쥐어 놓으면,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는 면모를 보여준다.
‘정동남’은 자신의 주특기인 ‘날달걀 먹기’, ‘맥주 캔 물어뜯기’, ‘콧물로 파리잡기’, ‘치아 차력쇼’등의 소재를 통해 그간 해왔던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한 해병대 출신으로 인명 구조를 위해 활약을 한 부분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를 해 흥미로움을 돋웠다.
가장 큰 웃음을 준 부분은 자신의 치아 힘을 이용한 차력쇼를 보여주는 곳에서였는데, ‘김나영’과 ‘통아저씨’를 도복 끈으로 묶어 끈을 뒤에서 물고.. 냅다 뱉어내듯 던져내는 장면은 큰 웃음을 가져다 준 모습으로 기억됐다.
거기에 ‘요기 다니엘’과 ‘통아저씨’는 자신들이 묘기에 이용하는 도구를 통해서 인간이 할 수 없는 단계의 기술을 보여 경악스러움을 줬다. 설 특집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장면이라 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모셔놓고 재주만 보여줬다면 자칫 무료해 질 수 있었던 것을 시기적인 요소와 결합해 만들어 낸 기획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기존 과거 기인 스타로 남을 인물들을 단순히 초대해 끝났다면 약간 밍숭맹숭한 맛을 주었을 테지만,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로 마술사와 개그맨을 결합해 볼거리를 추가한 것도 칭찬받아 마땅한 부분이었다.
마술사 최현우의 카드마술과 동전마술, 개그맨 전영미의 12인 모사 개그는 중간중간 웃음과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으로 타이트한 진행을 할 수 있게 했다. 예리한 사람들은 최현우의 마술의 비밀을 알았을 테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는 시간들이었다.
과연 <놀러와>가 돌아오는 한 주까지 이용해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획만큼은 여러 의미로 기대를 할 수 있는 희망을 보였다. 시청자에게 웃음과 재미를 고루 가져다 준 특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기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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