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폭소만발 커플게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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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미지 않은 자연스런 웃음은 생각지 않은 큰 웃음을 준다는 말을 고스란히 전해준 무한도전이었다. 무한도전(무도)은 '짝꿍스페셜'을 마련해 멤버들과 제작진, 나아가 시청자들까지 우정을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한도전은 끊임없이 강조하는 덕목 중에 하나가 '배려'이며, 배려를 함에 가지는 마음가짐을 순수한 영혼의 참여라고 강조한다. 배려라는 말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더라도 부족해 보이는 것은.. 그만큼 배려라는 말은 생활 속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덕목이라는 데서 실천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단체나 개인이나 마찬가지이다.

항상 우리는 배려를 하면서도 그것이 순수하지 않은 배려들을 하고 있기에 어느 순간 무척이나 이 말이 생소하게 들려올 때가 있다. 자기 혼자만 사는 세상이라면 스스로에게만 배려를 하면 되겠지만, 자신이 아닌 타인과 지낸다면 자신도 모르게 해를 끼치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무한도전 - 짝꿍스페셜>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인 '친구는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는 말로 친구를 생각하게 했다. 더불어 이 말은 이번 특집과 연결이 되는 말이었다. '무도' 멤버들은 혼자가 아닌 타인과의 자연스러운 삶을 만들어 주기 위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한다.

내가 아닌 타인이 내가 되는 과정. 나만이 아닌 타인과의 보조를 맞추는 삶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짝꿍스페셜'의 진정한 의미는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렇게 무한도전은 평소 친해지고 싶었던 멤버들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또 몰랐던 타인의 마음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물론 이런 내용만 있는 무한도전은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무한도전은 항상 시대의 현상을 싣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군데군데 심어놓는 모습을 보이는데, 짝꿍특집은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 후보들의 모습까지 넣어놓는 기발한 면을 보여준다.

순간적으로 지나갔지만 현재 사회를 보여주는 코드를 집어넣는 것은 무한도전만큼 능숙한 프로그램이 없을 정도로 이번 회에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빨리 지나갔다. 어쩌면 짧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짝꿍 특집은 전체가 한 덩어리로 현 사회의 이슈인 서울시장 선거를 집어넣었다고 할 수도 있다. 다른 몸을 가진 이들이 하나의 몸과 생각을 하는 영혼의 짝이 되는 것이니 만큼 그 뜻이 같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멤버들 간의 짝이 되기 위한 과정들을 보여주는 시간을 가졌지만, 그 안에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인 '배려'라는 부분과 '화합'이라는 부분이 중요한 요소로 함의되어 있었다. 이 과정을 보여주는 <무한도전> 속 이야기는 아주 작은 인간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여러 이야기였지만, 이것이 커지면 한 사회가 보여주는 모습인 것을 보면 그들이 보여주는 메시지는 짝이 되기 위한 조건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 이 두 메시지를 어떻게 녹여내느냐 하는 숙제를 던져주는 것이었다.

서울시장이든 더 큰 정치판이든 항상 상생의 길을 걷기 위해 서로가 하나가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또한 많은 정치인과 일반인들이 도전을 해 서로가 하나가 되는 과정들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보여준 진정한 상생과 화합의 길은 결과적으로 보여지지 않았다.

항상 그들은 전략적인 이유로 하나 되기를 원했고, 사상이 맞지 않는다 생각하면 언제든지 배신을 할 생각을 하고 있다. 정도의 길을 걷겠다고 했던 이가 어느새 고고함을 잃고 같은류의 인간성을 보여주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새삼스럽지도 않는 일로 다가온다.

의도했든 안 했던 간에 이번 짝꿍 특집은 이런 사회 현상을 생각케 할 수 있는 시기에 방송이 되었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사회 풍자의 요소가 들어갔다고 할 수도 있고, 한 없이 가볍게 본다면 SBS의 <짝> 프로그램을 패러디했다고 봐도 될 듯(?)하다.

더 많이 파고들어가 이야기를 하면 한도 끝도 없을 듯하여 여기서 멈추기로 하고 무한도전에서만 볼 수 있는 전용 웃음을 한 번 보도록 하자.


생각지 않은 곳에서의 환상적인 웃음
계획하지 않은 곳에서의 웃음은 더 큰 웃음을 주는 법이다. 이번 무한도전이 바로 그랬다. '하와수' 커플은 수없이 많은 재미를 주는 커플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이번에도 큰 웃음을 주는데 일조를 했다. 그중 특히 몸개그에서는 제일이라고 할 수 있는 박명수의 예상치 않은 웃음은 시청자들을 TV화면 앞에서 데굴데굴 구르게 만드는 수준으로 만들어 놓았다.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수건돌리기' 게임으로 우정확인 커플게임을 하게 되는 무한도전 멤버들. 그러나 이들 중에는 룰을 이해 못하는 박명수가 있었다. 이런 박명수는 여러 멤버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인물로 등극한다. 그러나 하늘은 박명수에게 천재적인 몸개그를 선물해 그를 돕는다.

지루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었다. 전부 룰을 알았다면 바로바로 진행이 되었을 테지만, 그렇지가 못했다.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룰을 몸으로 익히게 되고, 다 익힐 때쯤은 무한도전식 몸개그가 터지기 시작한다. 시작은 노홍철의 발길질에서 시작했다.

술래인 노홍철이 수건을 마음에 드는 멤버 유재석에게 놓고 한 바퀴를 돌 때까지 발견을 못하자 냉큼 발길질을 시작하면서 큰 웃음이 시작된다. 정해진 벌칙은 아녔지만 자연스레 그것이 벌칙이 된다. 그 와중에 길은 웃음을 살려내지 못하고, 그런 길에게 박명수는 웃길 수 있는 방법으로 '골절개그'라도 하라고 한다.

제자가 된 길은 그런 스승 박명수 뒤에 수건을 놓고, 눈치 못채게 한 바퀴를 돌아서 구타성 발길질을 하며 큰 웃음을 준다. 자신이 가르쳤지만 자신이 골절개그 피해자가 된 것은 큰 웃음을 줬다.

그 후에도 정준하는 박명수가 벌칙에 당첨되자 질질 끌고 나가며 인디언밥을 시도했고, 당하지 않으려 박명수는 안간힘을 다해 분노의 발길질을 한다. 짜증은 나는데 더 풀길이 없자, 박명수는 자신이 앉고 있었던 방석을 확~ 집어던지려 했으나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눈을 찔러 보는 이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우연적인 불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상황들이 유난히 박명수에게 몰리며 생각지 않은 웃음을 준다. 박명수 자체가 큰 웃음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간간히 자신이 의도치 않아도 태생이 개그맨이라고 하늘이 내려주는 작은 복은 몸개그로 승화되어 그를 빛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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